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명문요양병원장)
 
통계에 의하면 1년 동안 암선고를 받는 인구가 17만 명에 이르고 암으로 1년에 사망하는 인구가 10만을 훌쩍 넘어섰다.
물론 사망률 1위도 암으로 인구 10만 명당 144.5명이다.
 암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고 최근 뉴스에 의하면 암의 5년 생존률이 60%를 넘어섰다. 이러한 통계는 마치 암이 60%가 나았다라는 착각에 빠지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론 치료율이 향상되기 보다는 진단의 발달로 조기암 진단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조기 암 특성상 대부분 5년 이상 생존가능하기 때문에 통계상 60%를 넘어선 것이지 말기암 치료율이 향상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말기암은 아직도 극복할 수 없는 난치병이다.
얼마 전 SBS 다큐멘터리 ‘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들’과 ‘산 속으로 간 사람들’이란 프로에서 말기 암 환우들의 산속 생활과 직접 재배한 유기농 야채나 산속의 각종 나물과 약재를 먹고 말기 암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내용으로 방송되었다.

 치료로 보기엔 너무나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생활과 유기농식사만으로 말기암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방송내용은 도시생활과 스트레스에 찌들린 현대인들에게, 특히 암과 투병중인 암환우에게 암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주고 있다.
 산에서 나는 나물과 약초, 그리고 산속의 깨끗한 공기와 피톤치드, 그리고 속세에서 벗어나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에서 자연치유능력이 되살아 나 암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강력한 항암제보다 우리몸속에 내재된 자연항암제가 암세포를 이겨내는 가장 강력한 항암제인 것이다.

 요즘 TV나 신문을 보면 산삼 배양근을 음료나 약으로 판매하는 것을 보는데,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심만이들에 의하면 산삼은 자라는 곳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산삼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산삼은 그 땅의 기운을 먹고 자란다. 그 땅의 지력이 있어야 수 십 년, 수 백 년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산삼은 그 땅의 지력이 부족하면 잠을 자고, 그 땅이 다시 힘을 얻게 되면 다시 잠에서 깨서 자라 수 십 년, 수 백 년을 사는 것이다.
 성분으로만 따지자면 사포닌 성분만 있으면 되겠지만 땅속의 각종 미네랄과 영양분을 공급받고 자란 산삼과 그저 배양액에 영양분을 주고 자란 산삼의 효과가 같을 수 있을까?

 산속에서 자란 나물이나 채소, 약재들은 지금까지 우리 식단에 올라온 성분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흙에 생명이 있다면 말이 안되겠지만, 실제 살아있는 흙과 죽은 흙의 구분이 있다.

 같은 땅에 같은 농사를 수년간 아니 수 십 년간 짓는데, 그 땅의 힘이 온전히 남아 있을까? 
예전엔 땅에서 나온 것을 다시 땅으로 돌려 주었다. 땅에서 재배한 것을 먹고 배설한 인분과 짚으로 두엄을 만들어 다시 땅에게 돌려주어 땅의 힘을 유지시킨 조상의 현명한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시골의 논을 보면 하얗게 돌돌 말아진 것을 보게 된다. 짚을 사료대신 소에게 먹이기 위함이다. 그리고 소의 배설물은 대부분 해양투기를 한다.
 우리의 흙은 이미 산성화 되었고 산성도가 높아지면 농작물의 성장과 수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각종 화학비료를 통해  곡식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 인공화학비료의 힘을 빌어 자란 곡식이나 채소가 과연 인체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인가?
 아무리 보기에 좋고 항산화작용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들이라 할지라도 그 작물이 어떤 땅에서 자라고 수확되었는지가 중요한 관건이다.

 흙은 한방에서 오행과 방위로 중앙과 토의 기운이며 오색으로는 황색, 장부로서는 비장과 위를 지칭한다. 중앙 토의 개념은 모든 사물을 받아들여 치우침이 없이 중용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의미다. 즉, 태극에서 출발하여 음양으로 나누어지는 중간 단계로 음도 아니고 양도 아닌 상태를 말한다.
 음양이 오행으로 나뉠 때 양은 목(木)기운과 화(火)기운으로 음은 금(金)기운과 수(水)기운으로 나뉘며 중앙인 토는 그 중간에 위치하여 서로의 치우침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흙은 모든 만물이 혼이 섞인 종합체이다. 각종 동물과 식물의 유해와 용암을 비롯한 퇴적돼 형성된 암석이 오랜 기간 침식과 풍화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 흙이다. 어떻게 보면 없는 것이 없는 것이 흙인 셈이다. 이 흙 속에는 밝혀지지 수 많은 무기물과 유기물이 포함된 천연 약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