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섭(체육인,前담양군축구협회장)

올해로 서른 한해를 맞이한 담양선후배친선축구대회가 지역의 선후배간 화합과 우정을 나누는 좋은 만남의 시간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

먼저 올해 대회를 주최한 만우동우회 후배들에게 그 노고와 열정에 깊은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해마다 대를 이어가며 대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어려움속에 대회준비를 하지 않았나 싶다.

나라경제가 어렵고 지역살림도 변변치 못하다 보니 아마 대회를 추려내기에 많은 마음 고생도 했으리라... 그런 어려움속에 훌륭하게 대회를 치러낸 만우동우회 후배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돌이켜보면 31년이나 끊이지 않고 이어져온 선후배친선축구대회는 우리 담양만이 가진 독특한 ‘우정의 무대’로 다른 지역에 자랑할 만 한 대단히 의미있는 행사이다.

청년,장년팀으로 나눠 나이에 맞게 적절하게 팀을 구성, 선후배간에 우정을 나누며 축구를 즐기는 이 행사는 다른지역에서 부러워하는 담양의 대표적인 축구문화이자 체육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선후배친선축구대회를 통해 경향각지의 친구들과 선후배들을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기도 하고 그런 만남으로 인해 가끔은 서로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담양 사람들은 한결같이 선후배축구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운동장에 모여들어 한바탕 잔치를 벌인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운동장에서 선배는 후배를 배려하고, 후배는 선배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보이며 축구를 즐기는 모습은 마치 따스한 햇살이 두터운 외투를 벗게하 듯 선후배간의 情을 돈독히 하는 담양만이 가진 정말 자랑스런 선후배 문화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자랑스럽고 흐뭇한 선후배축구대회에 매년 참가하면서 항상 마음속에 간직해 온 한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내가 속한 죽향동우회는 올해 선후배축구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회 은퇴를 했다. 경기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이번에는 꼭 그 아쉬움을 털어버릴 제안을 하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0세까지 참가하는 장년팀을 해마다 운동장에서 그대로 떠나 보낼 게 아니라 은퇴하는 장년팀도 비록 축구는 아닐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계속 대회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예를들면 대회장 한켠에서 축구대신 ‘족구’를 해도 좋고 ‘풋살’을 해도 좋을 것이다.
비록 축구는 은퇴하더라도 함께할 수 있는 종목을 하나 만들어 번외경기를 즐기면서 후배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응원도 해주고 함께 어울리며 우정의 술잔을 나누는 자리도 좋을 것이다.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후배들이 꼭 귀담아 들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