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우리는 어떤 여자를 바라볼 때 그 여자의 매력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떤 눈과 코와 입술을 가졌는지, 키와 전체적인 몸매를 본다든지 혹은 가슴이나 허리 그리고 엉덩이 등 특정한 형태 속에서 매력의 주 포인트를 챙겨본다.

하지만 대개의 남성은 그 신체적인 특징이 서로의 평균적인 가치기준, 즉 미의 평균율에 끌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나이는 이삼십대의 여성에게 마음속에 큰 비중을 두고 얘기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첫눈에 반했다는 이상형! 그것은 어린 시절의 각종 체험과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아주 어릴 때, 내가 남자인가 여자인가에서부터 내가 사내다운가 여성다운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정체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바로 그러한 개념은 내가 어떤 상대를 택해야, 또 어떤 미적 가치, 또 어떠한 특징을 찾아야 하는 가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나 사춘기에는 성적 매력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왕성해진다. 때론 학교 선생님도 큰 오빠도 아버지도 사랑의 대상이 될 만큼 여러 체험의 시험기가 된다. 또 그 당시는 자신만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되므로 그것과는 다른 상황이나 사람에게는 쉽게 배타적이며 적응되지 않고 오히려 미움과 질투의 대상으로도 바뀐다.

하지만 그러한 우여곡절 가운데서도 자신이 느끼는 매력과 성적 흥분에 대한 자신만의 키포인트는 여러 체험과 간접적인 경험 속에서 굳어져 간다. 그래서 성적인 가치관도 사물이나 사람 그리고 상황에 대한 판단기준도 마련된다. 우리는 가끔 친구로부터 조언도 하고 조언도 구한다. 쟤는 이래서 안 돼. 저 사람은 저런 점이 좋아라고 많이 얘기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서로 주고받을게 없는 평균적, 평균 인간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또 대인관계에서도 내 결점과 내 고민을 툭 털어놓을 때가 가장 친하게 만든다. 하나의 공유된 언어, 공통의 이해꺼리 자체가 상대와 나를 이어놓는 가교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공유된 친밀감은 오래도록 애정관계를 이끌게 해주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결국 어떠한 성적 관계도 서로 간에 애정이나 신뢰 그리고 마음의 위로가 생기지 않았다면 그것은 가장 깨질 만한 이유 있는 만남이란 얘기다.

결국 우리인간은 다 똑같다는 얘기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나와 무덤으로 가는 다 똑같은 부류라는 얘기다. 살며 사랑하며가 똑같다 보니 어떤 특정상대에 대해 헤어짐도 미움도 다 엇비슷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 또 사랑과 성이 서로 겉돌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사랑이 섹스를 견인해 주고, 성이 사랑을 더욱 성숙시켜주는 결합이라는 것이다.

세계지도 속의 우리나라는 손가락 한 마디로도 다 가려지는 나라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사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큰 나라다. 얼마나 많은 사람과 부딪치며 살고, 도로에는 얼마나 많은 차가 다니고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복잡한 나라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우리는 다 똑같다. 서로 격이 다르고 대상이 다르다고 느낄 뿐, 사랑의 행로는 다 비슷하다.

결국 우리는 같은 곳에 있는 어느 한 점 어느 한 색깔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솔직히 터놓고 사랑하는, 서로 아픔을 공유하는 사랑과 성의 맞물림의 예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