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종이 위에서 병법을 말한다는 뜻으로, 실제적인 쓰임에서는 별로 필요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는 말로는 아주 만리장성을 쌓을 것 같은 사람이 있다. 또 직장에서도 아주 자신 있는 업무 구상에 승인을 하고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아주 전형적인 사기범들이 주로 쓰는 기술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에서 지인들끼리는 농담도 되겠지만 그 단위가 커지게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중국의 사기에 나와 있는 염파 인상여전을 보면 전쟁은 이론보다는 실전 경험을 통해 얻은 전쟁 감각이 훨씬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즉 말보다는 실전에 능통해야하며 그 사례로 조나라의 조괄 장군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고 있다.
조괄(趙括)은 조나라의 명장 조사(趙奢)의 아들이다. 조사는 한나라를 도와 진(秦)나라 대군을 격파한 공로로 염파와 인상여에 버금가는 최고 벼슬을 받은 명장이다. 그의 아들 조괄도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병법에 큰 관심을 갖고 성장하였는데 특히 병법서인 육도삼략(六韜三略)을 통달하고 나서는 스스로 병법의 대가인 척 행세하였다. 軍事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서 자기를 당할 자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아버지 조사와 함께 군사에 대해서 토론을 해도 조금도 막힘이 없었지만 아버지는 결코 아들을 칭찬하지 않았다. 아들 조괄이 장수감으로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괄의 어머니는 아들이 영특하여 아버지 뒤를 이어 큰 장군이 될 것이라 믿고 있었다.
어느 날 조사는 병들어 죽기 전에 아들 조괄을 불러 놓고 이렇게 유언을 했다.
“전쟁은 흉측스럽고 위험한 것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함부로 전쟁을 하지 말라고 했다. 너는 결코 장수가 될 만한 인물이 못 된다. 장수가 한번 잘못하면 자신과 집안을 망치고 나라까지 망치는 것이다. 전쟁이란 목숨을 거는 일이다. 그런데 너는 전쟁을 너무 쉽게 말한다. 그런 네가 장수가 되면 전쟁에 지고 나라가 망할 것이다.” 그리고 조사(趙奢)는 또 아내를 불러 마지막 부탁을 하고 눈을 감았다.
“혹시 나중에 왕께서 괄(括)을 불러다가 장수를 시키려 하거든 당신은 왕께 나아가 내가 지금 한 말을 아뢰고 끝까지 사양하시오. 많은 군사를 죽이고 나라를 욕되게 하는 것이 어찌 신하의 도리라 하겠소.”

조사가 죽은 후 진(秦)나라와 조나라는 전쟁을 벌이게 된다. 조나라 장수 염파는 진나라의 군사가 강력하지만, 장거리를 이동한 군대이므로 장기전이 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여 4개월이 지나도록 조나라 군사를 움직이지 않았다. 다급해진 진나라 승상 범저는 반간계(反間計)를 사용하여 조나라 조정의 신하들을 매수하고 유언비어를 유포하기 시작했다.
“진나라 공격이 너무 맹렬해서 겁 많은 염파장군이 곧 항복할 거라는군, 조나라는 조사보다 더 뛰어 난 아들 조괄을 내보내지 않고 왜 이런 겁쟁이 염파를 내보냈을까.”

조나라 효성왕은 염파가 싸우지 않아 의심하는 마음이 생긴 터에, 이런 이야기를 듣자 마음이 흔들렸고 진나라 의도대로 왕은 조괄을 불러들였다. 아들이 조나라 장수로 부름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조괄의 어머니는 왕에게 불가함을 설명하였다.
“내 남편 조사는 장수가 되었을 때, 일단 왕명을 받은 이후에는 군중(軍中)에서 숙식하며 군사들과 기쁨과 괴로움을 함께 했고, 반드시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결심을 했으며 한 번도 자기 마음대로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들 조괄은 장수가 되자마자 나라에서 주신 물건은 모조리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이런 사람이 어찌 軍士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으며 장수가 될 수 있겠습니까? 바라건대 왕께선 다시 좋은 장수를 뽑으시고 결코 조괄을 보내지 마십시오.”
그러나 조나라왕은 결심을 굽히지 않고 조괄에게 20만 대군을 거느리고 출정을 命하였다. 진나라 예상대로 조괄은 진나라 군사를 향해 돌진하였고 진나라 백기의  작전에 말려 포위되고 식량까지 끊어지게 된다. 조나라 군대는 마지막까지 결사 항전하지만 조괄은 죽음을 맞이하고 조나라 20만 대군은 무기를 버리고 백기 장군에게 항복한다.

조나라의 장군 조괄의 이야기는 전쟁에 이론적 지식이 통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무리 뛰어난 이론이라도 현장에서 급박하게 변동하는 모든 술수와 기만책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것은 많은 경험과 신중한 정세 분석과 전쟁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모두 겸비해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손자병법 작전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故로 知兵之將은 民之司命이오 國家安危之主也니라. 즉, 그러므로 전쟁의 이러한 속성을 아는 장수라야 백성의 생명을 맡을 만한 인물이요, 국가안위에 관한 일을 맡길 수 있는 주인이다. 그렇다, 지금 주변에서는 나만한 인물이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우리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하겠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