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타 지자체 죽제품 생산 및 판매 현황 - 광양시, 사천시, 진주시를 중심으로

대나무 하우스로 富를 만드는 양원직씨

“죄송합니다. 제1회 정남진 물의축제 준비를 위해 시간을 낼 수가 없네요. 미안하지만 거래처에서 전화가 오는데 조금 있다가 다시 한번 연락주시겠습니까?”

“네. 그러면 30분 후에 전화 드리겠습니다”

1시간쯤 지나서 통화가 재개됐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곡성에서 견적서를 넣어 주라고 해서 제때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대나무 원두막 초가집으로 하루를 48시간처럼 살고 있는 금정무역 양원직 대표를 만나기 위해 10여 차례의 전화 섭외 끝에 겨우 곡성군 죽곡면 봉정마을에서 만난 양 대표는 구릿빛 피부에서 현장을 중시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꼼꼼하게 자재를 하차하는 것을 진두지휘하는 것도 모자라 화물 트럭에 직접 올라가 직원들과 함께 능숙하게 작업을 하던 양 대표는 틈틈이 자신의 대나무 초가집 장점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대나무 원두막 초가집은 수년전 필리핀을 갔을 때 현지 주민들이 대나무를 활용해 집을 짓는 것은 물론 집안 가재도구며 생활용품, 악기와 아이들 장난감 등 거의 모든 것을 대나무를 이용하여 삶을 꾸려 나가는 것을 우연하게 발견했다는 것.

특히 대나무의 내구성은 물론 휘는 성질을 이용하여 대나무 가옥에 예술적 가치까지 부여하는 모습에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 단순하면서도 기능성을 부여하고 전통과 현대적 미가 어우러진 대나무 원두막 초가집 연구에 몰두한 끝에 조심스럽게 지난해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양 대표는 대나무 원두막의 성공은 홍보에 있다고 여기고 광양시에 전시장을 마련한 것을 비롯 많은 이들이 찾는 지자체 축제 현장을 홍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무료로 원두막을 설치해주면서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에 자신감을 얻었다.

이에 양 대표는 올 초 하동에서 열린 국제차문화축제에 원두막을 설치, 축제 안내의 전초기지 역할은 물론 피곤에 지친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되어주는 등 틀에 박힌 몽골텐트와 행사용 천막에 길들여진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데 이어 제1회 정남진 물의 축제 주행사장에 당당히 자신의 대나무 하우스 10개를 입성시키는 등 성공 가도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그가 세상에 선보인 대나무 하우스는 4가지로 집약된다.

시골 평상형 대나무 원두막은 옛날 시골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었던 평상과 소담스런 초가집을 합친 형태로 아름다운 대나무 향을 만끽 할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대나무로 만든 조명등에 대나무 테이블까지 갖추고 있어 전원주택이나 가든, 펜션, 공원 및 전망대, 민박집에서 사용하거나 카페, 주점의 실내 인테리어로 각광 받고 있다.

또한 9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도록 편안함과 간편함이 장점인 의자형 대나무 원두막도 야외식당, 별장, 골프장, 버스승강장, 공원, 산책로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으며 룸과 의자형을 합친 형태인 원룸 대나무 초가집의 경우 룸 실내에는 대나무향이 물씬 풍기는 대나무 침대와 대나무 창이 설치되어 있어 주로 계곡, 해변, 휴양림, 민박 등 가족단위 휴양지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양 대표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2테이블 대나무 초가집은 18명이 넉넉히 앉을 수 있는 의자형으로 식당, 야외공원, 각종 축제현장에서 많은 이들을 수용 할 수 있어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데 주문시 3-4테이블 초가집 제작도 가능한 것이 최고의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양 대표의 대나무 원두막 초가집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웰빙 시대를 맞아 부채 모양의 지붕은 야자수 잎으로 차곡차곡 엮어 방수 방열 효과가 크며 10년 이상이 되어도 썩지 않는데다 기둥은 단단하기로 유명한 야자목에다 하동 産 맹종죽으로 마감처리를 하여 장기간 야외에서도 썩지 않으며 사용하면 할수록 더해지는 자연미가 빼어나다”고 제품의 특징을 소개했다.

