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김관석 기자가 일본, 대만 등 외국인 기자단에게 담양대잎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는 문화. 그중에서 음식을 통해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 생활의 지혜를 발견하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다.

본지 김관석 기자(부국장대우)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일본 치바현에서 개최된 ‘2011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를 취재하고 돌아왔다.

김관석 기자는 이번 일본 취재활동을 통해 세계 식품트렌드를 직접 체험하고 담양 대잎차 등 전남 전통식품의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올해로 36회째를 맞이한 동경식품박람회는 ‘프랑스 파리식품박람회’, ‘독일 퀼른식품박람회’와 함께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식품·음료 전문 전시회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60여개국 2100개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입장인원만도 10만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자 주)

▲음식은 문화의 양념이다
국제적으로 교류가 빈번해지고 있는 지구촌 시대, 사람들은 종종 여러나라를 방문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한다.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는 문화 중에서 음식을 통해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 생활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음식을 통한 세계 문화의 체험! 실로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기자에게 이러한 것을 한꺼번에 효율적으로 실현시켜준 하나의 국제이벤트가 있었다. 다름아닌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에서 개최된 ‘2011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이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세계의 주요 식품과 음식문화에 대한 지식 및 이해를 키울 수 있는데다 입맛을 돋우고 다채로운 볼거리가 제공되는 즐거운 박람회였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식품업체에 있어서는 식품시장 확대를 위한 치열한 경쟁의 각축장임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이번 박람회를 참관하면서 기자가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부러움이었다. 전세계 유명업체가 참가해 이렇듯 다양한 형태로 성황리에 진행되는 행사, 더불어 이를 보기 위해 일본인은 물론 각국에서 앞다퉈 몰려드는 모습, 기자가 묵은 동경 인근 호텔에 만도 한국인 관람객 300여명 이상이 투숙했다.

▲한국전시관, 국내 식품업체 91개사 참여
한국의 연간 대일본 농식품 수출액은 대략 6억5000만달러로 일본은 한국 전체 농식품 수출액의 약 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우리 농산물의 주력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농림부와 농산물유통공사 등 관계기관의 주도하에 우리나라에서도 91개 식품업체가 한국전시관을 구성했다. 이는 아시아 참가국 중 단연 으뜸으로 전 세계적으로는 이탈리아에 이어 2위 수준이다.

특히 ‘중국산 냉동만두’ 사건 등으로 일본 내 식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을 고려해 우리 농식품의 품질·안정성에 대한 홍보에 역점을 두고 있는 듯 했다.

특히 ‘한국 농식품 홍보관’을 별도로 운영해 김치·인삼·전통주 전시홍보, 김치담그기 및 전통주 빚기 시연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전개함으로써 방문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우리 고유의 전통발효식품과 음식문화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현장에 파견 나온 농산물유통공사 관계자로부터 이번 박람회 기간에 김치, 인삼, 신선농산물, 장류, 주류 등 엄선된 한국의 우수 농식품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출상담을 벌여 약 1억5000만달러 수준의 수출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을 수 있었다.

▲음식이 곧 국가 이미지다
우리나라 전시관 이외에 다른 국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국의 식품을 홍보하는지 눈여겨 보았다. 제일 먼저 해외 참가국 중 최대 규모의 전시관인 이탈리아관에 눈길이 쏠렸다.

역시 파스타와 피자가 주종을 이루는 식품이 소개됐고 와인 시음회 및 강연회 등의 행사를 통해 이탈리아산 와인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이탈리아 무역진흥회가 제작한 일본판 이탈리아 페스토랑 가이드에서 일본 내 4000여개에 달하는 이탈리아식당에 대한 연락처, 영업시간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식당에 가면 어김없이 이탈리아 국기와 지도로 장식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별것 아닌 듯 하지만 음식과 함께 국가브랜드가 연결돼 홍보되는 단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음식문화 순례는 돼지 뒷다리를 생으로 소금에 절여 건조하고 신선한 바람에 말린 스페인의 전통 햄 ‘하몽(jamon)'을 시식할 수 있었던 스페인 전시관을 시작으로 나초와 타코 음식, 챙이 넓은 솜브레로(sombrero) 모자를 쓴 진행요원들이 인상적인 멕시코 전시관, 와인 종주국이자 서양요리를 대표하는 프랑스 전시관, 커피 홍보에 주력하는 콜롬비아 전시관 등 4일간의 박람회 기간내내 이어졌다. 방대한 규모의 박람회인지라 하루 일정으로 둘러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음식의 한류 일본식단 점령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음식점 등급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는 최근 도쿄판을 발행하면서 ‘도쿄는 세계에 빛나는 미식 도시’라고 평가했다.

김치에 이어 최근 한국 전통술의 대표격인 막걸리가 5년전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일본 식생활에 파고드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음식도 좀 더 연구개발하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식품 및 농산물 수출확대를 위해 단순히 상품만 수출해선 경쟁력이 없으며 우리 음식문화에 대한 소개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서 촉발된 한류가 음식분야로도 이어져 계속 확산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관련기사 참조)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