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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칼럼] ‘무농약’ 넘어선 자연공생 농사로 도농순환 지향할 때박상일(전남시군지역혁신협의회 의장)
취재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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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8.20  10: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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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가고 있다. 지난 10년간 친환경농산물 재배 면적이 2배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농촌지역들도 친환경농업을 지역의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6월 필자가 중부지역 농촌활력증진계획을 심사해 본 바 대상 17개 시군 중 16개 시군이 친환경농업을 사업컨셉으로 설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친환경농업은 국제기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국제 기준은 유기농이지만 우리 기준은 유기농과 화학비료 농약의 사용 여부까지 혼용하고 있다. 즉 국내 친환경농산물의 95%가량을 차지하는 무농약, 저농약 농산물은 국제기준의 친환경농산물이 아닌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친환경 인증면적의 53%를 자랑하는 전남의 경우를 보자. 국제기준에 부합된 유기농업은 친환경 인증면적의 2%에 불과하고, 나머지 98%는 국제기준에 미달된 실정이다. 더욱이 이중 81%는 시장에서 일반농산물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저농약 인증이다. 저농약 인증은 행정의 보조지원을 받침목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를 친환경농업으로 분류하는 것은 대단한 무리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우리 친환경농산물에 국제기준이 적용된다면 어떻게 될까? 바람 빠진 풍선처럼 일대 혼란을 겪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외국 유기농산물 수입 범위가 확대 될 경우 ‘우리 농산물’의 선호도가 높았던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크게 동요할 가능성이 높다.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는 농민들의 가슴엔 불안감이 드리워져 가고 있다. 매년 친환경농산물 브랜드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지는 가운데 재배 농민들의 판로 경쟁은 날로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농업이 유혈경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현상이다. 친환경농산물의 시장이 열리고 돈 벌이가 되는 농사가 된다면 걱정할 바 아니지만 시장의 추세를 본다면 자칫 큰 혼란이 야기될 우려도 있다. 수많은 지자체들이 앞 다퉈 권장하고 있는 친환경농업이 뜨거운 감자가 될 성 싶다.


친환경농업의 블루오션

레드오션으로 치닫는 친환경농업을 블루오션으로 변환시킬 방법은 뭘까?

첫째, 지역환경에 부합된 자연공생형 농업을 지향한다. 지금의 친환경농업은 비공해 또는 저공해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당 수 소비자들이 무농약 농산물이 유기농산물보다 더 좋은 것으로 오인하는 우스꽝스러운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비공해, 저공해는 우리 사회의 15년 이전의 관심사였다. 여수 화학공단의 대기오염이나 낙동강 페놀사건과 같은 공해문제는 우리 사회의 철지난 이슈다. 지금 친환경농업 정책은 15년 전 소비자 의식에 맞춰진 것이나 다름없다. 오늘날 친환경농산물 소비자들의 트렌드는 생태나 자연공생이다. 습지, 숲에 대한 관심도가 증대되고,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개념을 선호하는 추세다. 때문에 친환경농업은 시대 트렌드에 부합된 생태나 자연공생형 개념으로 바뀌어야 옳다.

둘째, 사회순환과 도농연대를 지향해야 한다. 올 상반기 한국 사회를 강타한 '쇠고기 촛불사건'은 우리 농업의 위기와 기회의 단면을 보여줬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가 위기의 단면이라면, 좋은 먹거리에 대한 우리 사회 안의 높은 연대의식은 기회의 단면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개념의 웰빙 트렌드를 넘어 더불어 잘 먹고 잘 사는 개념의 로하스 트렌드로 진입하는 모양이다.

따라서 친환경농업은 농촌마을-소지역-지역 대도시로 이어지는 사회 선순환구조와 연동시켜야 한다. 마을과 지역단위 자원을 복ㆍ융합하는 일이나 로칼푸드 등이 필요 요소다. 또한 친환경농업은 소비자를 뜨내기 손님으로 취급하는 마케팅 방식을 벗어나 교류와 연대를 수반한 관계마케팅을 지향해야 한다.

이 밖에도 친환경농업 정책은 농민들의 자주의식을 불러일으킬 상향식 농정으로 탈바꿈해야 하고, 지역환경에 부합된 경작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친환경농업은 어쩔 수 없는 시대 추세로서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다. 그러나 개념 없는 친환경농업 정책은 농민들을 사지로 내 모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젠 친환경농업이 국제기준과 소비자의 트렌드에 부합되고, 농민에게 희망을 주는 블루오션 농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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