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제 13편 용간(用間)은 첩보 출처의 유형과 활용, 즉 간첩의 종류와 활용방법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
전쟁은 물론이고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에서 정보활동의 우위만이 확실한 성공을 보장하고 이에 소홀한 자는 지도자로서의 자격도 없을 뿐 아니라 국가를 망하게 하고 백성을 힘들게 한다고 하였다.

명군(明君)현장(賢將)이 적을 이기고 성공하는 것은 적보다 먼저 알기 때문이라 하였다. 그러면서 먼저 알기 위한 첩보원으로 다섯 가지 간첩의 종류(間者)를 설명하고 있다.

향간(鄕間)은 적국의 주민을 포섭하여 활용하는 것으로 첩보전에서 가장 쓸모 있는 간자(間者)이다.

내간(內間)은 향간(鄕間) 중에서 적국의 중요 직책까지 오른 자 이거나 현재 적국의 고위직에 있는 자로서 중대한 약점이 잡힌 자 혹은 뇌물로 매수된 첩자를 말한다. 내간(內間)은 적국을 패망시키는데 결정적인 정보제공과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은 중요비밀을 빼돌리거나 다른 간자(間者)를 요직에 등용시켜 적국에 간자(間者)를 더 많이 심어놓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그러므로 내간(內間)을 적국에 심어놓으면 전쟁에서 쉽게 승리할 수 있고 심지어 향간(鄕間)과 내간(內間)의 힘만으로 국가를 전복(顚覆)시킬 수 있는데 이를 전복전이라고 한다.
반간(反間)은 적의 첩보원을 포섭하여 역 이용하는 것인데 소위 이중간첩이다.
사간(死間)은 거짓 사실을 꾸며서 우리 정보원으로 하여금 이를 알아내어 적의 정보원에게 알리는 기만공작의 수단이며 자원(自願)하거나 이용(利用)당하는 경우는 사실로 판명 시 죽음을 면치 못한다.
생간(生間)은 이쪽에서 적국으로 내보낸 보통의 간첩으로 적정을 파악한 후 귀환해서 보고한다.

지금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KBS 주말 드라마 ‘광개토태왕’은 간자(間者)의 활동이 많이 그려지고 있다. 고운이 비려 대족장 바타르에게 제시한 계책은 ‘말갈에게 후연 합공을 제안하여 말갈이 후연을 공격하는 사이에 빈 말갈 땅을 정복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계책은 고구려왕 담덕에게 전해지고 고운의 계책은 실패한다. 계획이 실패하자 고운은 후연에서도 간자로 낙인찍히며 힘겨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첩보전에 능한 고구려와 말갈, 그리고 간자(間者)에 끌려 다니는 비려와 후연, 백제의 모습을 통해 누가 더 빠르고 신빙성이 있는 많은 간자를 운용하느냐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월남은 국가의 부패와 함께 향간(鄕間)과 내간(內間)의 활동으로 1975년 패망하였다. 손자가 말한 바로 이 전법을 사용하여 호지명은 월남을 쉽게 패망시켜 전쟁에 승리하였다. 월남 패망 이후 김일성은 대남 전술을 바꾸도록 교시하였다. 반공의식만 일깨우는 무장공비 남침 보다는 향간(鄕間)과 내간(內間)을 대남전략의 기본으로 삼아 많은 내간(內間)을 양성하여 스스로 망해가도록 하라는 것이다.

3대 세습의 독재체제 북한, 주민은 굶주리고 억압받는데도 그들의 인권을 외면하는 대한민국, 거의 망해버린 북한에 비교할 때 우리 대한민국이 위험한 것은 바로 북한의 첩보전에 이용당하는 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조지 바나(George Barna)의 저서 ‘솥 안의 개구리’처럼 자신이 익어가는 줄을 모르는 것이 큰 문제인 것이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첩보전에 대응할 정보기관은 개인 인권 보장이라는 명분 앞에 무너졌다.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분 앞에 모든 국가 기밀은 노출되고 애국시민과 향간(鄕間) 내간(內間)의 벽이 허물어지고 오로지 개인의 이권(利權)이 국가의 이익보다 우선하게 되어 버렸다.

금년은 총선(總選)과 대선(大選)이 있다. 국가를 위해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 대승적 안목과 내적으로 흠 없는, 간자(間者)가 아닌 애국적인 인사를 국민들은 옥석(玉石)을 가려 선출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