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길 웅 (본지 논설위원, 서강전문학교 학장)

요즈음 사람들은 너무도 인색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아마도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믿음의 신뢰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누구나가 건강하고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오래도록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인색한 생각 때문에 행복도 건강도 보람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자신이 번 돈은 자기 것이니 마음대로 써도 좋다는 생각은, 자칫 잘못하면 건강도 행복도 보람도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자가 말하기를 현대사회를 3M시대라는 말을 한다.

3M이란 대중전달(mass communication), 기계주의(mechnism). 송금주의(mommonism)를 지칭하는 말이다. 즉 현대인은 메스컴에 의한 획일화, 정형화가 되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잃어가며 메스컴의 홍수 속에 매몰되어 살고 있다.

또한 고도의 물질문명은 인간생활을 편리하게 하지만, 현대인들은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기계에 예속되어 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송금주의는 돈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돈을 사랑하며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도덕과 윤리를 망가뜨리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현실을 말한다.

성경에 말하기를 ‘돈을 사랑함이 일만 가지의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난다’(디모데전서 6장 9절)라고 하였다. 돈이란 본래 악한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돈을 어떻게 모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의 편이 될 수도 있고, 악의 편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지나치게 돈에 애착심을 갖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아서 이기적인 곳에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다. 물론 일상을 위해서는 마땅히 돈을 벌어야 하겠지만 분수에 넘치는 사치와 향락과 자신만의 만족을 위하여 돈을 탐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돈에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은 그 돈이 선 (善)을 이루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의 참된 가치와 선용(善用)의 방법을 아는 사람의 수중에 돈이 있을 때는 없는 사람의 양식이 되고, 목마른 사람의 음료가 되며, 헐벗은 사람의 옷이 된다. 그리고 또 억압받는 사람의 방패가 되고, 병든 사람에게 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돈의 가치를 남용하거나 돈의 위력으로 이웃을 업신여기는 태도는 독약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돈을 버는 방법에도 적법(適法)의 여부가 중요시되지 않을 수 없으며,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이웃과 사회발전에 유익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번 돈은 자신의 것이니 마음대로 써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문제가 있다. 우리가 일상을 위해 돈을 사용할 때 개인의 소유로만 생각하지 말고 사회의 공기 (公機)라는 관념으로 생각한다면 우리 사회의 공동운명체는 더욱 더 공존의 빛이 밝게 될 것이다.

그러나 향락과 퇴패풍조 또는 호화풍조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람에게 물질적 여유가 생기게 되면 즐기고 싶다는 생각은 자연스런 욕망이지만 지나친 쾌락주의에서 인색한 사고가 번져가게 되고 만다.

옛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것은 부족한만 못하다는 말이다. 제아무리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향락의 선을 지켜야 할 것이며 이웃을 위한 선용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상호간의 믿음과 신뢰가 회복되고 우리 사회의 공동체는 더욱 더 발전 되리라는 생각을 하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