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입시위주 교육이 크게 사회문제화 되자 한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영화가 학생들과 학부모는 물론 대한민국 사회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커다란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당시 그 영화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것은 학교는 학생을 성적순으로 줄을 세우지만 행복은 결코 순위로 정할 수 없다는 아이들의 항변이 나름 이유가 되었던 때문이다.

그런데, 성적이 바로 행복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공직사회다. 공직사회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성적표를 가장 기본으로 삼아야만 잘 굴러갈 수 있는 조직이다. 공무원 人事는 더욱 그렇다. 철저히 검증된 인사기록과 성적표에 의한 평가가 잘 지켜질 때 비로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人事가 되기 때문이다.

공무원 인사에 권력자의 줄 세우기나 청탁, 매관매직 등 불순한 의도가 개입하면 반드시 萬死가 되고 만다. 그래서 예로부터 인사철이 되면 ‘人事가 萬事’ ‘적재적소(適材適所)’ 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곤 했다. ‘適材適所’ 는 “꼭 필요한 곳에 적합한 인재를 두어 일을 맡긴다”는 뜻이며, ‘人事가 萬事’ 는 “사람 잘 쓰는 일이 모든 일의 근본이다” 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두가지 명제는 결국 “일의 근본이 되는 사람, 그 일에 꼭 맞는 사람을 필요한 곳에 반드시 두어 일 잘 하도록 해야 한다” 는 뜻으로 人事의 중요성을 강조한 명문이다.

경인년 새해들어 공무원 정기 인사를 준비하고 있는 담양군이 이번에는 모든 군민들이 공감하는 인사를 하겠다고 公言하고 있다. 이번 정기인사에는 6-8급 승진인사 요인이 많아 공무원들의 신경이 다른 어느때보다 곤두세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담양군은 “누가 보아도 형평에 맞고 합리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도록 객관성을 철저히 담보한 인사를 하겠다. ‘人事가 萬事’ 아니냐? ‘適材適所’에 인력이 배치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 公言대로 이번 인사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共感)하는 인사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 오래전도 아닌 지난세월, 인사철만 되면 수많은 공직자들의 마음은 空虛해지기 일쑤였다. 자신의 성적표와 업무능력 보다는 혈연,지연,학연, 그리고 金연(?) 등으로 인사가 이뤄지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이때, 우리 담양에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 다시는 이런 구태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제부터는 공무원 개개인의 성적표와 업무능력, 마인드가 인사 평가의 중심이 되었으면 싶다.
담양군이 밝힌 ‘군민이 공감하는 인사’ 가 ‘空言’이 아닌 ‘公言’으로 반드시 지켜지는 인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