또한 강한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완벽한 기초와 대리석 돌받침을 함께 설치시 한 채의 초가집이 완성되며 여기에다 투명 천막과 모기장까지 더 할 경우 비, 눈, 강한 바람으로부터 안전할 뿐만 아니라 모기, 파리 해충까지 막아준다는 것.

양 대표의 말을 경청하고 있던 봉정마을 주민들도 대나무 초가집 장점에 대해 가세했다.

오늘 시공하고 있는 원두막도 당초에는 내구성을 생각해 시멘트로 만들고 적당히 기와로 지붕을 씌우려고 했는데 전국 어디가나 똑같은 것으로는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가 없다는데 공감, 색다른 것을 모색하다 한 회원이 순천시에 자리한 음식점에 설치된 대나무 초가집을 보고 수소문 끝에 설치하게 된 것이고 자신들의 판단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지원 유세에도 불구하고 양 대표는 대나무 초가집의 단점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대나무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대나무를 자연에서 건조하여 갈라짐 현상을 사전에 막은 후 도포 작업을 통해 매끄러움을 더욱 살리는 작업들의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하는데다 대나무 마디마디를 퍼즐처럼 맞춰 시공하여 마치 하나의 대나무로 만든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시공 기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숙제라고 진솔하게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사업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 중 올해 대나무축제장에 자신의 대나무 원두막을 설치코자 축제 관계자와 타진하던 중 지역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 받은 것에 대해 “대나무 고장인 담양에서 열리는 대나무 축제에 대나무에 관한 모든 것이 함께 소개되는 것이 관광객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대나무의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알리는데 보탬이 될 텐데 공무원들의 편협적인 사고방식에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고 소회했다.

양 대표는 “하지만 대나무 고장 담양에 자신의 제품을 알리고자 차량 소통이 많은 백동사거리 인근에 제품을 전시하고 있는 것을 비롯 지붕을 대나무로 재구성한 제품을 담양군에 납품하기 위해 제작하고 있다” 며 대나무의 메카인 담양에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나무 사랑은 확신을 토대로 한 것으로 끊임없이 울려대는 문의전화가 이를 반증하고 있고 사용하신 분들로부터 재구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분명 대나무는 斜陽産業이 아니고 블루오션 산업이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대밭을 生金밭으로 가꾸는 사람들

사천대교를 건너 사천시 서포면과 곤양 인터체인지 사거리를 지나 다솔사(多率寺)로 향하는 도로의 곤양면 서정리에는 '비봉내 팜스테이'가 있다.

비봉내 팜스테이는 대나무 숲길을 산책하고, 댓잎으로 만든 차를 마시고, 대나무로 만든 놀이기구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국내에서는 唯一無二의 장소이자 숙박을 하며 영농, 농촌문화 체험과 지역 축제 등에 참가할 수 있는 마을을 말한다. 즉 농촌, 문화, 관광을 한 곳에서 동시에 할 수 있는 마을인 셈이다.

10시부터 개장한다는 공지에 따라 한참을 기다리다 시간이 되어 그리 가파르지 않은 오솔길로 접어들자 강민규 비봉내 마을 사무국장이 감나무 그늘에서 반갑게 맞이한다.

사람 좋게 생긴 강 사무국장은 “비봉내마을(http://www.bamboo.co.kr)의 근간을 이루는 맹종죽림은 1만여평으로 마을 대표인 강태욱 촌장의 부친인 강춘성(전국농업기술자협의회장, 前. 전국농민단체협의회장, 前. 경남도의원)씨가 '농민은 농촌에 살아야 한다'는 소신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地力이 좋은 산에는 밤나무를 심고 척박한 땅에는 대나무를 심는 것이 좋다’고 여겨 1965년 거제시 하청에서 2000여 그루를 굴취하여 옮겨 심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비봉내 마을의 탄생 비화에 대한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노력이 발판이 되어 현재는 지름 20㎝를 훌쩍 넘는 죽림을 따라 조성된 1.4km의 산책로 에서 대나무 숲 해설사 들로부터 대나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대나무의 종류와 효능, 대나무 숲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및 과학적 접근법은 물론 대밭에서 함께 자라는 식물들에 대한 설명에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죽림욕도 하며 배움도 얻는 시간이 이어진다”고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으로 대화를 이끌어 갔다.

