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껍질(竹筍皮)의 이용
죽순의 껍질은 방부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액즙이 스며 나오거나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으므로 식물의 포장용으로는 매우 적당하다. 또 습기를 흡수하지 않으며, 가볍고 겉보기도 좋으므로 이것을 짜서 방석이나 자리 같은 깔 것을 만들기도 하고 삿갓도 만든다.

죽피가 이용되는 대나무로는 주로 왕대와 솜대가 좋다. 죽순대는 껍질이 크기는 하나 거친 털이 많이 나오고 검정무늬가 보기 좋지 않게 발달하여 품질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하지 않아서 잘 쓰이지 않는다.

죽피의 채취는 껍질이 떨어진지 2∼3일 사이에 줍지 않으면 빛깔이 쇠퇴하며, 또 이 시기는 비가 자주 올 때이므로 비를 맞으면 곰팡이가 끼게 되어 상품가치가 아주 떨어지게 되므로 비나 이슬에 맞지 않도록 채취하여 말려서 보관해야 한다.

세공용으로 쓰게 될 껍질은 다음과 같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백피로서 얼룩이 없을 것, 밑동부분이 잘 퍼져 있는 것, 길이가 긴 것, 신선하고 강인성이 있을 것, 잘 말려져 있어 오래 저장해 두는데 지장이 없을 것 등이다.

한편, 민간에서는 대껍질을 검게 태워서 지혈, 복통, 화상에 바르거나 먹기도 한다.

■대잎(竹葉)의 이용
대잎 속에는 필수 3요소인 질소, 인산, 칼륨 뿐만 아니라 규산분이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대숲에선 대잎을 깔아두고 그 위에 적당량의 흙을 덮어주면 잘 분해되어 대나무의 생육에 잘 이용될 것이다.

대잎은 죽순과 더불어 식용으로 인정되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여 대잎술, 죽엽맥주, 죽엽청주, 대잎차, 대잎국수, 대잎냉면 등 다양한 먹거리로 이용되고 있다.

여러 종류의 대잎 중에서 조릿대 잎이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다. 조릿대에는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가래를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염증을 치료하고 암세포를 억제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일본에서 실험한 것에 따르면 조릿대 추출물은 간복수, 암세포에 대해 100% 억제작용이 있었고, 동물실험에서 암세포를 옮긴 흰쥐한테 조릿대 추출물을 먹었더니 30일 뒤에 종양세포의 70~90%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대잎에서 추출한 벰프린(Ba-mpline)이라는 물질이 항암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조릿대 잎은 방부작용을 하므로 떡을 조릿대 잎으로 싸 두면 며칠씩 두어도 상하지 않으며, 팥을 삶을 때에 조릿대 잎을 넣으면 빨리 익을 뿐 아니라 잘 상하지 않게 된다.

조릿대는 알칼리성이 강하므로 산성체질을 알칼리성 체질로 바꾸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조릿대 잎과 줄기, 뿌리를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렸다가 오래 달여서 마시는데, 오래 먹으면 체질이 바뀌어 허약한 체질이 건강하게 바뀐다.

■대숲(竹林)의 이용
죽녹원 대숲에 들어서면 대나무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이 일상에 지처있는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또한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빽빽이 들어서 있는 대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다.

이처럼 대숲을 거닐게 되면 대나무 사이로 뿜어나오는 음이온으로 우리의 뇌에서는 뇌파의 활동이 완화되고 알파파가 폭발적으로 생산된다. 대숲 안은 평균 4~7도 정도 낮은데 이는 산소량이 높기 때문이다.

요즘같은 한 여름에 푸른 대숲에 들어가면 더욱 서늘한 기운이 든다. 대나무는 본디 차가운 성질을 지닌데다 푸른 기운이 더욱 차갑게 한다. 특히, 초여름 죽순이 다 자란 후 매끄러운 대의 표면은 마치 갓난아기의 피부처럼 부드럽기 그지없다. 솜털이 뽀송뽀송하고 말랑말랑하면서도 보드라운 감촉은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

과거에는 대숲을 죽순이나 생활용품으로 이용하기 위해 인가에 소규모로 재배되었기에 넓은 죽림을 보기 어려우나 오늘날처럼 죽재의 용도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대규모로 재배하여 죽림욕장으로 가꾸어 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