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읍면대항 배구대회 경기 모습

매주 목요일 죽향배구클럽 회원들이 담양동초 체육관에 모여 친목과 건강을 다지고 있다.

담양 체육의 미래를 짊어질 담양동초 꿈나무 배구 선수들

담양중 배구부 선수들이 연습 도중 잠시 포즈를 취했다. 뒷줄 맨오른쪽이 안성훈 코치.

우리고장을 빛낸 많은 체육종목 중 1976년 10월 서해준(현 담양군번영회장)씨를 초대회장으로 공식 출범한 담양군배구협회(회장 오오근)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1970년대는 전쟁과 혼란의 아픔을 딛고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자는 기치아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땀흘려 일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던 시기.

국내외적으로 초등학교 배구부터 시작하여 어머니배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배구의 저변확대가 이루어졌고 1980년대에 이르러 속속 착공되는 체육관 건립으로 완전한 실내경기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학교체육으로는 물론 직장체육으로의 붐을 일으키며 이제까지 축구, 농구에 밀려 왔던 관심을 배구에 머물게 만들었다.

특히 배구는 전국을 제패할 수 있는 유망 종목으로 각광받아 1992년 3월에 담양동초등학교, 1994년 9월에는 담양중학교에 배구부가 연이어 창단돼 전국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거머쥐며 두각을 나타내면서 우리고장의 명예를 드높이는 대표적인 체육종목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담양군배구협회 출범
우리군 배구는 6.25직후인 1953년 이후부터 학교에서 교직자·학생들 간에 성행하다 차츰 관공서로 확산되었다.

놀랄만한 사실은 당시 담양중학교에 배구부를 만들자마자 창단 첫해인 1953년 전남 대표로 제33회 전국체전에 출전하여 우승을 차지,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당시 출전 선수는 고광선, 오춘성, 임원주, 배순기, 국익현, 유수연 외 3명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담양읍 출신 임종순 선수은 영남상고 재학시절인 1966년 한일배구 교환경기에 국가대표로 출전하여 담양의 명예를 크게 선양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1976년 10월 1일 담양군배구협회는 승공회관(현 자유총연맹)에서 서해준씨를 초대회장으로 상임고문에 김성수, 명예회장에 유수연, 부회장 임종순, 정정남씨 등을 선임하고 공식 출범하였다.

▲배구로 담양체육의 전성기 이끌어....
담양군배구협회가 출범하자마자 이듬해인 1977년 제1회 직장대항배구대회를 개최하여 담양경찰서팀이 초대 우승의 영광을 안았고 같은해 10월에는 담양군체육회장기쟁탈 읍면대항 배구대회를 창설, 봉산면이 우승을 차지하며 배구가 지역의 대표적인 친선 체육종목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1979년부터 전남도민체전에 연속 출전한 담양 배구팀은 1984년 순천에서 개최된 제23회 대회에서 3위 입상을 시작으로 1992년 제31회 나주대회에서 5위를 차지하는 등 열악한 지역 체육 여건을 극복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나갔다.

또한 1985년 제6회 전남도 시군대항 배구대회 우승, 1997년 제29회 청호기배구대회 3위, 1998년 제9회 혜림배구대회 우승 등, 지역대회는 물론 전국 규모의 배구대회를 연달아 석권하며 우리고장의 대표적인 효자종목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최근 성적으로 작년 제47회 도민체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시한번 담양 배구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담양동초, 담양중 연속 팀창단
1990년대에 들어서 생활체육 배구대회가 전국 곳곳에서 개최되고 지금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타 시·군 팀들이 학교 배구팀을 육성, 두터운 선수층을 발판으로 무섭게 성장하며 배구계의 판도가 바뀌어 갔다.

이에 대응하여 담양 배구인들은 생활체육의 활성화와 지역의 미래를 위해선 엘리트 선수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십시일반 기금을 조성, 외부에서 코치를 영입해 1992년 3월 담양동초등학교에 배구팀을 결성하는 한편, 2년 뒤인 1994년 9월엔 담양동초 졸업생들을 모태로 담양중학교에 배구팀을 연달아 창설했다.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엘리트 배구육성을 기치로 한 담양 꿈나무 배구선수들의 활약은 기대이상이었다.

담양동초 배구팀은 창단 이듬해인 1993년부터 제5회 무등기쟁탈 배구대회에 참가하여 준우승을 시작으로 1994년 6회 대회와 1995년 7회대회 연속 우승 등 최근 대회에 이르기까지 무려 십여차례의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였다.

