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길웅(본지 논설위원, 서강 전문학교 학장)

요즈음 지구촌의 위기를 느끼게 하는 재앙(災殃)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2008년에 일어났던 중국의 강진과 미얀마의 싸이클론 등 자연재해는 물론 식량부족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빈민국의 소수민족들이 하루에도 수백만 명씩이나 굶주리고, 죽어가는 현실이 지구촌 의위기를 증명하는 결과이다.

우리민족인 북한동포만 하더라도 세계시장의 곡물가격이 2.5배나 올라 노약자들과 빈민들이 아사(餓死)직전의 불행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세계경제가 힘들고 있는 상황에서 춘궁기(春窮期)를 맞게 될 북한 주민들의 사정이 딱하게만 느껴진다.

다시 미얀마와 중국의 재앙을 생각해보자. 당시의 두 나라의 재앙은 인명피해만도 엄청났지만, 재산피해는 천문학 수치에 이르게 되었다. 말 그대로 생지옥을 방불케 하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파괴와 수많은 생명체들이 죽음으로, 각종 괴질(怪疾)의 발생도 결코 두려운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이토록 지구촌의 위기상황이 식량부족으로부터 자연재앙이 일어나고 있는 세기의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들의 중심선은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에 들어와 현저하게 자원의 소비량이 급증했다. 세계적으로는 식량을 비롯한 각종 생필품이 부족하기 시작하여 몇 년째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에너지 소비량이 세계최고 수준에 있다는 것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30위권인데,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9위권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제품생산에 소비되는 에너지의 양은 이들 국가들 중 최고수준이라 한다.

다시 말해, 일정한 가격어치의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이 OECD 국가들 중 가장 많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생활소비량도 많고 제품생산에서도 그 생산비가 많다는 것은 제조과정에서 여러 조건들이 열악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특히나 화학제품이나 철강 및 비금속광물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1.5배정도가 높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정부는 에너지 절감에 대한 정책지원은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우리의 노동임금이 생산비의 상당액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기초자원의 생산이 전혀 없고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제품생산에 소요되는 에너지마저 많이 소비하고 있기에 국제적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그러기에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려면 국가차원의 정책지원이 필요하고 자원투입이 많은 산업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구촌은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앙은 물론 현실로 이어지는 자원의 고갈(枯渴)문제가 인류의 재앙을 지켜줄 기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촌의 재앙을 이겨내고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감운동은 물론 자연자원의 비축을 위해 소비를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