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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스포트라이트’
한명석 국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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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6.19  11: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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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한 드라마에 푹 빠졌다. MBC 수목드라마 ‘스포트라이트’다. 그래서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저녁 약속을 하지 않는다.

내가 이 드라마에 푹 빠진 이유는 드라마의 배경이 기자들의 일상생활을 담고 있어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동질감 때문인 것 같다.

스피디한 전개는 물론 리얼한 소재를 선택한 점은 이 드라마의 장점이자 시청률을 제고시키는데 한몫 단단히 할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특히 지난 11일과 12일 방영된 내용은 마치 나와 우리 신문에 몸담고 있는 기자들의 입장과 너무 흡사해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를 눈여겨 지켜보게 했다.

이날 방영된 내용은 이렇다. 신도시 개발과 관련된 법을 입안했던 한 국회의원이 피습된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단초로 주인공인 서우진 기자는 신도시 개발 예정지를 찾아 취재를 하던 중 개발회사인 대기업의 불법행위를 알게 되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대기업의 비리를 취재해 보도하려 한다. 이를 눈치 챈 대기업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방송국에 압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기자의 집에까지 찾아와 협박과 공갈로 보도를 막으려 한다.

방송국 최대 광고주인 이 대기업의 비리를 보도할 경우 막대한 경영상의 손실이 올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보도국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보도국장은 보도를 결심한다.

결국 이 회사의 비리는 보도가 되었지만 서우진 기자는 이내 곤경에 처하게 된다. 대학방송국에서 같이 일했던 절친한 선배를 회유해 명품가방을 선물하게 하고는 곧바로 다른 신문을 통해 서 기자가 뇌물을 받고 보도를 했다는 기사를 내보내 함정에 빠뜨린다. 이와함께 이 회사의 모든 광고를 취소하고 언론중재위원회와 방송위원회에 제소한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서 기자의 선배로부터 “회사의 지시를 받고 일을 꾸몄다”는 고백을 담은 테이프를 입수한 방송국은 이를 보도하지 않고 테이프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모든 제소를 취하하고 서 기자는 곤경에서 빠져나온다.

나는 이 드라마가 종료된 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드라마 내용이 어쩌면 이렇게 우리의 상황과 같을 수가 있을까? 드라마에서는 상대가 대기업이지만 우리는 현직 군수라는 점과 타협을 거부한 점만 다를 뿐 전개된 상황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알다시피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우리 신문 기자들은 이정섭 군수측으로부터 날아오는 무수한 탄압과 핍박을 감내해야 했다. 이 군수는 자신이 읍장 재직 시 지나친 음주와 불성실한 근무행태를 고발한 본지 보도로 인해 징계를 당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2005년 9월, 본지 기자들이 기자실에 상주하면서 공무원들을 협박해 로비를 하게 만들고 공갈 갈취를 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담은 투서를 검찰에 보낸 것을 시작으로 선거가 끝난 바로 다음날 본지 발행인을 비롯한 기자들 모두를 허위보도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선거사무장 명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도 여의치 않자 지난해 1월에는 본지 보도를 문제 삼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지난해에는 매년 1월 1일자 지역신문에 관례적으로 게재했던 신년축하광고를 본지만 제외시키고 모든 지방일간지에까지 게재한 대나무축제 홍보 광고 역시 본지는 게재하지 못했다.

이정도면 대상만 다를 뿐 드라마 내용과 하나도 다름이 없지 않은가.

지난 4월 16일 검찰이 이 군수의 인사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해 군청과 일부 공무원들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며칠 후, 군청 광장에서 열린 도민체전참가선수결단식에서 이 군수는 노골적으로 본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군수는 이날 공식석상에서 검찰 수사를 가리켜 “지역의 유령단체와 모 지역신문이 자신을 음해해 벌어진 일이며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으므로 떳떳하다”고 주장했다. 정말이지 앞뒤 구분 없이 생각나는 대로 질러놓고 보는 이 군수의 일탈된 평소 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준 언행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본지와 본지 기자들에게 저질렀던 막중한 죄가 있으니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상존했을 터이고 그러다보니 이 사건을 본지의 보복이라고 연결 짓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저지른 못된 행위에 대한 성찰은 고사하고 오히려 본지를 “특정 정치인과 결탁한 자신의 반대세력”이라며 음해하고 매도하는데 혈안이 되었던 이 군수가 이제는 자신의 잘못된 처신으로 빚어진 검찰 수사마저도 남의 탓으로 몰아세우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면서 기자는 차라리 연민을 느낀다. 한줌 가치도 없는 권력을 탐해 스스로를 괴롭히며 애꿎은 이들의 피와 눈물을 그러쥐는 이들에 대한 그런 연민 말이다.

언론을 언론으로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최소한의 제스추어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반대세력으로 규정짓고 탄압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 군수의 자질을 가늠케 하는 단적인 사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군민의 주권을 훔쳐 당선된 이 군수가 이제는 온갖 비리혐의에 연루돼 수사를 받게 되자 기껏 한다는 말이 “나는 깨끗한데 모 지역신문이 나를 음해해 빚어진 일이다”고 핑계를 댄다. 정말이지 보통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독특한 思考다. /한명석(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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