또한 전국소년체전 전남대표팀으로 활약한 2000년 제29회 대회 준우승 등 괄목한 만한 성적을 거두었고 2000년 7월에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재능기 배구대회에서 창단 7년만에 전국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눈부신 활약으로 학교와 고장의 명예를 드높여 왔다.

이뿐인가! 비슷한 시기에 담양중 배구부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빛나는 성적을 거두었다.

1994년 창단 첫해에 제19회 전남학생체육대회 준우승을 시작으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동대회를 4년연속 재패함은 물론 1998년 전국소년체전 은메달, 1999년 CBS전국 중·고 배구대회 3위, 2001년 전국 춘계 중·고 배구대회 우승, 같은해 4월 송원배 전국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우리고장 출신으로 국가대표로 활약했거나 현재 현역에 몸담고 있는 선수로는 1999년 유스대표 전수민(월산), 2000년 유스대표 이건호(수북), 2000년 꿈나무대표 이태성(담양읍), 2002년 17세이하대표 이명헌, 선연식, 2003년 청소년대표 최성범(담양읍), 2003년 꿈나무대표 김두수 선수와 2002년 프로팀에 입단하자마자 신인왕을 거머쥐며 이듬해 2003년에는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현재는 대한항공에서 주전으로 맹활약 하고 있는 강동진(봉산면) 선수 등이 있다.

▲배구사랑이 후원회 결성으로 이어져
담양군배구협회 전임회장인 김정조씨는 “오늘날 배구가 승승장구하며 담양의 대표적인 체육 종목으로 우뚝 선 데는 지역 체육인들의 배구사랑과 후원에 힘입은 바 컸다”며 배구협회 초창기의 빛바랜 사진첩을 꺼내 보이며 감회에 젖은 듯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김정조(전 배구협회장)씨를 초대회장으로 오오근(현 배구연합회장), 정금연, 국승철, 김종신, 김종복씨 등이 주축이 돼 1994년 4월 결성된 담양군배구후원회는 학교배구 육성금 지원과 우수선수 발굴 협조를 목표로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금하여 코치를 영입하고 운영 경비와 운동용품을 지원하는 등 지금까지 십수년에 걸쳐 담양동초, 담양중 배구부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인적·물적 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 이르러 후원회 바통을 이어받은 이진우 회장(진우네국수 대표)은 현재 “농촌인구의 격감에 따른 선수수급 문제와 재정적인 어려움이 겹치면서 학교배구 육성에 제동이 걸려 있는게 사실이다. 현재 동초, 담양중 배구부가 매년 선수 수급에 애를 먹고 있어 안타깝지만
후원회장으로서 역할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이진우 회장은 매년 학교 배구육성을 위해 적쟎은 사재를 털어 담양 체육발전에 크게 기여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생활체육 배구 활성화
“배구 해보셨나요? 안해봤으면 말을 마세요”

지난주 목요일 오후 2시 담양동초등학교 체육관은 배구공을 때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20여명의 선수(?)들이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잰걸음을 옮기며 볼을 쳐내기에 바빴다.

온몸은 이내 땀으로 뒤범벅이 됐다.

늦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죽향배구클럽은 매주 목요일 어김없이 체육관을 찾아 땀을 쏟는다.

죽향배구클럽은 교직, 공직을 퇴임하거나 현직에 재직중인 60세 환갑을 전후한 실버 배구단.
창단한지 한달만에 출전한 지난해 제1회 전남도지사기 생활체육대회에선 3위에 입상하는 저력을 발휘할 만큼 출중한 실력과 내공을 쌓고 있다.

클럽의 회원이자 담양군배구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오오근 회장은 “배구의 매력이라면 상대방이 받지 못하도록 공을 때려 득점을 올리고 어려운 공을 걷어낼 때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이 아니겠냐?”라며 “이것이야말로 배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쉽게 느낄 수 없는 경험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병창 전무이사는 “배구는 상대방과 몸싸움을 할 일이 없는 매우 신사적인 운동”이라며 “개인의 능력보다 팀워크를 중시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배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조 전임회장도 농촌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맞물려 젊은층들이 날로 줄어드는 요즘 세태를 걱정하면서도 “지역 체육발전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30대부터 50대까지 후배클럽이 만들어져 함께 지역 배구발전과 생활체육 활성화에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뜻을 전했다.

김관석 記者 kskim325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