그는 이어 “죽림욕을 마친 가족단위 일행 중 부모들은 山竹으로 따스하고 향기로운 대잎차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음용하고 있으면 자녀들은 대나무 피리, 바람개비, 물총 등 다양한 대나무 장난감을 만들어보고 자신이 만든 피리는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등 성취감을 북돋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대나무 하키와 굴렁쇠, 활, 도리깨, 시소, 그네 등 온통 대나무로 만든 전통놀이 도구들이 갖춰진 곳에서 가족들은 굴렁쇠를 굴려보기도 하고,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려보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그 다음에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격언에 따라 1인당 1만원의 대통밥 정식과 여기에다 댓잎을 먹여 자체 농장에서 사육한 염소고기를 별도로 제공하여 색다른 맛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봄에 채취한 죽순을 염장한 것을 재료로 만든 죽순된장 정식을 1인당 5000원에 제공하고 있다”고 먹거리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다만 식당이 상설로 운영되지 않는데다 먹거리 대부분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한꺼번에 많은 이들이 집중될 경우 체험에 지장을 초래 할수 있어 예약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봄에만 한정적으로 이뤄지는 체험이지만 대나무 수액 채취를 해볼 수 있다.

연간 3-5톤을 채취한 대나무 수액은 대나무의 생육에 필요한 무기물, 아미노산, 당류 등 각종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어 식·음료로 가치가 높으며 고로쇠 수액보다 칼륨은 최고 6배, 마그네슘은 50배가 함유돼 있어 미백 화장품 원료와 주방 세제 원료로 납품하고 있는데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고추장과 된장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밖에도 팜스테이에 참여하면 인근에 위치한 다솔사를 해설과 함께 돌아보고, 별주부전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비토섬에서 굴 구이도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인도 탐험, 소라를 비롯해 게· 고동 잡기, 대나무 뗏목타기 등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고 무궁무진한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를 이어가는 강 사무국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비봉내 마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농촌체험 프로그램은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극히 농촌적이다”며 “여름철에는 고추, 옥수수, 깻잎따기, 딸기· 방울토마토· 포도 따기 체험을 비롯 가을에는 밤 줍기와 군밤 굽기, 겨울이면 마을 노인당과 연계한 허수아비 만들기, 경운기 타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민들에게 농촌의 현실을 알리고 있다”고 강 사무국장은 힘줘 말했다.

이같은 현장 체험학습은 사천체험학습연구회와 비봉내 마을이 공동기획하고 공동 진행하는 것이다. 즉 공급자와 소비자가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고 분기별 회의를 통해 개선책과 미비점을 보완함에 따라 항상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마르지 않는 샘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 비결을 공개했다.

예를 들어 유아용 프로그램의 경우 카레밥과 자장밥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하고 있는 것을 비롯 식기의 다양성을 추구한 것도 현장의 목소리를 학습에 반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산물이 대나무를 직접 만져보고 대나무의 생태를 알 수 있도록 한 대나무 숲 산책, 대나무 활쏘기·투호·죽마타기 등 대나무 전통놀이·흙과 놀기 힘든 어린이들이 흙을 만지고 몸에 발라 보면서 즐기는 흙놀이·짚으로 새끼를 꼬고 말과 사람을 만드는 짚풀놀이· 대나무 속이 빈 원리를 이용한 대나무 피리와 대나무 울림통 및 미니 대나무 지게 만들기 등이 고심한 끝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외에도 어린이들이 산에서 나무를 해와 직접 가마솥에 밥을 하는 것을 비롯 무릎 정도의 도랑에서 피라미와 다슬기를 잡고 먹어보는 물놀이 체험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무인도 탐험도 더해졌지만 조류 독감으로 인해 인기를 끌었던 유정란 줍기와 이용이 적은 찜질방은 폐지했다.

