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길 웅 (본지 논설위원, 서강전문학교 학장)

요즈음 우리가 쓰고 있는 말과 글들이 매우 혼란스럽고 어두운 단면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 간에 또는 특정한 직업이나 동호인들 사이에 오고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은어(隱語)나 속어(俗語) 또는 비어(卑語)의 말들이 많고,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글들이 광고지에나 약품의 설명문, 그리고 인터넷상의 댓글에도 수없이 오르고 있다.

말이나 글은 상대가 알기 쉽고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평상어(글)가 순수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나 글이나 말들에서 남을 비방(誹謗)하고 특정인을 모함하는 것은 심리적 폭력이 될 수 있으며, 공공의 적은 물론 흉기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느 평론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순수한 낱말들만을 나열하는 글보다는 새끼줄처럼 다소 꼬임새가 있고 미사어구가 들어가 있는 문장이 고소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순수한 낱말들과 대중들의 접근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더욱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 된다.

요즘 대중문학을 읽어보면 대중의 성격을 초월(超越)한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대중문학이란, 말 그대로 대중적이어야하고 보편적이어야하는데 기교를 너무 많이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사회에서 말과 글을 대표하는 것은 신문이나 방송 그리고 대중문학이다. 그러나 이러한 메스컴들의 활동을 보면 정선 (正選) 된 낱말이 결여되고 매우 현혹적이고 과장된 부분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나 대중문학의 짜임새는 흥미위주나 유혹적인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심지어 청소년들의 탈선(脫線)을 유인하는 지침서라는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중문학의 왜곡된 면을 책임 있게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파탄을 불러오고 내용이 탈선을 유인하는 장르가 있어도 그것을 직감하는 사람들도, 또는 사법적인 통제권을 가진 사람들도 문제의 실체를 제제 (制諸)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창작활동이나 읽을거리가 얼마나 있을까하는 우려가 크다. 일본의 한 여성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일본에 소개된 한국문학들은 대체로 흥미위주여서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토록 상업적 목적의 농도가 높게 되면 순수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순수성이 떨어지게 되면 읽을거리는 있을지 모르지만 청소년들의 탈선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대중문학은 흥미는 있으되 깊이가 약하고 세련미는 갖추었으되 상업적 추임새가 강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옛 말에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말이 있다. 무심코 던진 돌에 연못 속에 개구리는 죽음을 당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무심코 하는 말에 상대방과 대중들은 마음에 상처와 현혹되는 일이 많다.

그러므로 남을 헐뜯고 비아냥대는 악플 (댓글)의 장난은 절대적인 금물이 되어야 하고 대중문학을 집필하는 작가들은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문학의 장르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할 것이다.

우리사회는 너무도 많은 간접폭력이 난무(亂舞)하고 있는 현실이다. 간접폭력의 피해는 우리 모두의 피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왜곡이나 현혹되는 말과 글은 각별한 주위가 요망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