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명문요양병원장)
요즘 농촌에서는 딸기나 토마토 등의 과일 재배에 수경재배가 인기가 있다. 재배하기가 쉽고 일하는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딸기 재배하는 환자분이 치료가 잘 되어 고맙다며 인사로 병원에 딸기를 가지고 왔는데 맛을 보니 일반 딸기보다 향이나 맛이 썩 뛰어나지 못했다.
알고 보니 수경재배 딸기였다. 물속에 각종 영양분을 공급해 재배한다고는 하지만 땅속에 포함된 각종 미네랄과 밝혀지지 않은 성분들까지 공급은 못한다.

 시골 출신인 나의 기억으로는 한 곳의 땅에 같은 작물을 연속해 짓지 않는다. 연작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작물을 심으면 그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연작을 하면 영양분 중에 질소 성분이 가장 많이 없어지기 때문에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질소를 유일하게 생산해내는 콩을 한 번씩 심는다든지 아니면 가급적이면 한 작물을 오랫동안 경작하지 않고 돌려짓기를 한다.

 한의학에서 길경이라 불리는 도라지는 한 곳에서 2년 이상 자라면 잘 크는 것도 있지만 뿌리가 썩기 시작한다. 인삼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2년이 지나면 도라지를 수확하거나 장수 도라지나 6년근 인삼으로 키우려면 옮겨심기를 해야 한다.도라지나 인삼이 땅속의 필요한 영양분을 다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영양분이 충분한 토양에 옮겨 심는 것이다.

 요즘 TV나 신문을 보면 산삼 배양근을 음료나 약으로 판매한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심만이들에 의하면 산삼은 자라는 곳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산삼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산삼은 그 땅의 기운을 먹고 자란다. 그 땅의 지력이 있어야 수 십 년, 수 백 년을 살 수 있는 것이며, 그 땅의 지력이 부족하면 잠을 자고 지력이 생기면 다시   잠에서 깨 수 십 년, 수 백 년을 사는 것이다.
성분으로만 따지자면 사포닌 성분이 중요하겠지만 땅속의 각종 미네랄과 영양분을 공급받고 자란 산삼과 그져 배양액에 영양분을 주고 자란 산삼의 효과가 같을 수 있을까?
배양해서 키운 산삼은 서두에 말한 향기 없는 수경재배 딸기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흙은 한방에서 오행과 방위로 중앙과 토의 기운이며 오색으로는 황색, 장부로서는 비장과 위를 지칭한다. 중앙 토의 개념은 모든 사물을 받아들여 치우침이 없이 중용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의미다. 즉, 태극에서 출발하여 음양으로 나누어지는 중간 단계로 음도 아니고 양도 아닌 상태를 말한다.
 음양이 오행으로 나뉠 때 양은 목(木)기운과 화(火)기운으로 음은 금(金)기운과 수(水)기운으로 나뉘며 중앙인 토는 그 중간에 위치하여 서로의 치우침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흙의 모든 만물의 종합체이다. 각종 동물과 식물의 유해와 용암을 비롯한 퇴적돼 형성된 암석이 오랜 기간 침식과 풍화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 흙이다. 어떻게 보면 없는 것이 없는 것이 흙인 셈이다. 이 흙 속에는 밝혀지지 수 많은 무기물과 유기물이 포함된 천연 약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