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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因果應報”
한명석 국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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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6.30  09: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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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군수가 민선4기 군수 취임 2년 만에 뇌물수수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지역의 수장인 군수가 각종 비리혐의에 연루돼 검찰에 구속된 사실은 지역의 수치요 5만 군민의 긍지와 자존심을 짓밟은 부끄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군수의 지난 행적을 돌이켜보면 이같은 결과는 그다지 놀랍지도 않은, 아니 이미 예견된 사실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이 군수 본인과 가족은 수억원대의 채무에 시달리고 있었으면서도 유권자인 주민들에게 이를 감추기 위해 선관위에 재산관계를 허위로 등록하고 선거공보에도 빚이 없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했다. 당시 이 군수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였고 상당수 주민들은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이 군수의 말을 믿었다.

운 좋게 이같은 사실이 감춰진 채 선거에서는 당선됐지만 취임 1개월여 만에 본지 보도를 통해 재산관계 허위등록 사실이 들통 나면서 이 군수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상대후보비방죄로 고발돼 기소됐다.

사건의 사안에 비추어 당시 당선무효 형이 예상됐던 이 군수가 법원으로부터 벌금 80만원을 선고받고 군수 직을 유지하게 되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군수가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이르는 동안 어마어마한 돈을 변호사 비용으로 쏟아 부었을 것이라는 입소문이 파다했다.

수억대의 채무에 시달리던 그들에게서 이런 돈이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에 대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별의별 소문을 다 만들어 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소문 중 하나가 바로 인사비리 의혹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군수가 됐으니 빚 갚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미 그 때부터 지역민들은 오늘의 이 상황을 충분히 예견했을 터이니 작금의 상황이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군수 취임 후 승진한 사람들 중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일부 사무관은 검찰 수사에서 그 돈은 뇌물이 아니고 그냥 빌려준 돈이라며 증거로 차용증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래서인지 요즘 공무원들 사이에서 이들을 빗대어 ‘利子사무관’이라는 우스개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돈을 빌려주고 利子 대신 승진했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그들만이 아는 또 다른 내막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줄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또 인사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아 전달한 혐의로 이 군수의 친형과 아들이 구속됐고 청탁 대상자는 버젓이 특채를 통해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도 정작 이 군수 자신은 깨끗하다고 강변해 왔으니 이 또한 앞으로 전개될 검찰 수사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공무원 일각에서는 “사돈에게까지 돈을 받았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돈을 받지 않았다면 그 말을 누가 믿겠느냐?”며 “차제에 검찰이 민선4기 들어 특채된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도 철저히 해서 만연된 인사부조리를 뿌리 뽑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원로 한 분이 이 군수가 당선자 시절에 관급자재 납품과 관련해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원로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군수가 올바른 길을 가지 못하면 꾸짖고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지역의 원로가 거꾸로 군수에게 뇌물이나 전달하면서 범죄행위를 조장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원로 자격이 없다. 이권을 위해 앞뒤 분간 못하고 달려드는 협잡꾼에 다름없을진데 더 이상 존경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이 군수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뒤집으면 항상 입버릇처럼 이야기해왔던대로 자신은 깨끗한데 자신을 음해하는 세력이 거짓으로 만들어낸 사건이라는 주장과 진배없다.

죄는 지은 데로 가고 덕은 닦은 데로 간다는 말이 있다. 이 군수가 아무리 부인을 거듭해도 이번 비리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누구의 탓도 아닌 분명 본인의 잘못된 처신으로 인한 自業自得이요 事必歸正이자 因果應報에 다름 아니다.

조계종 종정을 역임했던 성철 큰스님은 法語를 통해 ‘인과응보(因果應報)’를 이렇게 표현했다. “만사가 因果의 법칙을 벗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어 무슨 결과든지 그 원인에 비례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것이 우주의 원칙이다. 콩 심은데 팥 나고 팥 심은데 콩 나는 법 없나니 나의 모든 결과는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를 맺는다. 가지 씨를 뿌려놓고 인삼을 캐려고 달려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분명 미친 사람일 것이다. 인삼을 캐려면 반드시 인삼 씨를 심어야 한다. 모든 일이 다 내 因果 아님이 없나니 추호라도 남을 원망하게 된다면 이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며 이같이 못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모두 내가 지어 내가 받는 것인데 누구를 원망한단 말인가. 만약 원망한다면 이는 맑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울면서 거울 속의 사람을 보고는 웃지 않는다고 성내는 사람과 같다. 또 몸을 꾸부리고 서서 그림자보고 바로 서지 않았다고 욕하는 사람과도 같다. 이런 사람을 어찌 어리석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만사가 前生이건 今生이건 다 내 因果인줄 깊이 믿어 남을 원망하지 말고 자기가 더욱 노력하여야 할 것이니 이래야 因果를 믿는 사람이라고 이름 할 것이다. 털끝만큼이라도 남을 해치면 반드시 내가 그 해를 받는다. 만약 今生이 아니면 來生 언제든지 받고야 만다. 그러므로 나를 위하여 남을 해침은 곧 나를 해침이고 남을 위하여 나를 해침은 참으로 나를 살리는 길이다.”

이 군수는 인사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4월 중순, 도민체전참가선수결단식과 노인회 정기총회 등 공식석상에서 검찰수사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깨끗한데 지역의 유령단체와 모 지역신문이 나를 음해해 빚어진 일이다”고. 앞으로 이어질 검찰수사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한명석(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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