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준 前대나무축제 추진위원장

우리조상들의 숭고한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민속줄 놀이는 우리의 명절 대보름을 전후해서 각종 민속놀이와 줄놀이를 하면서 자신들의 건강과 안위를 기원하고 협동심과 민족 단결력을 결집하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를 맞아 중단되었고 그 후 우리 담양에서는 대나무축제때에야 비로소 50년 만에 민속 줄다리기 놀이가 재연돼 그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담양군번영회장으로 있던 지난 2004년 제6회 대나무축제 추진위원장직 책임을 맡은 필자는 당시까지 관주도였던 대나무축제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여 많은 군민들이 직접 축제에 참여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민속줄다리기' 와 '대나무 소망등 달기' 를 축제 프로그램으로 신설하였다.

소망등은 담양에서 생산되는 대나무 제품으로 행사장 연도 곳곳에 소망등을 개첨하여 군민과 관광객들이 바라는 소망과 지역사회의 번영을 기원하며 축제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자는데 그 뜻이 있었다.

또한 축제 후에는 관광객들이 대나무 소망등을 이용, 크리스마스트리나 가정의 장식품으로 활용하여 '담양=대나무' 라는 홍보효과를 얻기위함도 있었는데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민속행사를 발굴하여 전승, 보전하는 차원에서 축제떼 복원한 줄다리기는 우리군 299개 자연마을 단위로 새끼를 꼬도록 하여 58m의 본줄을 완성하였고 아울러 마을마다 꼬아 모아진 15,000m의 작은 새끼줄로 암줄과 숫줄을 제작 연결하여 50m의 대형 줄다리기를 만들었다.

새끼줄은 담양을 상징하는 대나무와 12개 읍면을 부각시켜 색다른 제작 기법을 활용하였다.또한'고' 밑에 직경 8cm, 길이1m20cm 가량의 대나무 3개를 끼워 줄놀 이에 참가한 6개의 기를 꽂도록 하였고 12개 읍.면을 상징하는 옆줄 12개를 달아 좌우 24개 옆줄에 150명 정도의 선수가 참가하여 암.숫줄을 합해 총300명의 선수가 양편으로 나뉘어 힘을 겨루었다.

이 줄다리기에 모든 읍면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여 화합과 단결하는 협동심을 보여준 최대 규모의 민속 축제가 되었고, 당시 이런저런 신문과방송에서도 취재경쟁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대형 줄다리기도 처음 보는 것이지만 300명이 넘는 군민들이 마치 군무를 추듯이 "영차! 영차!" 밀고 당기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축제때 이렇게 호응을 받았고 민속 축제로 의미가 깊었던 '줄다리기' 가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지만 어느샌가 축제장에서 사라져 버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지역축제가 지역민들의 참여속에 단결과 화합,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공동체적 행사가 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줄다리기와 같은 군민들의 참여 행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줄다리기' 와 같은 범 군민 참여의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지난 2004년 제6회 대나무축제는 성황리에 이뤄져 다음해에 담양대나무축제가 '문화관광부 예비축제'에 선정되는 등 축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든 기틀이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