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호 편집국장

대나무축제 기간동안 담양의 명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 육중한 포크레인과 콘크리트 바리게이트가 점령하는 살벌한 풍경이 벌어졌다.
이유를 모르는 관광객들은 그 자체로 거칠고 거북스런 중장비, 콘크리트 방호벽 때문에 가로수길 명성을 뒤로한 채 의아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곤 했다.

담양군 건설과에서 중장비를 동원, 콘크리트 바리게이트 수십개를 가로수길 사거리에 설치하고 축제 기간동안 잡상인 수레가 가로수길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행한 조치였다. 가히 건설과 다운 발상(?)이었다.

명분은 가로수길과 관광객 보호였지만 결과적으론 가로수길을 찾아온 관광객을 쫒아버리는 '빈대잡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돼버렸다.

메타세쿼이아 울창한 거리 숲에서 호젓하게 산책을 즐기고 싶어 찾아 온 가로수길 입구에 포크레인과 콘크리트 방벽이 둘러쳐져 있으니 누군들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겠는가......관광명소 관리에 대한 담양군의 후진적 마인드의 일단을 그대로 보여준 조치였다.

아울러 금성면 소재지 구간 1㎞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70여 그루나 되는 나무가 새순이 돋지 못하고 앙상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지 한참이 지났다.

담양군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규명 못한 채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반적으로 가로수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이 발생한 가로수 구간에 대한 토양분석과 생장여건 조사 등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진단을 통해 처방이 이뤄져야 함에도 관리부서의 대책은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어쨌거나 이제 학동 구간을 비롯하여 금성면 소재지 구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살리고 죽이고는 담양군의 가로수정책에 달려있다. 군민들이 생명처럼 보듬고 지켜낸 가로수길을 관광명소로, 담양의 보물로 오래도록 보전하고 못하고는 온전히 담양군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