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광주교육대학 미술교육과 교수, 무정면 성도리 거주)

군수님과 부군수님께 바랍니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아니 못 본척하려고 해도 담양군청이 저지르는 일이 너무 참을 수가 없어 글을 올립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담양읍의 진입로 중앙분리대 위에서 죽물을 불안에 떨며 옮기는 모습의 황금빛 조형물(?)들을 죽물박물관으로 이전하였으면 합니다.

제가 이런 불편한 제안을 내뱉는 것은 어제 담양군청이 한술 더 떠 담양군 홈페이지 입찰공고란에 공고하였다가 취소되었던 담양군 진입로의 죽물상징조형물 설치계획과 함께 입찰자격요건을 보면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지금은 전국에서 명물이 된 메타세코이아를 살리기 위해 저희가 이리저리 뛰고 있을 때, 그 당시 담양군청이 무엇을 하였습니까? 분명 그것은 의식이 살아있었던 몇몇 군민들의 사욕이 없는 열정으로 운이 좋게 보존이 된 것이 아니었습니까?

또 공고 앞 도로에 육교가설계획이 논의될 때 하지 말라고 조언한 사람도 군청직원이 아니라 저희들이었습니다. 만약 육교가 다른 도시에서 하는 것처럼 상투적으로 세워졌다면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담양진입로에서 중간이 가려 잘려진 추월산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만약 몇 년 후 또 그 조형물들을 저희 손으로 치우게 된다면, 이 일을 진행하였던 사람은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

저는 담양의 일을 할 때 평생 살아야 할 장소로 가꾸길 희망합니다.
참고로 제가 담양 관방제림 옆 조각공원을 조성할 때 그런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그 당시 함께 일했던 군청 문화관광과 직원들은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들에게 이 일이 떨어졌다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현 군수가 불미스러운 일에 처해 있더라도 본인이 열심히 군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해서 군수가 된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행동은 남습니다.

현재 진입로에 조성된 조형물들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담양의 진입로는 담양의 첫 인상이므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됩니다.

이렇게 요청합니다.
우선 담양읍 진입로의 조형물들을 죽물박물관 안으로 옮겨 새롭게 조성하고, 그 다음의 조형물설치계획은 여러 논의 과정을 거쳐 많은 담양군민들이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내용과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이것과 관련해서 담양군에 홈피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우여곡절 끝에 답변을 들었지만, 제가 제안을 하는 것은 군의 답변처럼 그런 형식적인 공모 내용과 절차 등을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질적인 내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담양군민과 외부인들에게 이번 문제의 조형물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고 설문을 돌리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만약 그 결과를 놓고, 과연 군청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제가 제안하는 것은 군청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접근한 것입니다.

다시 한번 정중히 제안합니다.
현재 담양진입로에 설치된 황금빛 조형물들은 질주하는 차량 속에서 너무 불안해 보이면서 조형 스케일과 수준도 너무 약해 보입니다. 전혀 그 장소에 맞질 않습니다. 그래서 죽물박물관으로 옮기고, 차라리 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에게 친근하게 남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획하는 것은 충분한 논의과정과 투명한 절차 속에서 접근을 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