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전국대나무공예대전에 출품돼 호평을 받은 대나무 자전거

최근 국내 TV에 소개돼 관심을 끈 외국의 대나무자전거 개발 사례(공장 전경)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 가난한 나라의 주택용 목재 정도로 평가절하돼 있던 대나무가 지구상에서 가장 이용도 높은 원자재로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 첫째 이유는 대나무가 가진 친환경적 요소다. 잡초보다 빨리 자라는 대나무는 일반 나무들보다 35% 많은 산소를 배출하고 땅의 부식을 효과적으로 막아 준다.

그래서 세계 곳곳의 환경단체들은 대나무를 이용해 집 짓기를 권장하고 건축가들도 주택의 원자재나 바닥 및 가구의 소재로 대나무에 주목, 대를 이용해 친환경 주택을 만든다.

일반인들의 막연한 생각과는 다르게 대나무가 가진 놀라운 속성도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요소다. 대나무는 강철보다 인장강도(잡아당기는 것을 견디는 힘의 크기)가 크고, 콘크리트보다도 압축에 잘 견딘다.

미국에서 가장 큰 대나무 합판 제작사인 스미스&퐁은 1989년 창립 이래 2005년까지 연평균 26%가량 성장했으나 최근 성장률은 40%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고 한다.

■자전거도 대나무로 만든다
‘녹색혁명’과 ‘자전거’가 키워드로 많이 등장하고 있는 요즘, 미국에서는 대나무룰 주재료로 하는 친환경 자전거를 개발, 생산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사이클 선수로 활약하는 닉 프레이는 최근 자신의 1만3000달러(약1300만원)짜리 초고가 탄소섬유 프레임 자전거를 놔두고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대나무 자전거.

그가 소형자동차 한 대 값과 맞먹는 자전거를 놔두고 대나무자전거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자전거 소재로서 대나무가 가진 놀라운 장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나무 자전거를 타면 충격과 떨림을 잘 흡수하고 장거리 주행의 피로감도 덜어 준다. 그리고 대나무는 무엇보다도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다는 것.

■영국서 친환경 대나무자전거 등장
영국에서도 친환경 자전거가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일반자전거에 비해 다소 비싸긴 하지만 튼튼하고 충격흡수력도 뛰어난데다 무엇보다 제작과 운반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대나무는 일반적인 철제 프레임 보다 튼튼하고, 탄소섬유보다도 탄력이 뛰어나 충격흡수력이 매우 좋아 자전거 소재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대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재료를 구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영국에서 대나무 자전거 제작에 쓰이는 대만산 대나무는 보통 4~5년산으로 1대의 자전거를 만드는데 약 2.7m의 대나무가 사용된다고 한다.

산악자전거(MTB)와 도로주행용 사이클 형태의 두가지 모델로 판매되는 이 대나무 자전거는 제작과정에서 환경적인 문제를 전혀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완성된 자전거 1대의 60% 가량이 대나무 등 ‘지속가능한’ 재료로 이뤄졌다.

특히 대나무를 이용해 일반자전거는 물론 경주용에서 산악자전거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진정한 친환경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국내의 한 자전거 매니아가 자작으로 만든 대나무 자전거 죽마지우

■대나무자전거, 담양에서 만들자
외국의 대나무자전거 활용 사례에 정통한 자전거 매니아 김성식(35세)씨는 현재 담양산 대나무를 이용해 자작으로 대나무자전거를 만들고 있다.

그는 “영국이나 미국에서 주로 수입해 쓰고 있는 대만산이나 아프리카산 대나무보다 담양산 대나무는 강도나 탄력면에서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뛰어나 대나무자전거 소재로서는 최적이다.”면서 “만일 담양에 자전거 공장을 세워 대량생산 체제를 갗출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큰 부가가치산업이 어디에 있겠냐”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한때 세계적인 자전거 수출국이었던 우리나라는 IMF여파와 중국산 저가 자전거의 공세로 국내 생산기반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이며 현재 국내에서 자전거를 생산하는 업체는 전무하다고 불 수 있다.

김 씨의 바램대로 담양에 자전거 공장이 들어 서고 대나무자전거 프로젝트가 현실화 돼 담양에서 만들어진 대나무자전거가 국내 공급뿐 아니라 전세계로 수출된다면 명실공히 담양 대나무산업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올해 담양군이 대나무축제를 기념해 주최한 전국대나무공예대전에서 대나무자전거가 출품돼 호평을 얻은바 있으며 국내에서 전기자전거와 일반 공공용 자전거를 생산하고 있는 바이칸(대표 최윤호)이란 회사가 최근 담양의 우수한 대나무를 이용한 친환경 대나무자전거 시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