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성공 기원
베트남의 담양, ‘푸안 뱀부빌리지’ 를 가다 ③(완결편)

본지는 국내 최초로 대숲맑은 생태도시 담양에서 금년에 열리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가 5만 군민의 축제로 승화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축제로써 자리매김 하도록 대나무와 밀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남아 국가와 중국, 일본의 대나무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해외기획/ ‘뱀부로드를 따라...’> 등 박람회 홍보와 성공개최에 기여하는 다양한 기획특집을 마련, 보도중에 있다.
이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본지는 장광호 편집국장이 최근 베트남 대나무 관련시설을 취재했다. 이번 취재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한 본지 차원의 ‘해외기획/뱀부로드를 따라...’ 그 첫 번째 취재로 베트남의 담양, ‘푸안 뱀부빌리지(대나무마을)’ 등을 현지 취재했다. ‘푸안 뱀부빌리지’는 베트남 유일의 대나무박물관 이자 대나무연구기관으로 인근 마을과 공동으로 대나무의 생태환경 연구는 물론 대나무 재배 및 생육, 그리고 대나무공예를 비롯한 상품화 등을 주도하는 곳이다.
이번 취재에서 장 국장은 베트남의 대나무 관련 종사자 및 학계 관계자들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아울러 오는 9월17일부터 10월 31일까지 담양에서 열리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참가 및 홍보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호 보도했던 <베트남의 담양, ‘푸안 뱀부빌리지’ ①(대나무연구소 편), ②(미한 박사(연구소장) 인터뷰 편)> 에 이어 ‘③푸안의 대나무마을’ 죽세공예 농가를 방문하고 취재한 내용을 게재한다. / 편집자 주.

베트남의 담양, 푸안의 ‘대나무마을’
푸안은 3천가구에 인구 13,000여명, 담양읍 규모
죽세품 사양길, 대나무 건축·인테리어는 세계 수준급

# 푸안 대나무마을

베트남 빈증성(省) 벤켓현(縣) 푸안은 베트남의 ‘담양’ 같은 곳이다. 
인구 13,000여명에 3천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규모로 볼 때 담양읍 정도의 행정구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2차선 좁은 도로에 줄지어 들어서 있는 입구가 좁은 건물과 가옥들을  제외하고는 주변은 온통 평야지대와 밀림숲이다. 길가에 의외로 대나무와 대숲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는 야자수나 사탕수수 재배가 늘면서 대숲이 많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졌다.
푸안은 주민들 대부분이 실생활에서 대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고 있는 마을이다. 푸안은 예로부터 대나무가 많이 나는 곳이며 주민들의 대부분은 대나무로 만든 생활용품을 쓰면서 대나무 가옥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집집마다 크고 작은 대나무밭이 있고 당연히 죽세공예가  발달해 다양한 죽세품들이 생산되는 고장이다.

하지만 지금의 푸안은 산업화와 경제발전이 진행되면서 정글 숲의 일부 시골마을을 제외하고 도시화가 진행된 마을들 대부분은 대나무 가옥이 거의 벽돌과 콘크리트 가옥으로 바뀌었고 집집마다 울창하던 대나무밭은 마을단위 대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집집마다 손수 만들어 쓰고 남는 것은 내다 팔았던, 그래서 한때 번성했던 죽세공예산업도 역시 우리 담양처럼 쇠퇴기를 걷고 있다. 집집마다 가내수작업으로 바구니, 소쿠리, 생활용품 등을 만들면서 푸안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했던 대나무공예는 점차 명맥이 끊어져가고 소수의 공장에서 생산하는 죽세공예가 이를 대신하고 있는 추세이다.

# 베트남의 대나무 건축물(대나무 카페와 레스토랑)

하지만, 푸안 뱀부빌리지 소장 미한 박사, 보 트롱 닝하(대나무건축가) 씨, 하오당(대나무사업가) 씨와 같은 일부 뜻있는 학자와 교수, 대나무 관련 종사자들이 보다 부가가치 높은 대나무산업을 연구,개발하고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가면서 베트남의 대나무산업은 현재 건축분야나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특한 기술과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변변한 대나무 건축물 하나 없는 담양군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분야는 대단히 부러움을 갖고 노하우를 전수받으려 하고 있다.

베트남의 죽세공예 농가를 방문하다
마을민 대부분 바구니 엮는 기술 ‘탁월’
하지만, 갈수록 죽세공예 쇠퇴일로 담양과 비슷

# 베트남의 죽세공예 농가

‘푸안 뱀부빌리지’ 소장 미한 박사와의 인터뷰를 마치자 연구소에서 정성껏 준비한 점심식사 차려져 있었다. 쌀과 계란을 섞은 반죽에 죽순과 채소를 넣어 만드는 베트남 전통요리 ‘반세오’ 였다. 우리나라 부꾸미 처럼 가운데가 두툼한 음식인데 죽순의 사각거리는 식감과 쌀로 빚은 노란 겉피가 마치 빈대떡을 먹는 것처럼 고소하고 맛이 있었다.
미한 박사는 “이곳 뱀부빌리지가 유엔 ‘생물보존성 상(賞)’을 수상했을때 베트남의 주석(우리나라 대통령)이 유엔 관계자와 함께 이곳을 방문하고 먹었던 음식” 이라고 했다.
베트남 전통요리 ‘반세오’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미한 박사와 함께 인근 마을 죽세공예 농가를 방문했다.

