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대학입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등교육에 관한 것이다.담양관내에는 담양고, 담양공고, 창평고, 한빛고 4개의 고등학교가 있다.

우선 고등 교육 문제를 다루기 전에 얼마 전 창평고를 전국명문고로 우뚝 세워놓고 정년퇴임한 ‘박형선 창평고 교장선생님이 지역신문인 담양신문에 인터뷰한 내용을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그분의 업적을 폄훼하고자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밝힌다.

단지 인터뷰 내용 중 일부가 앞으로 내가 쓸 내용과 관련이 깊고 지역교육에 대한 생각차이에 따라 그분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이다.

박형선 교장 선생님은 담양신문과 정년퇴임 인터뷰에서 “사실 창평고의 경우 담양지역 출신 중학생이 타 지역에 비해 성적이 다소 떨어져도 우선 선발하며 지역교육발전을 위해 나름의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치적 판단에 의해 자치단체 예산 지원이 제대로 되어오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박 교장선생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정말 커다란 오해이다. 난 민선 3기 당시 군수 비서실장을 하면서 지역교육문제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 특히 박 교장 선생님이 잘못된 정치적 판단이라고 말한 지역고등학교 예산 지원문제는 처음상황 부터 잘 알고 있다. 그 당시 담양고 출신이면서 담양고 선생으로 재직 중이던 양광섭 선생님과 담양고 교감 선생님이 비서실을 찾아왔다.

그 당시 지역교육에 거의 문외한이었던 나는 그 두 분의 지역교육 현실에 대해서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현실적으로나 논리적으로도 그 분들이 말씀 하시는 것에 동의 했다. 그리고 군수님에게 보고 했고 그 분들과 군수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면담 후 군수님이 관련부서와 깊이 상의하여 지원 금액이 결정되었다. 박형선 교장선생님이 오해 하고 있는 것처럼 전혀 정치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 진 일이 아니다.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 두 분이 그 당시에 했던 말을 기억을 더듬어 본다. ‘지금까지(2003년경) 담양관내중학교에서 상위 그룹 25%정도는 단 한명도 예외 없이 창평고에 진학한다. 다음 나머지 절반 정도가 담양고에 오고 나머지가 담양공고에 간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창평고는 타 지역 중학교에서 상위그룹 5% 안에 드는 학생들만 온다. 담양관내에서 5% 안에 드는 학생들은 그들과 경쟁이 되겠지만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타 지역 학생들의 상위권 대학 진학을 돕는 역할밖에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창평고가 명문대 진학률이나 4년제 대학 진학률에서 전국최고 명문고인 것은 사실이지만 전남대 이상 진학하는 것은 재학생의 절반이 안된다. 하지만 담양고는 중학교 때는 성적이 부족해 창평고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을 데리고도 현재에도 10명 이상을 전남대 이상으로 진학 시켰다.

만약에 담양관내 중학교에서 상위 10% 정도만 창평고에 가고 나머지 학생들이 담양고로 올 수 있다면 담양고는 지금 보다 훨씬 더 좋은 대학 입시 성적을 낼 수 있다. 담양고가 창평고 절반정도의 성적만 낼 수 있다면 담양학부모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굳이 대학진학을 위해 광주로 학생들을 전학 시킬 필요가 없다. 이것이 지역교육을 살릴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이 말에 담양군 교육 담당자들도 전적으로 동의했고 타 지역의 예를 살펴보았다. 여수, 순천, 해남 등 여러 자치단체가 관내중학교 출신 중에서 상위 10%~15%든 학생이 관내 공립 고등학교에 진학 하는 학생들에게 일정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담양군도 그 예에 따라 담양고에 그런 용도로 일정 장학금을 지원하게 되었다. 물론 나머지 3개 고등학교에도 담양군보다는 적지만 일정금액을 지원했다. 사실 창평고보다는 담양공고가 훨씬 불만이 많았을 것이고 그럴 만하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만 학부모들이 대학입시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제는 그러한 것을 떠나 담양공고에도 담양고 못지않은 지원이 되었으면 한다. 창평고나 한빛고 입장에서는 서운 할 수도 있지만 자치단체라는 것이 지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우선은 지역주민들의 자녀들이 가장 많이 재학하는 학교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담양고 선생님들이 말했던 것처럼 이 두 학교가 창평고 절반정도만 따라 간다면 담양 지역교육은 획기적으로 변화 될 것이다. 이 지원금제도가 현재 4년째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는 내 자녀들 경험으로 말하고자 한다. 그동안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내가 담양군에 근무하게 되면서 담양으로 주거를 옮겼다. 주거를 옮기려고 보니 광주에서 초중학교를 다니던 내 아이들이 제일 고민거리였다. 그 당시 내 두 아들 중 큰 애는 광덕중학교를 졸업하고 광덕고에 배치된 상태였고 둘째는 치평중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나 또한 타 부모들처럼 중고등교육만큼은 대도시에서 교육을 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담양고 선생님을 만나고 난 후 생각이 바뀌었다. 집사람과 애들의 동의를 어렵게 얻어 큰애는 담양고로 둘째는 담양중학교로 전학 시켰다.

그리고 벌써 4년이 지났다. 둘째가 이번에 담양고를 졸업하고 수시로 전남대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큰애는 작년에 전남대 국제학부에 들어갔다. 둘 다 담양고에서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둘 다 사교육걱정 한 번 안 시키고 수월하게 자기가 원하는 대학을 갔다. 물론 더 좋은 대학을 갔으면 좋겠지만 이정도로 만족한다. 광주에서 학교 다닐 때도 이 이상 갈 성적은 아니었다. 솔직히 전학시켜놓고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혹이나 애들이 잘못되면 모든 게 내 책임으로 돌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담양고가 변하고 있다. 올해 담양고 대학 입시 성적만보아도 알 수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언젠가는 상위 1% 이상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산다. 하지만 모두가 상위 1%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꼭 상위 1%만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미래는 다양하게 열려있다. 성적이 안 되는데 무조건 명문고나 명문대로만 진학시키려한다고 해서 자녀들의 미래가 밝아지는 것도 아니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그리고 지금 당장이 아닌 좀 더 멀리 보자. 조금만 고정관념을 바꾸어보자. 그러면 지역교육의 앞날이 밝아질 것이다. 자녀들 또한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을 잡을 수가 있을 것이다.

앞 上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지역교육에 대한 가장 문제점은 중등교육이다. 이 문제는 ‘지역교육을 위해 학교와 선생님들이 변해야 된다’ 편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다음편에‘지역을 위해 학교와 선생님이 변해야 된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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