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세기, 선진국들의 경제개발이란 미명하에 경쟁적으로 배출되었던 이산화탄소(CO2)로 지구의 온도가 연평균 0.75℃가 상승하였으며, 특히 몽골은 무려 1.92℃가 올라 지구평균의 곱절을 넘었다. 그리고 최근 10여 년간 지구온난화와 건조한 날씨 등으로 인해 683개의 강과 760개의 호수와 샘 그리고 1,484개의 개울이 사라졌고, 몽골 전 국토의 47%가 사막이 되고 40%가 사막화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우리 한국을 향하는 황사의 발생량과 빈도도 계속 늘어 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몽골의 사막화는 국내의 황사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어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황사를 겪으며 이제는 누구나 우리 인체에 해를 끼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황사의 심각성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이에 정부는 물론 시민 단체들도 몽골지역에 나무심기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데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도 “사막화 방지를 위한 2010 몽골 ‘은총의 숲’ 조성을 위한 나무심기” 행사가 있어 기꺼이 참여하기로 하였다.

먼저 몽골에 나무를 심기위하여 10,000원에 2그루(추후 관리비용 포함) 모금운동에 총 200그루의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고 지난 6월 28일 5박 6일의 일정으로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ULAANBAATAR)에 위치한 칭기스칸(CHINGGIS KHAAN )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기도회를 마친 우리 일행은 울란바타르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볼간아이막 바양노르로 향하였다. 바양노르는 ‘바양’이란 ‘많다’라는 뜻과 ‘노르’라는 ‘호수’의 뜻을 가지고 있는 이곳은 NGO단체인 ‘(사)푸른아시아’(GreenAsia)가 대한민국의 여러 시민단체 및 시민들의 도움으로 10여 년 전부터 사막화 방지를 위한 몽골조림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곳으로 15개의 호수가 있었으나 6개의 호수만 남아있고 남아있는 호수도 거의 말라가고 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 만났던 ‘(사)푸른아시아’ 관계자에 말에 의하면 그동안 사막화 된 곳에 나무를 심으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하면서 처음에는 생존율이 15%에 그쳤으나 지금은 경험에 의한 노력의 결과 생존율이 85%에 이른다고 하였다. 강이 있었던 곳에서 서식했던 비슬나무 씨를 채취하여 육묘장에 뿌리고, 싹이 나고 자라면 옮고 심고, 또 삽목을 할 수 있는 나무들은 양묘장에 심는 작업을 거치면서 그 동안 바양노르 지역에 약 25만 본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나무를 심은 자리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자라기도 전에 소나 양떼들이 나무를 먹어 버리기 때문에 그 곳에 말뚝을 박아서 접근할 수 없도록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양떼들이 먹어야 할 초지를 빼앗겼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지역의 유목민들에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일이어서 나무심기 사업과 더불어 이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나무를 심어 놓고 나무에 물을 주는 관리 책임을 맡기는 것인데 처음에는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인 자세였으나 나무를 심은 자리에서 나무가 자라면서 땅이 살아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본 주민들은 나무들에게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스스로 저수조를 파서 비가 올 때에 저장을 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들에게서도 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갖게 되었다.

우리 일행은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은총의 숲’ 조성지인 바양노르 지역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은총의 숲” 조성을 위한 땀을 흘린 후에 푸르게 자라나고 있는 나무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제 2의 은총의 숲’ 조성지인 아르칼란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바트슘베르에 위치한 울란바타르 농과대학 농장에서 묘목을 재배하는 모습을 시찰하고 또 묘목들을 옮겨심기하는 것을 도우면서 나무 한그루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품을 수 있었다. 모든 일정을 거의 마친 우리 일행은 “몽골국가 사막화방지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하여 몽골의 사막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면서 우리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몽골사막화 방지를 위해 꾸준히 몽골정부와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기로 약속하였다.

이처럼 우리 지구촌이 겪는 일들을 돌이켜 볼 때, 이러한 모든 것이 인간의 탐욕에서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몽골의 생태기행을 통해 몽골 국민들의 다수가 사막화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본 듯하였다.

그러나 몽골의 사막화는 비단 몽골국민들 만의 것이 아니다. 한국을 비롯하여 동북아 전체가 걱정해야할 만큼 대재앙을 몰고 올 수 있는 심각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또한 몽골 사막화에 대한 위험과 대응방안에 대한 교육을 물론 내가 심은 나무 한 그루가 더하고 합하면 아름다운 숲을 다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으로 몽골 나무심기 행사에 많은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남미원주민 전설에 이런 내용이 있다.

“숲이 불타고 있습니다. 숲의 동물들은 앞을 다투어 도망갔습니다. 그러나 ‘크리킨다’라는 이름의 벌새는 왔다 갔다 하면서 작은 주둥이로 물방울을 한 방울씩 한 방울씩 나르면서 불바다 위에 떨어뜨립니다. 동물들이 그 모습을 보고 “그런 일을 해서 무슨 소용이 있담?”하고 웃었습니다. ‘크리킨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야”고 외쳤던 벌새처럼 우리 일행은 몽골의 넓은 땅 한 모퉁이에 작은 점하나 찍고 왔을 뿐이지만 5박 6일의 조금은 힘든 일정 속에서 지구를 살리는 ‘은총의 숲’ 생태기행은 새로운 환경선교를 여는 거룩한 발걸음이었다고 자평하면서 머지않아 울창하게 우거진 생명의 숲, 은총의 숲을 마음속으로 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