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年末年始)가 되면 거리의 사람들은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있고 다정한 이웃이나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등 축복을 나누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한해가 지나고 새해가 될 때마다 우리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선물과 축복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분단의 아픔속에 동족(同族)의 그리움과 정치에 대한 집착 때문에 반(反)민주적 양심들이 국정 (國政)의 순수성을 파괴하고 돈에 대한 허욕 때문에 청렴한 질서를 흐리게 만들고 있기에 우리 국민의 자부심 회복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광복이후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의 성장을 위해 최류탄의 연기를 마시면서 목청이 터지도록 민주주의를 외쳤던 수많은 역사의 흔적을 기억할 수 있다. 그랬기에 오늘날의 현실은 민주화와 산업화의 발판을 마련했고 국제적으로 경제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속에 실제적 민주주의가 진정으로 뿌리를 내렸는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젊은날에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국정의 운영장에서 폭력을 휘두르고 정의와 원칙을 고수해야 하는 국민의 지도자들이 부정으로 인한 피의자 신분이 되는 것은 법치와 민주주의가 갖는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무대는 양보와 포용정신이 너무도 인색하고 야만에 가까운 아쉬운 장면들이 너무 많이 연출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제도는 향기를 잃어버리고 독소(毒素)를 내뿜는 사례가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사리사욕(私利私慾) 에 눈이 어두운 정치인들이나 기초단체장들이 중도에서 그 자격을 상실한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공권력에 대항하는 결사의 투쟁의 모습은 결코 민주주의가 성숙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제아무리 제도적 형태가 민주주의의 옷을 입었다 해도 실제의 행동들이 수준이하의 무책임한 사실을 범하게 된다면 오히려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혹자들의 이야기는 투쟁이나 무지(無知)의 행동들이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하나의 과정이란 주장도 있지만, 그들의 이론상의 주장은 최대한의 배려를 앞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제 제도적 형태의 민주주의를 성실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지성의 양식으로 양보와 포용과 신뢰와 배품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정의 운영상 민주주의가 만병의 통치가 아닐 때가 많다. 다만 필요조건이 되겠지만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제도상의 형태보다는 실제의 운영방법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찾아야 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이나 과장된 정치구호의 위선에서 벗어나야 할때가 되었다. 그리고 도덕적 양심과 격이 높은 지성과 미덕을 가지고 형태적 민주주의 보다는 실제적이고 인간적인 사고를 가지고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을 보안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성숙된 국민으로써 스스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할 때 우리에게 축복의 길이 이루어지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