이처럼 많은 인기 프로그램으로 인해 비봉내 마을은 마을의 성공 사례를 배우려고 하는 타지자체의 벤치마킹 행렬이 1년에 5-10회에 달하고 연간 10회 이상 텔레비전·신문·잡지·농협 홈페이지 등 각종 미디어에 소개된 것을 비롯 사천 와룡문화제, 경남 필엑스포, 내나라 여행박람회, 도·농페스티벌, 대한민국 지역홍보센터 같은 축제에 참가하여 자신들을 널리 알리는 홍보에 힘입어 지난해에만 유료 입장객만 1만5500여명에 달하고 무료 까지 더할 경우 2만명이 방문했다.

비봉내 마을의 성공 동력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을 이어 가던 강 사무국장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그늘이 드리워진다. 단점과 개선책을 질문 하려던 의중이 읽힌 것 같았는데 맞아 떨어졌다.

강 사무국장은 “비봉내 마을을 비롯한 전국 1000여 농촌체험 마을과 전통체험 테마마을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점이지만 고령화된 농촌의 여건은 고려하지 않고 2억여원의 지원된 예산으로 마을회관 증축이나 교량 정비, 마을 안길 포장 등 환경 개선에만 치우쳐 종국에는 소수만이 사용하는 것들로 전락할 것이다” 며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할 부문에 투자 하지 않은 것들이 차후에는 발목을 잡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비봉내 마을의 경우 방갈로, 팬션, 황토방 등 쾌적한 숙박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절대적 인프라 부족과 함께 비좁은 주차장 확충 및 사천에 청소년 수련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청소년 수련을 타 시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해당 지자체의 외면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고 말했다.

강 사무국장은 이같은 난제를 풀어가기 위해 “우주항공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는 관광객들을 수용코자 18만평의 평지에 조성된 녹차원, 최근에 조성된 캐러비안온천과 워터파크와의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어 갈 계획이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때 마침 부는 산들바람에 일렁이는 대숲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맞다. 맞아. 대나무에 희망이 있다”고 속삭이는 것처럼 들린다.

대나무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사람들

남편은 물론이고 아들, 딸 등 일가족이 대나무 숯에 미쳐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보림산업은 진주시 대곡면 농공단지에 자리하고 있다.

농공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이 한가로운 반면에 보림산업은 둔탁한 기계음과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사무실도 마찬가지 일 정도로 10여분 동안 기다린 끝에 겨우 눈인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활기가 넘쳐난다.

회사 일로 자리를 비운 한상경 대표와 한 대표의 영원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대나무숯 전도사’라는 닉네임으로 이름난 박득자씨에 대한 성공 스토리를 회사 관계자로부터 간접적으로 듣게 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홍보물을 건네며 공기 및 수질 정화·탈취·제습·항균·해독·전자파 차단 등 대나무숯의 기능성을 설명한 후 ‘대나무는 산업화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하는 모습에서 ‘명장밑에 약졸 없다’는 말이 불현 듯 떠오른다.

회사 관계자는 보림산업에서 생산하고 있는 대나무 죽초액을 비롯해 대나무숯은 생활용품과 〈참이슬〉 〈에쎄순〉 등 소주와 담배·정수기 업체에도 대량으로 납품함으로써 창업 10년 만에 매출 100억원대를 자랑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케 한 원동력인 박득자 을지엔텍 대표에 대해 존경심에 가득 찬 눈망울로 설명해 갔다.

박 대표는 30년 전만 해도 대나무밭을 갖고 있으면 ‘부자’였지만 값싼 중국산 죽순과 바구니 등 대나무 가공품 수입이 크게 늘고 한편으론 플라스틱 제품이 일반화되면서 대나무 숲을 수입원으로 하던 농가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됐는데 박씨도 그중 한명이었다는 것.

