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우리 민족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우리 민족 우리 국가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선조들은 외적과 싸워 나라를 지켜냈다.

고조선이나 고구려는 중국 북방을 우리 강역으로 다스렸던 강국이었다. 적어도 한민족끼리는 화해하고 단결하여 다른 민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자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강대해진 고구려는 권력다툼에 휘말리고 내분으로 약화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다시 한 민족의 평화는 깨지고 삼국이 각축전을 벌이다가 신라중심의 통일 이후 우리는 한없이 외적의 침략을 받아야했고 이 나라 이 민족을 지키는 역할을 오히려 의병들과 백성들이 맡아야 하기도 하였다.
백성들을 지켜야할 정치인들은 나라의 안위보다는 개인의 권력에 우선을 두고 부정과 부패 속에서 나라를 팔아넘기고 어렵게 찾은 나라도 8.15광복 후에는 통일과 평화라는 속임수에 넘어가 다시 6.25전쟁이라는 민족 간 최대의 살육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섰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고도성장 국가가 되었다.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는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한 세기에 불과한 짧은 역사에서 우리는 너무 많은 피를 흘리며 값진 교훈을 얻었다. 天下雖安 忘戰必危 나라가 비록 평안하다 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워지게 마련이다. 이것은 무경칠서(武經七書) 중 하나인 사마법(司馬法)에 나오는 말이다. 또 당나라 백거이(白居易)도 의병책(議兵策)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天下雖興 好戰必亡 天下雖安 忘戰必危 不好不忘 天下之王也, 나라가 비록 흥성하다 하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게 마련이고, 나라가 비록 평안하다 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워지게 마련이다. 전쟁을 좋아하지도 않고 잊지도 않는 것, 이것은 국가가 지향해야 할 목표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진리이다.

군대의 간부를 모집하는 시험에 역사 과목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대학 진학만을 위해 공부해 온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역사는 너무나 먼 이국의 역사처럼 별로 아는 것이 없다. 대학시험에 국사 과목이 없기 때문에 왜 한일합방이 되어야 했는지, 왜 6.25전쟁이 일어났는지, 우리나라의 역사를 심도 있게 공부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 잘못된 역사를 배운 학생은 6.25 전쟁은 미국의 사주를 받아 남쪽의 이승만 대통령이 일으킨 자작극으로 아는 학생도 있다.
미국은 국방뿐만 아니라 경제 모든 면에서 우리와는 우방이다. 불평등이 존재하겠지만 그것은 힘 있는 나라와 힘없는 나라사이에 존재하는 거래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힘없는 나라가 자존심을 앞세울 경우 그 결과는 오히려 더 나빠질 뿐이다. 지금은 묵묵히 힘을 키워야 할 때다.
거친 섶에 누워 자고 쓴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으려 하거나 실패한 일을 다시 이루고자 굳은 결심을 하고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것을 이르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춘추(春秋) 시대에 오(吳)나라의 왕 부차(夫差)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섶에 누워 잠을 자며 복수를 꾀하여 월(越)나라의 왕 구천(句踐)을 항복시켰고, 패한 구천은 쓸개를 맛보며 복수를 꾀하여 다시 부차를 패배시킨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은 달콤한 맛에 길들여져 있다. 천안함이 공격을 당해도 굳이 그것이 우리를 노리는 북한의 소행으로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부차처럼 기회를 노리는 적개심도 없다. 북한에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2,000㎞를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을 발사해도 위협을 실감하지 않는다. 일부 국회의원은 북한이 공격해도 맞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북한이 도발을 해도 그냥 얻어맞으라는 얘기다.

북한은 전쟁을 해서라도 적화통일을 하겠다는데 우리는 북한이 그럴수록 더 달래야하며 국방비를 줄여 북한에 신뢰를 보여주고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공약만 늘어간다. 목민심서를 쓴 정약용은 “兵可百年無用不可一日無備”라는 말을 하였다. 군대란 백년 가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으되 하루도 없어서는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정약용은 귀양을 떠났고 우리나라는 일본의 속국이 되었다.

손자병법 구변(九變)에는 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 無恃其不攻 恃吾有所不可攻也 ‘적이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믿지 말고 나에게 적이 올 것에 대한 대비가 있음을 믿어야 하며 적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바람을 믿지 말고 나에게 감히 적이 공격하지 못하게 할 만한 준비가 되어있음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고 하였다. 또 군형(軍形)편에서 전쟁을 잘하는 자는 먼저 적이 이기지 못하게 태세를 갖추고 적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틈을 보일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였다. 도발하려는 적의 의도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도발 여부는 오직 적에게 달려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적이 감히 공격하지 못하도록 든든한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는 이 나라를 지키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되새기며 나라를 지킨 호국 용사들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회성 행사라도 이번 6월만큼은 모두 애국자의 심정으로 돌아가서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보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