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전라도 목포출신 김지하 시인은 譚詩 ‘오적(五賊)’을 발표하여 당시 정치사회적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의 詩 '오적'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군사 독재정권의 부정부패와 무능, 각종 폐해를 일제 때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에 빗대 작금의 ‘오적’을 ‘재벌-국회의원-고급공무원-장성-장차관’ 다섯 부류로 규정하고 풍자한 시였다.

김지하 시인은 그들을 다섯 도적으로 규정하고 각각 개견(犬) 부가 들어가는 한자를 써서 신조어를 만들었다.

“개 같은 오적(五賊)이 도둑질 시합을 벌인다”는 것이 詩의 내용으로 사회 고위층에 있는 이들 '오적'이 도둑질을 저지르며 부정과 부패, 탐욕에 빠져 나라를 말아먹는 행태를 신랄하게 꼬집고 비판했다.

그리 멀지않은 시절, 담양에도 ‘오포와 오적’이 있었다.

‘오포’는 말 그대로 거짓말, 소위 ‘포’를 밑도 끝도없이 해대는 다섯 사람으로 ‘거짓말 시합’을 벌이면 승부를 낼 수 없을 정도로 포꾼들이었다.

예를들면 A포는 “사냥을 나가면 공기총 한방에 산비둘기 세가마니를 잡고도 몇 마리가 남았다”고 포를 트는 꾼이고 B포는 술만 마시면 구구절절 거짓말을 해대는 포꾼, 백수건달 C포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자칭 박사 포꾼이다. 이들 오포는 밥 먹고 대문만 나서면 자기자랑 일색인 포꾼들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들 다섯을 ‘오포’라고 불렀다. 오포는 사람들에게 큰 해악을 끼치진 않아 애교로 받아주곤 했다.

하지만 담양의 ‘오적(五賊)’은 예나 지금이나 담양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암 덩어리다. 소위 지역의 원로와 지도자라 지칭하는 인사들 중, 여전히 상왕(上王) 노릇하려는 사람, 시도 때도없이 인사에 개입하는 사람, 지역발전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면서 파벌을 만들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암적인 존재들이 바로 담양의 오적이다.

이외에도 부정부패 단체장, 무위도식 無能 공무원, 이권개입 기회주의자, 소신과 원칙없는 해바라기 인사, 몰상식 無경우 마켕이 부류들이 담양의 ‘오적'의 부류에 속한다.

이런 담양의 오적은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거리를 활보하면서 자신이 최고인양 ‘꺼삐딴’ 행세를 한다. 이런 꺼삐딴 오적들이 여전히 부정과 부패, 탐욕과 무능으로 담양을 오염시키고 지역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어 걱정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지금, 이들 오적들은 무서운 것은 무서운 줄 알고, 뜨거운 것은 뜨거운 줄 알아야 하며 못된 짓을 하면 반드시 재앙을 받아 천벌을 받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중국 건국신화에 ‘삼황-오제’ 가 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건국되던 시기, 다섯 제왕은 덕망이 높고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어 나라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사회를 안정시켰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요순시대가 바로 다섯 제왕의 시절이다.

요순시대와 같은 理想사회는 못될지언정 이제는 담양에 ‘五賊이 물러가고 五賢이 출현’하는 그런 태평성대가 하루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과 같은 위선과 혼탁으로 점철된 담양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러줄 수는 없는 일이다.

진정 담양을 위하고 걱정하는 원로들이 이제 발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