# 죽세공예 농가 '쭈 하이' 씨 가족

마침, 집에서 바구니를 절고 있는 ‘쭈 하이(56세)’ 씨를 만날 수 있었고, 아내와 며느리, 손자가 함께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우리는 쭈 하이 씨가 바구니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잠시 지켜보았다.
베트남의 죽세공예 농가도 우리 담양처럼 작업이 분업화 되어 있는 듯 보였다. 쭈 하이 씨의 아내는 바구니 만들 원자재인 대나무를 자르고 말려 잘개 쪼개는 일을 맡아했고, 남편은 이런 재료를 가지고 바구니, 소쿠리 등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쭈 하이 씨가 바구니를 만드는 작업이 어찌나 ‘능수능란’ 하던지 우리 일행은 모두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바구니를 엮는 손놀림과 기술이 빠르고 정확한데다, 심지어 아름다운 문양까지 손쉽게 엮어내는 솜씨가 우리나라로 치면 가히 ‘명인’ 급에 해당될 정도였다.

# 바구니를 절고있는 '쭈 하이' 씨

기자는 쭈 하이 씨에게 “바구니 엮는 솜씨가 대단하다. 문양도 무척 아름답고 예쁜데 어떻게 이런 바구니를 만들 수 있게 됐느냐?”고 묻자 “우리 마을 거의 대부분 주민들이 대대로 바구니를 만들면서 살아왔다. 이 정도의 바구니 엮는 기술은 누구나 한다” 면서 “하지만 지금은 마을사람들 중에서 바구니를 만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묻자, “대나무가 생활의 일부였던 것이 이제는 도시화,산업화로 많이 바뀌었다” 면서 “많은 마을민들이 대나무공예를 대신해 돈이 더 되는 사탕수수나 야자, 코코넛 등을 재배하면서 대나무숲도 많이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푸안 대나무마을 죽세공예 농가 ‘쭈 하이(56세)’ 씨,
“담양군이 초청하면 대나무박람회에 참가하겠다”

그의 말은 푸안 대나무마을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듯 했다. 사실 그가 고난도 기술로 만들고 있는 대나무바구니 가격을 물어보니, 대·중·소 바구니 3개 한 세트값이 우리 돈 겨우 7,500원 밖에 안됐다. 쭈 하이 씨의 말대로라면, 이곳 푸안 대나무마을도 과거 1980년대 무렵의 우리 담양과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는 듯 했다.

# 쭈 하이 씨가 만든 바구니들...

한때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대나무’ 였고 먹고사는 문제까지 해결해 주었던 ‘대나무’ 였지만 경제발전과 산업화 등으로 집집마다 해오던 죽세공예는 이제 소수의 공장단위로 생산이 전환되고, 이는 곧 유럽과 한국, 일본 등에 일부 품목만 수출하는 것으로 죽세공예 패턴이 바뀌어 버렸다고 했다. 

미한 박사가 ‘푸안 뱀부빌리지’를 설립하고 베트남의 ‘대나무’를 살리려는 취지와 목적이 보다 뚜렷해지는 이유였다. 미한 박사의 ‘대나무’ 에 대한 애정과 보존, 연구노력이 차츰 결실을 맺어가면서 최소한의 베트남 죽세공예 농가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듯 보였다.

기자는 쭈 하이 씨에게 한국의 대나무 고장 담양의 현황과 담양에서 열리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혹시 기회가 되면 대나무박람회때 담양을 방문해서 바구니 엮는 기술을 시연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그는 담양군이 초대만 해준다면 시간을 내겠다고 답했다. / 장광호 記者
 

# 수예도구(속이 꽉 찬 대나무로 만든 양탄자 짜는 도구)와 개미(대뿌리 공예)

<취재후기>
이번호를 끝으로 지난 1월 중순 해외기획으로 취재했던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성공기원’ 해외기획/ 뱀부로드를 따라...베트남(제1편)’을 마무리 합니다.

베트남 해외기획 취재를 위해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의 취재 일정과 통역, 교통편의, 그리고 동행취재까지 시종일관 도움을 주신 광주대학 김형주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아울러 바쁘신 가운데 베트남 현지에서 통역을 맡아 수고해 주신 호남대학 도훙만 교수(베트남, 국제학부 한국어과), 체류기간 내내 숙식편의와 교통편 제공 등 물심양면 협조해 주신 담양 남면이 고향이신 ‘사이공 스타 운송회사’ 이동철 사장님과 광주가 고향이신 정숙호 부사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본지는 이번 <해외기획/ 뱀부로드를 따라...‘베트남 편’>에 이어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일본편, 중국편 등을 지속적으로 게재함으로써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의 활발한 홍보활동은 물론 성공적인 개최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