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하늘아래 농촌 들녘의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황금빛으로 노랗게 익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니 필자의 마음이 한결 놓인다. 올 여름 가뭄과 폭염으로 우리 농업인들이 잠을 설치며 농작물 걱정에 노심초사했는데 다행이도 불볕더위를 잘 견뎌낸 곡식들이 하나둘씩 여물어 가고 있다.

농촌의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한 해 동안 농사를 잘 하게 해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인 추석이 머지않았다. 추석은 우리 땅 그리고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의미 깊은 명절이며 아울러, 한해 농사의 마무리를 하는 시기로서 또 이듬해의 풍농을 기리는 시기로서 깊은 의미가 있다.

추석은 농촌에서 가장 큰 명절이니 이때는 오곡이 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하다. 온 가족과 친지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았으면 하고 바라는 간절한 희망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느 누구에게나 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는데도 우리 마음과 농업인들의 마음은 무겁게만 느껴진다.

연이은 FTA체결로 인한 시장개방, 한중 FTA 1단계 협상 타결, 농어촌 인구의 고령화,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 등 국내 대내외적으로 농업을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 농업인들의 불안감과 걱정은 커져만 가고 안타깝게도 이처럼 소중한 우리의 고향, 농어촌은 지금 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이런 위기의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진행 중이다.

우리 농업을 이끌어갈 젊고 유능한 인력의 안정적인 농업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2030세대 농업인 선정 및 지원, 저수지, 양.배수장, 취입보 등 농업기반시설물을 이용하여 영농에 필요한 양질의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고,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여 시설물과 농작물을 보호하는 농업기반시설유지관리사업, 농어촌마을 특성에 맞춰 소득기반을 확충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농어촌지역개발사업, 경작면적을 확대시켜 소득 증대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영농규모화사업, 농업인의 노후를 위한 농지연금사업, 농업경영을 이양하는 고령은퇴농가의 소득지원을 위한 생활안정 경영이양직불사업 등을 다양하게 진행해 오고 있다.

돌이켜 보건대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피로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온 우리 농업인들의 지순한 희생과 땀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예부터 농업을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 했다. 농업이 희망을 잃으면 국민과 국가가 희망을 잃는 것과 같다.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농업·농촌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되며 활력과 희망이 샘솟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나 말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는 농업인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농어촌이 존재한다. 다가오는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 추석을 맞이하여 우리는 농업인들이 흘린 땀방울의 의미와 그 노고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면서 농어촌에 희망과 활력이 가득차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