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가 이혼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크게 2가지다. 그 하나는 성적 트러블이고, 또 다른 하나는 외도다. 근래 들어서는 이혼 소송의 대부분의 이유가 성적 불만족이라고 한다. 그만큼 서로의 이해의 폭이 줄어들고 있는 까닭이다. 그만큼 이혼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제약이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섹스가 한 가정을 지탱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불만족의 이유에는 그전의 어떤 과정이 늘 따라 다니기 마련이다. 굳이 따지자면 성에 대한 불만으로는 이혼이 쉽게 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서로 살다가 지치기 때문이다. 그런 피곤함 가운데는 금전에 관한 서로의 충돌도 있고, 가족과 개인의 갈등도 있고, 취미와 여가생활에 대한 차이 등도 있다.

그러한 긴장과 대립 또 갈등상태가 부부사이를 갈라놓는다. 큰 나무의 밑둥을 해치는 좀벌레처럼 두 사람의 사랑을, 애정을 갉아 먹는 것이다. 그 결과 마음이 상하고 성도 상한다. 서로 원수처럼 지내다 보니 성적인 만족도도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비단 신체적 건강유무와 상관없이도 서로의 만족감은 물 건너가 버린다. 그러다보니 섹스의 기쁨이 줄어든다. 그 상태에서 하루 이틀 한두달 지나다보면 이젠 성 자체가 논쟁과 갈등의 진원지가 된다. 성격 차이가 성의 격차를 만드는 것이다. 성적인 불만 이상으로 상대에 대한 불만을 낳는다.

흔히 우리는 질투를 한다. 내 아내가 다른 남자를 칭찬하면 내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돌리면--- 그러나 그 질투는 사랑하는 상대와 더 가까워지고자 하는 내 마음의 전달이다. 하지만 과분한 질투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질투속에서 피어나는 나의 위축감. 그것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게 만든다. 불안감과 두려움을 만들며 그전에 잘 했던 성생활마저도 위축시킨다. 그것이 불화의 원인이 된다. 돌고 돈다. 사랑이 빈곤해 지고 그런 빈곤의 악순환이 이혼을 성립시킨다.
우리는 결혼식장에서 누구나 혼인서약을 한다. 그때의 서약은 신뢰와 사랑, 그리고 섹스에 대한 확약이다. 서로 배반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이다. 섹스가 이혼의 주된 사유는 분명 아니다. 잘 살고 있는 부부 가운데 아내의 80%는 남편의 50%는 성의 곤란함을 느끼면서도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조금의 부족함을 다른 무엇으로 채워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 무엇은 이해와 사랑 그리고 신뢰와 타협이다.

부족하면 채우고 비뚤어지면 가지런히 해야 한다. 현대 의학은 짧은 음경도 길게 하고 가는 고추도 살찌운다. 그것은 남녀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조그마한 보완책이다. 나머지 부족함은 두 사람 스스로가 채워야 한다. 내 여자의 빈 곳을 채우는데는, 내 남자의 비뚤어짐을 고치는 데는 그야말로 사랑이 가장 좋은 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