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분경 작품인 금강산 비로봉(설종 원장 부부)

국내 7대 명산 종합 연출1(멀리 무등산 서석대가 보인다)

국내 7대 명산 종합연출2(대한민국 최초 국립공원 지리산)

분경예술원을 찾는 화가들의 최고 인기 장소인 '고향산천' 작품실

금성면 원율리 소재 담양분경예술원(진미분경·원장 설종)에 들어서면 마치 삼천리 금수강산을 유람하고 있는 듯한 생생한 감흥과 함께 분경(盆景) 예술의 위대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설종 원장의 30년 분경(盆景) 인생의 진수라 할 수 있는 1000여평 규모의 예술원 온실에는 우리나라 분경의 최대 작품인 금강산 비로봉을 비롯해 지리산, 설악산, 월출산, 북한산, 무등산 등 국내 7대 명산의 수려함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의 분경 작품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져 일 정도로 대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생생한 사실감과 함께 깊은 감동을 준다.

설종 원장(59세)은 우리나라 분경(盆景) 예술의 개척자다. 진도가 고향인 설 원장이 분경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광주시 동구 월남동에 분경예술원을 설립한 것은 1980년대 초.

먹고 사는 것이 급선무였던 당시에 도무지 돈이 될 것 같지도 않은 분재 예술에 심취하게 된 것은 그의 타고난 끼와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수대에 걸쳐 교육자이자 목사 집안이었던 탓에 시골 부모님은 그가 목사가 되기를 간절이 바랐건만 분경(盆景) 예술은 설 원장을 운명처럼 끌어 들였다.

그의 분경예술에 대한 선천적 자질은 이미 유년시절부터 빛을 발해 초등학교 5학년때 집 주변의 돌과 식물들을 이용해 마당에 연못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온 마을에 소문이 나 당시 진도군수가 구경을 올 정도로 조경(造景) 분야에 타고난 재능를 보였다고 한다.

지금까지 설 원장의 분경예술원을 거쳐간 수강생만도 자그만치 2500여명, 30여년전 그가 예술원을 개원할 당시 처음 나무 씨를 뿌려 새싹을 틔우고 가지치기를 해 가며 키워 만든 실생(實生) 분재(盆栽)와 분경 작품들은 마치 기나긴 인생 역정을 말해주듯 고태미를 물씬 풍기고 있다.

설종 원장은 “분경(盆景)이란 자연의 경치나 우리 주변 삶의 이야기를 작은 분에 옮겨 놓은 것이다”며 “자신의 느낌을 돌과 나무 그리고 이끼 등을 이용해 자연의 깊이를 상징시켜 주는 자연예술이자 종합예술이다”고 정의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예술원에 들러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껏 자연의 멋과 숨결을 느끼고 갔으면 하는 것이 설 원장의 소박한 바램이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설 원장의 주옥같은 분경 작품들이 전시된 예술원 공간이 자금부족으로 말미암아 안타깝게도 비닐하우스를 설치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담양의 훌륭한 문화자원이자 관광자원이기도 한 담양분경예술원이 그의 작품 위상에 걸맞는 유리 온실에 담겨졌으면 하는 아쉬움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문득 예술원 한켠 그의 생애 첫 분경 작품과 함께 전시된 ‘기다림’이라는 자작시(自作詩) 한수가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기자의 시선을 끌었다.

그 옛날
어머니는 이곳에서 나를 기다렸다.
자식하나 잘 되라고 기도하면서...
어느날
어머니는 먼길을 따라 가시었다.
그 기나긴 기다림을 남겨놓고...
지금도
어머니는 이곳에 홀로 남아
지쳐버린 나에게 쉬어가라 하누나.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