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곡경’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방기곡경(旁岐曲逕)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이 아닌 샛길과 굽은 길을 이르는 말....정당하고 순탄하게 일을 하지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일을 도모함을 비유할 때 쓰인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 교수협은 “올해 정부나 정치권이 타협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행태를 빗댄 말”이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에는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과실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충고받기를 싫어함을 비유한 ‘호질기의(護疾忌醫)’가 선정됐었다.

교수협이 매년 연말에 선정하는 그 해의 사자성어는 일년동안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종합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문구이다. 그런만큼 글자 하나 하나의 뜻도 그렇거니와 사자성어가 뜻하는 말은 정확하게 현실을 꿰뚫어 반영하고 있다.

올해 담양에도 적지않은 방기곡경의 일들이 있었다.
가로수길개발사업에서 부터 4대강 담양홍수조절지사업, 가로수훼손 도로확장사업, 최근의 경마장유치사업 까지 군민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가운데 정부에서, 담양군에서, 의회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던 지역현안들로 인해 꽤나 시끄럽기도 했다.

모든 일은 절차에 따라 순리대로 차근차근 해나가야 뒷 탈이 없는 법이다.
바른길은 때로는 돌아가야 하고 때로는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칙을 해서 빨리 목적지에 가려하는 것은 결코 옳은 방법이 아니다. 매사 正道가 아닌 굽은 길로 가서도 안되거니와 얄팍한 꼼수로 정치를 해서도 안되고 꼼수로 행정을 수행해서도 안된다.
꼼수를 부리거나 방기곡경으로 처리하는 일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직장인 1천명에게 올 한해를 압축하는 사자성어를 물었더니 “먹고 사는데 대해 걱정한다”는 뜻을 지닌 '구복지루'(口腹之累)를 선택했고, 구직자들은 새해 소망의 사자성어로 '고진감래'(苦盡甘來)를 꼽았다고 한다. 부디 새해에는 먹고사는데 걱정 없고 고생 끝에 기쁨이 온다는 ‘고진감래’가 사자성어로 선정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