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經之以五事 一曰道 道者 令民與上同意也 국가를 경영함에 있어서는 五事를 기준으로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五事를 기준으로 평가하라는 것인데 다섯 가지 항목 중 그 첫째가 道로서 이것은 나라의 지도자와 백성이 한뜻이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손자는 병법 첫 머리 計編에서 이 道를 언급하였고 필자도 이 道에 대해서는 3회 차에 중요성을 피력한바 있다.

이 道라는 진리에 대해서는 많은 동양고전에서 다루고 있는 단어이다. 손자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공자와 노자도 道를 중심으로 학문을 정립하였다. 이렇게 道는 다양한 측면에서 진리를 뜻하기도 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절대규칙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 한 분야에서 손자는 道를 군주와 국민의 생각과 뜻이 하나로 일치되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해석한다. 국가 운영의 바른 道는 국민 모두를 살리는 진리이며 하나로 뭉치게 하는 법칙인 것이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道라는 것은 험난한 사회의 틀 속에서 나를 존재시키는 생존의 진리이며 경쟁의 수단이라는 개념까지 유추할 수 있다.

조직 집단에서의 道 역시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방침과 이를 따르면서 조직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이들 간의 생각과 행동의 일치가 될 것이다. 조직의 발전과 생존을 위해서 일치단결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동감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든 조직에서 생존하려면 자신이 조직의 목표와 일치하는 방법을 찾아 적용해야 하고 리더 역시 진정 구성원의 마음을 얻고 행동을 끌어내는 리더인지 판단해 봐야 할 것이다.

12월 19일 대선을 향한 주자들이 말하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국민을 위해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를 헤아리고 정치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선출직 선거에 임하는 모든 출마자들의 공통된 얘기이기도 하다.

과연 이분들의 뜻대로 국민들의 편에 선 정치가 구현 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은 리더를 대신하여 해당 분야에서 이를 보좌하고 그 정책을 추진하는 관료들이 과연 리더의 생각처럼 국민의 입장에서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행정을 펴느냐가 문제이다. 오늘도 수많은 언론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책 수행에 대한 비판성 기사가 이를 말하고 있다. 즉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가 선출된다 하여도 결국 말단 행정 조직에 근무하는 공무원 한명 한명이 국민의 편에 서지 않으면 또 그 사람들의 정신적 개혁없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1945년 8월 항일 전쟁이 끝난 후 중국 재건을 둘러싸고 장개석의 국민당과 모택동의 공산당이 중국의 정치 주도권을 놓고 싸웠다. 이른바 이 국공내전은 430만의 압도적 군사력을 가진 국민당과 120만의 모택동의 공산당군이 싸운 전쟁이다. 개전 초기에는 국민당이 수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우세하여 중국을 평정할 것 같았으나 모택동의 공산당군은 국민당 군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다수의 노동자ㆍ농민을 규합해 세력을 확장한 후 1947년 6월부터 대규모 반격을 시작했다.

국민당은 4년여 간의 국공내전을 거치면서 국민의 지지를 상실하고 군사적으로도 실패를 거듭함으로써 결국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나게 된다. 1921년 총 당원 13명으로 출발한 공산당이 초반의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28년 만에 중국 대륙을 장악하고 경제력과 군사력 모두 월등히 앞서 있었던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대선의 결과가 그렇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단순한 수적 우세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민당은 자신의 지배 지역 내에서도 친 공산당 대중운동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지 못함으로써 점차 정치적으로 고립돼 갔다. 특히 당시 중국인들의 다수를 차지했던 농민들의 토지개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해 농민의 불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공산당은 대중의 지지를 정치전선으로 해 국민당 정부를 고립시켰고 정치적 우위를 군사적 우위로 전환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국민당군은 체계적인 정신교육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투에 투입돼 효과적으로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공산당군은 정치교육을 통해 점령지 대중들과 접촉 시 엄격한 규율을 지키게 했고, 자신들이 왜 싸워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주었다. 이를 통해 대중들로부터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대장정으로 병력의 대부분을 상실했으나 대장정을 완수한 병사들은 최정예 부대가 돼 공산혁명의 핵심부대가 됐다.

다음으로 지금도 그렇지만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의 공무원들은 부패의 온상이었다. 장개석은 1948년 1월 자신들의 패배 원인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국민당은 군대의 장비ㆍ기술ㆍ경험 면에서 공산당보다 10배 우수하였다. 그런데 왜 공산당에 계속 패배하였는가? 그 이유는 국민당이 도덕성과 혁명정신을 상실하고 부패하고 무능력한 인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대한민국은 치열한 대선을 거쳐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였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배의 향방은 결국 노를 저어야 하는 수많은 정책 보좌진들과 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훌륭한 장수는 훌륭한 병사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强將밑에 弱卒없다지만 弱卒이 많으면 强將도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