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달 25일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게 됨으로 명실공의 선진국 대열에 들게 되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OECD의 공여국클럽(BAC) 23개국은 특별회의를 열어 우리 대한민국을 공여국 클럽에 가입시킨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6년에 OECD에 가입한 후 13년만에 공여국클럽에 가입함으로써 우리의 위상이 국제사회에 진정한 선진국임을 알리게 된 것이다. OECD회원국은 33개국으로 아직도 멕시코를 비롯한 8개 국가가 공여국 클럽에 가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 1인당 국민소득이 89달러로 아프리카의 가나와 같은 출발선에 있었지만, 반세기가 지난 오늘에는 세계 13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지게 된 국가로써 그 위상이 당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1953년부터 1961년까지 미국으로부터 1인당 연간 약 65달러의 원조를 받았다. 같은 기간 가나에 대한 원조는 연간 2달에 불과했기 때문에 우리의 자생력이 원조의 힘이 전혀 아니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말까지 우리가 받은 해외원조의 합계가 약 600억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70조억원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대만이나 이스라엘도 엄청난 원조수혜국이었지만 지금은 부유국(富裕國)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토록 어떤 국가도 내생적 영향만으로는 경제적 선진국이 가능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난해 외교통상부가 실시한 원조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현재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3%나 나타났고, 오히려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도 28%나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우리사정도 힘이 드는데 굳이 다른 나라까지 돕느냐는 의견인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직면하면서 지구촌의 공존(共存)이란 무대가 열렸고 그 공존 속에 우리가 편승해야 한다는 필연성 때문에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란 인간의 생존법칙을 망각해버리는 모순인 것이다. 만일 우리가 과거의 생존에서 원조의 수혜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위상을 자랑하지는 못했으리라 생각된다.

지구촌에는 아직도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가 줄잡아 11억명이나 된다고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에 따르면 기아로 고통 받는 인구가 10억 2000만명이나 되고 있다하며, 3초에 1명꼴로 기아로 인한 죽음을 맞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인간으로써 굶주려 죽어가는 사람들을 그냥 지켜볼 수 있는 매정한 인간애가 없다면 원조의 행동을 당장 이행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 및 유럽 선진국들은 원조를 국가적 안보전략으로 이용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눈앞의 이해득실(利害得失)보다는 인도적 차원에서 무상원조를 제공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얻는 위상은 물론 그 영향력 또한 커지게 마련이기에 그에 따른 상승효과는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빈곤의 덫을 걷어내려는 노력은 자국의 안보와 국제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인류의 테러리즘[terrorism]은 가난과 빈민굴에서 시작된다.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의 캠프가 가난한 나라 수단 이었던 것이 이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

콜럼비아 대학에 제프린 교수는 선진국들이 자국의 국민총생산(GNP)의 1%만 기부하게 된다면 2025년에는 극단적 빈곤층이 사라질 것이라 주장했다. 우리 또한 원조의 폭을 넓혀 지구촌의 빈민들을 돕겠다는 의지와 함께 이제는 지구촌의 빈민들을 돕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OECD 공여국 클럽에 들게 된 것은 우리가 해야 할 필연적인 과제로 생각하고 우리의 역할이 인류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익(一翼)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