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민 모두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선으로 인식하고 있던 인구 2백만명 선이 붕괴됐다는 소식에 고향을 잃은 듯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전남도민과 출향인사들은 해마다 1개 군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으며 인구 2백만 명이 붕괴될 경우 전남의 미래 또한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단 한 명의 인구라도 지키기 위해, 단 한 명의 인구라도 더 유입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와 함께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우며 선거과정 및 정권 출범초기 전남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한 현 정권에 커다란 기대를 걸어왔다.
하지만 결과는 전남도민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2백만명 붕괴’ 로 나타났다.
인구 2백만명 붕괴가 전남도민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것은 그 같은 수치가 상징성을 뛰어넘어 전남도민의 삶, 전남의 미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출생률 감소와 노령인구 증가는 전남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인적자원의 부재를 의미한다. 또한 균형발전이라는 대승적 기준보다는 인구수를 기준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정치·행정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인구감소는 중앙정부지원의 축소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이는 곧 주민들의 전남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남인구의 감소는 필연적인 현상이라기 보다 수십 년 동안 누적돼 온 지역 편향적 정책과 농업소외정책의 산물이라는 점에 우리 모두는 주목하고 있다.
농사만으론 삶을 영위할 수 없고, 고단한 삶을 청산하기 위한 방법으로 농사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전남농민 모두는 절망하고 있다.
배우겠다는,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농민 모두를 절망감 속에 빠트려 온 농촌교육의 현실 또한 이농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DDA 협상 등으로 전남의 현실은 더욱 암울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004년 7월 전남인구 2백만 붕괴는 결코 전남의 문제가 아니라 농민정책, 농업정책, 호남소외극복대책 실패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전남은 회생불가능한 상태로 가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위기의식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전남 도민 모두는 인구 2백만 붕괴에 좌절하기 보다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마련에 힘을 다 하여야 한다.
우리는 얼마전 노무현대통령이 목포에서 "21세기에 호남이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밑천을 준비하겠다", “전남지역에서 뭔가 큰판을 벌이려 한다”고 약속한 사항에 대하여 마지막 믿음을 가지고 지켜 볼 것이다.
전남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자유도시, 대규모 기업유치 등을 통한 산업구조 재편 ▲천혜의 자원을 소득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관광산업 개발 ▲산업구조개편과 기업유치의 밑거름 역할을 수행할 공공기관 전남 유치 ▲계속된 탈농현상을 잠재우고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층을 고향으로 불러올 수 있는 ‘농촌교육여건의 획기적 개선’과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농어촌교육특별법 제정 등 특단의 대책이 빠른 시일내에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기업자유도시, 공공기관의 유치는 이를 자율에 맡길 경우 우리보다 여건이 유리한 충청권과 영남권에 우선순위에서 밀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차원의 강력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행정수도가 이전되면 우리 전남은 인구의 이중유출(수도권과 충청권)이라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