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아침저녁으로 신문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봐도 즐거운 일이나 신나는 일은 전혀 없다. 여,야 정치인들의 모습이 그렇고 서민경제와 실업문제가 그렇고 노사(勞使)관계가 우울함을 더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6월까지는 가뭄으로 흙과 작물이 마르고 마음까지도 타는 듯 싶더만, 7월이 되면서 장마비의 넉넉함이 또 다시 홍수피해를 만들고 있으니 어느 것 하나 즐겁고 신나는 일이 없다.

혹시나 기분 좋은 소식이 있을까 하여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지만 선전광고가 다시 불쾌지수를 올릴 뿐이다. 선전광고에 의하면 병이 있을 수 없고, 행복이 없을 수 없는 치밀하고도 현혹적인 장면들이 너무도 많다. 광고면을 잠시 보고 있노라면 우매(愚昧)한 대중들은 선전의 현혹 속에 빠져 헤어나지를 못할 지경이다.

작금의 현실이 이러다보니 어느 것 하나 즐겁고 신나는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혹자는 우리들이 보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매우 우려하면서 부정적인 사고라고 지적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인 우리 사회의 정서는 그 누가 보아도 답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교육정책에 있어서 사교육비 절감 문제와 자율고 신설문제이다. 자율고는 일반고에 비해 납부금이 두 배 이상이 비쌀거라 한다. 아마도 귀족학교를 만들어 가자는 발상인 것 같다. 우리 교육의 현실적 문제점은 중등학교에 있는 것이 아니고 대학의 입학제도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대학의 입학과정이 너무도 까다롭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만일 입학하는 과정이 부드럽고, 졸업하는 과정을 어렵게 한다면 입시교육의 문제들이 해결되리라 생각된다. 다시 말해 수험생이 가고자 하는 대학에 입학전형을 쉽게 해 놓고 졸업하는 과정을 엄격하게 한다면 자기능력과 적성에 맞는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하게 될 것이며 진로문제에 큰 어려움은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을 가기 위한 이중 삼중의 사교육 교습도 줄어들 것이며 아울러 사교육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있는 것이 있다. 기차역 주변을 보면 종이박스를 깔고 신문지를 이불삼아 새우잠을 자고 있는 노숙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몇 사람이 한쪽 구석에 모여 소주병 하나를 놓고 시국(時局)을 질타하고 끝내는 자기 자신의 인생사를 한탄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처지는 다르지만 결코 즐거운 일은 되지 못한다. 방관하는 정책도 그렇지만 노숙인들의 사고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외모로 보아 어느 곳에서나 밥벌이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모습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농촌은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 그러기에 폐농지가 널려 있으며 도시 근로자들이 노동력을 원정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공공장소에서 새우잠을 자는 모습이나, 남루한 차림으로 소주병을 들고 있는 모습들은 동정의 생각보다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가정으로 갈 수 있도록 배려와 격려가 필요할 것 같다.

사회의 이곳저곳에 아쉬운 부분만을 지적했지만 모두가 잘해 보자는 우회적 이야기로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보다 밝고 신선한 일들이 우리에게 접근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