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 과자이자 주전부리인 한과.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과는 슬플때나 기쁠 때, 정을 나눌 때, 언제나 우리 생활과 함께 해 왔다.

한때는 민족 문화의 숨결이 담긴 한과가 서양의 케이크나 쿠기 등에 밀려 고리타분한 전통 문화쯤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다시 한과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한과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담양 창평. 창평면 의항리 창평IC를 빠져 나가면 한적한 농촌마을 가운데 한과공장 한 곳이 아늑히 자리잡고 있다.

이미 명성을 쌓아 올린 기존 업체에 도전장을 내밀어 창업 10여년만에 업계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안복자 한과’가 바로 그곳이다.

특히 산좋고 물 좋은 남도의 비옥한 땅에서 나오는 우리 쌀로 빚는 ‘안복자 한과’는 예부터 전해져 오는 내림 손맛으로 맛과 향이 일품인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이름과 얼굴을 브랜드 이미지로
1980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광주에서 살던 안 대표는 생활형편이 힘들어 ‘농사나 짓자’며 남편의 고향인 창평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내 땅 한 뼘없이 남의 땅을 빌려 짓는 농사로는 근근이 먹고 살기도 힘들었다.

1999년 아이들 교육비라도 보탤 요량으로 부업삼아 시작했던 한과 일이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광주에서까지 주문이 밀려들자 아예 농사일을 제쳐두고 2001년 자신의 이름을 건 안복자한과를 설립, 사업의 길로 들어 섰다.

이듬해 농림부의 전제품 전통식품 인증도 받았고 2006에는 농수산물 가공부문 신지식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리고 지난 2007년에는 ‘농식품 파워브랜드 대전 전통식품 부문’에서 영예의 우수상을 수상,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과업계의 후발 주자로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안 대표는 오늘도 여전히 전통방식 그대로 수작업을 고집하며 항상 새로운 한과를 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안복자 대표는 “정성들여 만든 음식이 인정받는 것 만큼 뿌듯한 일은 없다.”면서 “지금까지 그랬듯이 맛으로 승부하겠으며 그러기 위해서 항상 원칙을 지키는 회사로 키울 생각이다.”고 자신 감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또 “한과는 신선도 유지가 잘 되야 하는데 내가 할 수 있을 만큼 정직하게 만드는 회사, 이익에 대한 욕심이 아닌 맛에 대한 욕심을 갖는, 초심을 잃지 않는 그런 회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복자한과의 모든 제품에는 안 대표의 얼굴과 이름이 박힌 스티커가 부착된다. 이는 결코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다.

■전통방식 그대로 일일이 수작업 생산
안복자 한과의 성공 비결은 기계화를 거부하고 전통방식 그대로 손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안복자한과’가 상품을 만들어 내는 기간은 빨라야 한달 정도 소요된다.

찹쌀을 씻어 10~15℃로 1주일 정도 발효시킨 후 다 빻아서 가루로 만든다. 그런 후 가루를 가마솥에 쪄낸 다음, 반죽을 하고 넓은 판에 부어 15시간을 건조시키는 과정이 뒤따른다. 이후 한과 종류에 따라 잘라서 수분 함량이 14~15% 정도 되도록 건조한 다음, 기름에 튀겨 고물을 입히면 친환경 ‘안복자 한과’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과는 두텁고 맛이 꽉 차 있고 씹는 맛이 부드럽다. 주문이 밀리는 명절때는 한달 전에 주문해야 만 구입할 수 있다. 간혹 공장에 직접가면 언제나 살 수 있겠지 하고 주문없이 먼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는데 물건이 없어 빈손으로 보낼 때는 정말 미안하다고 한다.

안복자 대표는 “안복자한과가 후발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호평을 받는 것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좋은 재료만을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100% 우리고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만을 쓰고 손맛을 살리는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어요.

■우리 입맛은 세계 입맛
이렇게 10여년 동안 꾸준히 친환경 농산물 사용과 안전한 먹거리 만들기에 전력을 기울인 덕분인지 ‘안복자한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005년 미국에서 제품 설명회를 개최한 후 이듬해 한과 2만달러 어치가 미국에 수출된 이래 매년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전통 한과의 참맛에 매료된 한인 동포들은 물론 최근 중국과 홍콩, 유럽 등지에서도 구입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식품에 관한 한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으로의 김부각 수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피자나 햄버거 등 외국 먹거리에 밀려 명절 선물로만 명맥을 유지해 오던 한과, 전통의 맥과 현대의 기호를 적절히 버무린 ‘안복자 한과’에서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발견하게 된다.

또 우리의 전통 먹거리가 더 이상 옛 것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