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 담양이 어느 지역구로 갈 것인지 아직도 정치 바람을 타고 있는 것 같다.

1812년 미국에서 있었던 오래된 게리멘더링이 21세기 한국에서는 아직도 매 선거마다 빠짐없이 등장한다. 이런 어려움에 더하여 정당도 새로 만들어지고 정당 후보 선출 방식도 바뀌고 이래저래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 후보자들은 갈 길이 먼데 힘만 더 들어가는 것이리라.

하기야 쉬운 선거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의 삶을 보면 동네이장, 아파트의 동장, 부녀회장, 학생회장, 반장, 노인회장 ...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조직이 있는 곳에는 장이라는 감투를 놓고 크건 작건 선거를 치러야 한다.

공명선거, 정책대결을 통한 민심의 심판을 부르짖지만 결국 순진해야할 어린이 선거까지 치맛바람이 불고 학력위조, 위장전입 등 흑색선전 속에 후보자의 안팎은 완전히 노출되고 피투성이가 된다. 실탄이 부족해서 선거에서 졌다고도 한다. 그러고 보면 선거도 군인들이 싸우는 치열한 전쟁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모택동이 평생을 머리맡에 두고 살았다는 책, 열악한 전장 환경에서 중국을 평정한 모택동의 혁명전술, 지구전이론, 유격전술은 다 어디에서 나왔을까? 바로 손자병법이다.

전쟁은 스포츠가 아니다. 스포츠의 세계는 엄격한 룰이 있고 순위가 매겨지며 승자와 패자는 경기 후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러나 전쟁은 오로지 1등만이 존재하고 2등은 곧 패배와 죽음이 있을 뿐 아주 냉정하다. 예측컨대 오로지 한명만이 여의도에 입성하는 국회의원 선거 역시 스포츠라기보다는 전쟁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렇다면 후보자와 참모는 적어도 손자병법 한번쯤은 읽어보고 그곳에서 손자에게 지혜를 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오래전 영화 록키 4에서 실베스터 스텔론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무모하게 헤비급 세계 챔피온에게 15회를 두들겨 맞고 버티는 경기를 치른다. 두들겨 맞고 버티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그는 피투성이 망신창이가 된다. 무명 복서의 이런 투지에 대해 관객은 환호성을 보내지만 손자가 볼 때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놈이다.

自保而全勝(자보이전승)

軍形(군형) 4편에 나오는 이 말은 ‘나를 보존하고 온전한 승리를 거둔다.’는 말이다.

여기서 나오는 전승의 전의 의미는 完全(완전)이라기보다는 穩全(온전)의 의미가 강하다. 완전이라는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갖추었다는 것이며 온전이라는 것은 그 형태가 처음처럼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는 의미로 자보이전승은 나를 보존하고 온전히 승리한다는 의미이다.

선거에 입후보한자는 모두 自保而全勝(자보이전승)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에서 自保而全勝(자보이전승)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손자병법에 능했고 전쟁에 적용하여 늘 이겼다.’는 이순신 장군은 7년 간의 전쟁에서 대략 23~26회 정도의 전투를 벌였지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것은 완전한 승리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은 여기에 더하여 단 한척의 배도 잃지 않은 온전한 승리를 이루었다. 심지어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과의 명량대첩에서도 단 한척의 배도 잃지 않은 온전한 승리를 달성했다.

손자병법 연재를 하면서 손자의 눈으로 세상을 읽어 볼 생각이다. 당연히 이번 선거전도 손자의 눈으로 여기에 높이를 맞춰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