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조 두순’사건이나, 최근 벌어진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은 모두 여자 아이를 성폭행하고 법정에서 “나는 술을 마셔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 "술 때문에 그랬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술은 과연 범죄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 “와! 그 놈 간이 부었구나.!” “간 큰 놈인데...” “담력이 좋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공포영화를 보거나 깜짝 놀랐을 때는 흔히 ‘간이 콩알 만해졌다’, ‘간 떨어질 뻔했다’는 표현을 쓴다.
예부터 조상들은 용감하고 대범한 것을 오장육부 중에서 간과 쓸개를 이용해 표현해왔다. 부정적 의미로는 “간이 부었다”거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라고 과장해 표현해 욕심이나 만용을 표현하기도 했다.

왜 이러한 표현을 하는지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한의학의 고전 황제내경에서는 간에 혼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본다.
혼이 나갈 정도로 놀랬다는 것은 정신이 나갈 정도로 많이 놀랬다는 말이다. 간의 기운이  좋은 사람은 이러한 혼을 잘 다스리니 무서움이나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이다.
한 때 ‘간 큰 남자’라는 유행어가 유행했었다. 아내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겁 없는 남자를 ‘간 큰 남자’라고 풍자한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를 군신에 비유해 표현하는데 간을 장군지관이라고 해서 장군이나 영웅에 비유했다. 즉, 간이 용기와 결단력을 주관한다고 보았으며 간과 짝이 되는 쓸개(담)에서 결단이 나온다고 보았다.
‘대담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에 쓰인 ‘담’은 쓸개를 이르는 말이다. 결단을 잘 못내리거나 줏대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쓸개의 기운이 없는 것으로 보고 그런 사람을 ‘쓸개 빠진 놈’이라는 표현하는 이유도 결단을 주관하는 담의 특성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장부는 해부학적인 장기로서만 보지 않고 기능과 정신적인 면까지 포함한다. 한의원에서 진맥을 하고 '간이 상했다.' '심장이 않좋다.'라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한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따지러 오는 경우도 있다.
간이나 심장의 기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그 기능이나 기운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