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점에 '만남재'라는 표지판이 있고 한잿골에 역시 이 지점에 이르는 입로(入路)에도 '만남재'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표기다.
무릇 지명(地名)은 지형이나 아니면 오행설(五行說)에 근거하여 지어진 것이 많으니 현대인들은 옛사람들의 지혜를 무시해서는 결코 안된다.
수북면은 옛날 창평땅이었다. 그래서 옛날부터 이 지점(고개)을 '창평마운대미'라고 불러온 것은 만인이 다 아는 바이고 또한 한잿골에서 장성땅 하청(下淸) 유탕리로 넘어가는 고개를 '장성마운대미'라고 불러왔다.
이는 대전면민이나 수북면민 다 일치하는 공통지명임에 틀림없다. 옥룡자 유산록(遊山錄) 중 일이대사결(一耳大師訣)에 自巽磨雲峙至佛台山一脈橫落開局作穴此謂仙舞袖라 기록되어 있다.(손룡으로부터 나온 마운치가 불대산에 이르러 한 맥이 가로로 떨어져 국(局)을 열었으니 이를 선인무수 형국이라 이른다)
또 청구도(靑丘圖)에도 마운치(磨雲峙)로 표기되어 있다. 이것이 '마운대미' 명칭의 근거이다. '대미'란 말은 고어에서 '곳·지점·장소'를 의미한다.
대전면 사람들 중에는 왜 '마운대미'가 만남재냐고 필자에게 항의조로 물어오는 사람이 많다. 이 항의는 어제오늘이 아니다. 옛날부터 불려오는 '마운대미'를 왜 '만남재'라고 임의로 바꿔놓았단 말인가.
대전면에 와서 고로들에게 물어 보면 안다. 누가 만남재라고 표기했는지는 몰라도 관계자는 크게 느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