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약품·건강기능식품·화장품·생활용품은 물론, 가축용 천연항생제에서 양식어류의 사료첨가제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프로폴리스(propolis).

러시안페니실린·천연페니실린으로도 불리는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여러 식물에서 뽑아낸 수지와 같은 물질에 자신의 침과 효소 등을 섞어서 만든 물질을 말한다.

무정면 오룡리에 터를 잡은 (주)호계농장(대표 장학록)이 프로폴리스로 벌꿀 가공 제품을 생산, 짭잘한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한국양봉협회 담양분회장 직함을 가지고 있는 장학록(70세)씨는 10여년 전, 3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노후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

-“양봉업계에 투신하게된 특별한 동기라도?”

“지인 중에 양봉업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가끔 놀러갈 때 마다 꿀을 얻어 먹곤 했는데 직접 벌을 키워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죠. 물론, 처음에는 취미수준이었는데 적성에도 맞고 혼자서도 크게 힘이 부치지 않을 것 같아 본격적으로 뛰어 들게 된겁니다”

-“양봉업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벌꿀이 진짜니 가짜니 진위 공방에 휩싸이고 유사 제품들이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1차 산업으로는 한계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2차 가공산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여야만 이 업계도 살아 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중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등에서 값싼 벌꿀들이 물밀듯이 쳐들어 오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지요“

-“그렇다면,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프로폴리스‘가 대안이란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과거 고소득 산업으로 꼽히던 양봉이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프로폴리스로 다양한 형태의 가공제품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꿀통을 ‘달러박스’라고 부를 정도로 양봉(養蜂)은 농가 소득에 큰 보탬이 됐다. 적은 돈을 투자해서 바로 현금화 할 수 있는 것으로 양봉만한 게 없었다.
하지만 벌꿀만 획일적으로 생산하는 양봉업의 특성상 시장확대에 정체를 보이면서 비인기 영농 품목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기자가 농장주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꿀벌들은 쉴새 없이 벌통을 드나들며 무언가를 방벽에 묻히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프로폴리스다”라고 했다.

프로폴리스는 적의 침입을 막는 성벽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다. 일벌이 여왕벌의 산란에 맞춰 방벽에 도포하는 것으로 외부로부터 유해성분을 막아주는 항균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피부병이나 종기, 천식 등에 효과가 크고, 항염, 항산화, 면역증강등의 효능이 임상실험을 통해 밝혀짐으로써 기능식품으로 인정받았고, 최근 웰빙열풍에 힘입어 건강식품 및 천연항생제로 각광받고 있다.

장 대표는 “BC 3천년 훨씬 이전부터 이집트에서 프로폴리스를 헝겊에 바르고 그 천으로 미이라를 감아 부패를 방지했다“며 ”박테리아와 미생물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조건인 습도와 32~35도C에서 3만 마리 내외의 벌이 밀집생활을 하는 데도 생명력을 이어 온 것은 바로 항균물질인 프로폴리스가 병원균과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감염을 예방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프로폴리스 가공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캡슐, 액상, 캔디, 치약, 비누, 미용용품등이 출시되어 있고 계속해서 구강청정제, 연고, 세제 등 새로운 상품들이 개발되고 있지요”

프로폴리스는 꿀통 1통에서 약 300g정도가 생산된다.
벌통 위에 모기장을 깔아 놓으면 벌이 빈 공간을 밀랍으로 섞고 프로폴리스로 막게 되는데 이것을 비벼 털면 프로폴리스가 추출된다.
최근에는 프로폴리스 채취기가 개발되어 생산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군 관계기관으로부터 특별히 지원 받는게 있나요?”

“농업기술센터(소장 장풍환)에서 최근 양봉육성사업의 일환으로 1천8백만원을 지원받아 관내
4개 양봉농가가 시범적으로 비가림 시설을 갖추었고, 세미나 등을 통한 정기적인 기술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영세한 양봉농가 입장에서는 행정당국의 이와 같은 배려가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농장을 경영하는데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요즘 농촌에는 대부분이 고령자이고 게다가 영세해서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는데도 큰 애를 먹고 있습니다” , “또한 밀원(蜜源)의 확보가 관건입니다. 가령, 꿀 중에서도 최고가 아카시아꿀입니다. 현재 생산되는 꿀의 약 80%는 아카시아꽃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아카시아나무는 소위 잡목으로 취급되어 함부로 베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아카시아나무가 목재로서는 최고급 수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헛개나무, 수유나무, 노간주나무 등도 보조 밀원수로서 각광 받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군에는 500여 양봉농가가 있고, 이 중 전업농가(50통 이상)는 30곳 정도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