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그날 저녁 반찬으로, 또는 파인 잠옷으로, 때로는 짙은 향수로, 아니면 ‘같이 술 한 잔 하실래요?’ 로 여러 가지 표현으로 유혹하기도 한다. 어떤 남성은 눈빛이 애절해지거나 공격적으로 변해진다. 또 손짓 몸짓을 통해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같이 누울까?’ 와 같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아니면 아예 막무가내로 육탄돌격을 시도하기도 한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아, 그거요. 느낌이 올 때 하는 것 아니에요?’ 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남녀간의 관계가 느낌이 맞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상대방의 ‘안아주세요!’ 라는 말 한 마디에 관계를 하고 싶구나 하며 오바를 할 때도 있는가 하면, 오늘은 그냥 손만 잡아야지 하고 맘 먹고 자려고 하면 상대방의 손이 어김없이 내 중요한 곳을 맴돌때면 대견해 하면서도 깜짝 놀랄 때가 있기도 하다. 좋은 경우로 항상 양치기 소년으로 매도 당하지만, 짐승만도 못 한 놈보다는 낫지 않을까.

‘진정한 욕구없이는 진정한 만족도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성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성 또한 그 세상 모든 일중의 하나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뿐더러, 오히려 세상의 모든 일이 성처럼 보일 때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사실 욕구가 생기면 다들 기대한다. 전날 아니 ‘그때처럼 그런 느낌’을 오늘도 상상하며 행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다가오는 오늘 그리고 현실의 성은 그런 부질없는 상상을 곧잘 허물어버리기도 한다. 그때처럼 똑같은 느낌도 되살아나지 않고, 그때처럼 관계한 후의 멋진 여유가 오지 않을 때도 있다. 그 순간 ‘ 아 이게 아닌데’ 하고 의심도 하고 걱정도 되고 불안하며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때론 상대를 탓해보기도 하지만, 문제는 모두 내게 있는 듯하며 상대를 향한 미안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음과 같은 상담이 있었다. 결혼 17년된 부부가 있었는데 지금도 신혼 못지 않게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남편분이 불만을 이야기했다. 왜 ‘늘 나만 원하고 나만 먼저 하자고 해야 하는 걸까’ 하고, 자신도 부인에게 유혹을 먼저 받고 싶다는 고민이었다. 사실 쉽게 지나칠만한 조그마한 사건임과 동시에 의문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후가 문제가 되었다.

기대가 없으므로 만족도 없을 것이라는 오해가 문제가 되었다. 남편 생각으로는 좋으면 당연히 자신을 유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뭔가 불만족스럽지 않은가 하는 커다란 의문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그 결과 주 1회 이상 출근하던 그녀의 방에는 더 이상의 발길이 없어졌다.

다소 어쩌구니 없는 일이지만, 남편은 언젠가는 자기를 찾겠지 하며 기다리기만 하고, 부인은 쑥스러워서 먼저 요구를 하지 못해서, 어느 날부터 서먹서먹해져버린 부부간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어느 날 필자와의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