211만2000㎡의 대나무밭을 포기할 수도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대나무도 참나무처럼 구우면 숯이 될 테니 숯으로 팔아보자”는 남편의 제안에 대나무숯을 만들기 까지 2년간의 노력 끝에 성공했고 1998년 대나무숯 가공업체인 보림산업을 창업하면서 여성 벤처기업인·신지식인 등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그해 방송 매체를 통해 소개돼 대나무숯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났고 곧바로 ‘진로’와 미네랄 소주 계약을 하게 됐으며 새집증후군 문제와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나무숯을 이용한 비누·베개 등 생활용품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보림산업은 수십종의 대나무 가운데 3년 이상 자란 국내산 맹종죽만을 사용하는데 맹종죽은 다른 대나무숯에 비해 탁월한 기능성을 갖고 있다” 며 “참나무 숯을 만들려면 벌목을 해야 해 복원이 어렵지만 대나무는 죽순 1개를 자르면 죽순 3~4개가 올라오고 3년이면 충분히 자랍니다. 그러니 대나무밭 이야말로 ‘돈밭’이 아니고 뭡니까?”라고 되려 반문한다.

그는 이어 “대나무숯의 수요는 앞으로 훨씬 늘어날 것인 만큼 방치되고 있는 많은 대나무밭의 관리와 조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죽림(竹林)농가들에 대한 벌채 및 기계화 지원이 시급하다” 며 “국산 대나무숯을 가지고 세계적으로 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박 대표의 생각은 직원들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또 박득자 대표에 대한 신조에 대한 질문에 “회사 홈페이지에 답이 있다”고 소개했다.

가장 눈에 먼저 들어 온 것은 ‘미쳐야 성공한다’이다.

농업의 미래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 이들이 많으나 박득자 대표는 한 가지 일에 ‘올인’해야 그 자리에서 빛을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꿈속에서도, 병상에서도 박 대표는 언제나 ‘대나무 숯’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농촌에서 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오히려 한 가지 일에 미쳐보면, 도시보다 농촌이 성공할 무한한 잠재 가치가 있다”는 말에서 힘을 얻는다.

뒤를 잇는 것이 ‘꿈속에서도 일하라’로 24시간 ‘대나무 숯’ 생각만을 하고 사는 박득자 대표는 꿈속에서도 일을 해 초창기에는 사람들로부터 “저 여자는 숯에 미친 여자야”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위기는 겪어야 할 과정이라 생각하라’로 위기를 겪을 때 성공하는 사람은 다르다. 살면서 사람은 누구나 위기를 겪으나 그 위기를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그 위기를 자성의 기회로 삼고, 그 위기를 통해 더욱 성장한다.

박 대표 역시 감내 하기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좌절하지 않고 모두 성장의 계기로 삼아 대나무 숯에서 검은 진주를 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특히 보림산업이 대나무숯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이웃나라 일본의 최고급숯인 비장탄(備長炭)과 회사에서 생산한 숯을 비교해보면 비장탄(졸가시나무 백탄)의 경우 흡착력이 2-5제곱미터/g인데 반해 약 800℃의 고온에서 구운 대나무숯은 400-600제곱미터/g로 비장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놀라운 흡착력을 갖고 있다.

이는 고온에서 탄화된 다음 숯가마 밖에서 급랭되어 조직이 밀착된 백탄보다는 고온에서 탄화 된 후 천천히 냉각된 대나무숯 쪽이 다공질이 되어 흡착력이 커지지 때문이라는 과학적 근거도 한몫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대나무숯 특허를 얻은 보림산업은 대나무숯, 대나무활성숯, 건강 및 미용 제품을 3대 중심 사업으로 정한후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연구와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데 다용도 대나무숯·베개·방석·깔창·건강주머니·냉장고탈취용 대나무숯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건강과 만족감을 주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회사 관계자는 “보림산업 임직원들은 대나무의 곧은 자태처럼 원칙을 지키고 쭉 뻗은 기상처럼 정진하여 늘 건강한 자연, 건강한 사람, 건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정종대· 서영준 記者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