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생태환경을 간직한 아름다운 풍치림

潭陽을 한마디로 특정 짓자면 많은 사람들이 ‘대나무’를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럴 수밖에,,,, 어쨌거나 아주 오래전부터 아니, 수백년의 세월 동안 담양은 대나무로 유명한 고장이었고 웰빙, 로하스 時代 라고 하는 요즘은 이 대나무 덕분에 담양이 더 뜨고 있으니 “담양 하면 대나무” 가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담양을 잘 아는 사람들은 ‘관방천’을, 관방제림을 먼저 꼽는다.

관방천을 아는 사람은 담양 사람이거나 아니면 가히 담양을 정말 볼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관방천은 아주 오랜전 부터 이곳에 사는 사람들.... 담양 사람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 온 장소이기 때문이다.

수백년 세월을 말 없이 지켜오면서 때론 어머니의 품처럼, 때론 아버지의 그늘처럼 항시 위안을 주는 곳이 바로 潭陽 관방천의 숲 이다.

예나 지금이나 도도히 흐르는 관방천 물길을 따라 변함없이 의연한 자태로 뚝방을 지키고 서 있는 관방천 고목군상(古木群像)들은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더욱 푸른 기운과 신비로움을 잉태한다. 관방천의 숲은 수백년동안 담양의 허파 역할을 해왔다.

담양 시가지 심장부를 관통하는 영산강 상류 관방천(원명:백진강)의 맑은 물길을 따라 무려 16킬로미터나 울창한 뚝방 숲이 형성된 곳이니 관방제림은 가히 담양을 지켜온 ‘생명의 숲’이 아닐 수 없다.

담양 사람들이 통상 ‘관방천’ 이라고 말하는 ‘관방제림’은 400여년 전인 조선시대 때 사나운 물길을 막기 위해 관방천 뚝방길에 한 그루, 두 그루 나무를 심었던 곳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 나무는 거센 물과 바람과 싸우며 숲이 되었고, 숲이 있어 사람들은 그 주변에서 평화롭게 논과 밭을 일궜다.

기록에 의하면, 관방제림(官方堤林)은 조선 인조 26년(1648년) 당시 담양부사 성이성(府使 成以性)이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그 후 철종 5년 (1854)에 부사 황종림(黃種林)이 다시 제방을 축조해 숲을 조성해 400년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태 숲이 되었다.

관방제림의 숲은 1991년 천연기념물 366호로 지정되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더불어 보호를받게 되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 숲은 찾는 이들에겐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따뜻한 쉼터로 숨 쉬고 있다.

2008년 여름, 그 관방제림은 변함없이 사람들에게 인생의 각오를 새롭게 하는, 지난날을 정리하는 '삶의 정류장'처럼 여유를 안겨준다.

수해를 막기 위해 쌓은 제방 위에 펼쳐진 숲이어서 관방제림(官防堤林) 이라 불려, 다소 딱딱한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울창한 고목의 숲에 들어서는 순간 잊고 마는 곳이 바로 관방천의 숲이다. 한편의 동화 같은 그림이 수채화처럼 펼쳐져 가슴 깊은 곳에서 탄성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나무껍질에 푸른 이끼가 내려 앉은 팽나무는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듯 청동 빛이 흐르고 그 옆 느티나무는 길게 자란 키만큼 세월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용의 발톱처럼 여러 갈래 뿌리를 땅에 박고 있는 푸조나무는 수목의 군왕처럼 위세를 떨고 있기도 하고, 꽃잎을 화려하게 휘감은 벚나무는 봄이면 꽃의 향연을 펼치기도 한다.

특별히, 아주 오래전 고목이 된 듯한 느티나무 한 그루에 수많은 연인들이 속삭임과 '사랑의 맹세'가 별처럼 박혀있는 것도 흥미롭다.

관방제림의 숲은 가로 폭 7m 정도로 가운데 나 있는 오솔길로 서너명이 함께 걸을 만하다. 숲 길로 들어서는 담양읍 객사리 향교다리 에서 숲의 끝자락인 그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 이어지는 곳까지 2km의 고목나무 숲 길을 산책하노라면 마치 동화속 주인공이 된 듯 환상속에 빠져든다. 왕복 1시간의 산책 길이 너무 아쉬울 정도로 짧다 할 수 있다.

* 사진=산책하는 사람들(왕복 1시간의 산책 길이 너무 아쉬울 정도로 짧게 느껴진다)

관방제림 숲 길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음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벚나무 및 은단풍등 낙엽성 활엽수 177그루가 제방 양갈래 이곳저곳에 거대한 몸집을 버티며 서 있는데, 어른 가슴 높이쯤 나무 둘레가 2m정도의 것부터 5m에 이르는 굵은 것까지 다양해 마치 마법의 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제방 왼쪽 아래에는 관방천 물길을 따라 아스팔트 길이 나 있어 이곳을 따라 황금마차가 오고가고, 아이들은 달리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연인들은 두 사람이 타는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주말이면 사람들이 붐빈다.

숲의 끝엔 천연잔디가 깔린 추성경기장이 자리하고, 그 아래엔 담양의 설화를 조형물로 재현한 운치 있는 조각공원과 실개천이 관방제림의 여름 숲을 더욱 싱그럽게 한다.

아름다운 숲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되고 작가가 된다. 그리고 화가나 사진작가가 되기도 한다.

관방천의 숲에서는 해마다 그림전시회가 열리고 사진전시회과 백일장도 열린다.

작은음악회와 큰음악회, 문화예술공연도 열리고 대나무축제도 열린다.

고을의 발전을 기원하는 당산제도 이곳에서 열린다.

이렇게 볼거리 많은 숲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 법.

관방제림의 봄은 언제나 바쁘다. 대나무축제의 중심이 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숲이 있는 축제는 숲 자체만으로도 벌써, 훌륭한 볼거리가 되기에, 담양대나무축제는 언제나 장사진을 이룬다. 그렇게 봄을 보내고 담양사람들의 대부분은 무더운 여름을 관방제림에서 보낸다.

차곡차곡 쌓이는 낙엽길을 따라 형형색색의 잎들이 단풍 퍼레이드를 여는 가을은 그 아름다움을말로 표현하기엔 너무 모자르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는 가장 좋은 곳이다.

눈 내리는 관방제림의 겨울은 이젠 성인이 된 담양사람들에겐 비료포대를 눈썰매 삼아 추운줄도 모르고 미끄럼 타던 어린시절 추억도 남다른 곳이다.

관방제림은 2004년 시민단체 ‘생명의 숲’ 이 유한킴벌리, 산림청과 공동으로 개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관방제림은 마을 축제나 체육행사 등이 열리는 담양의 명소로 사람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생태 숲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생명의 숲’은 해마다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 널리 알리고 있다. 두 달간의 공모를 통해 학교 숲, 마을 숲, 거리 숲, 천년의 숲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심사, 시상했는데 담양 관방제림의 고목 숲이 ‘아름다운 마을 숲’ 최고상을 받았다.

얼마전, 한바탕 흐드러지게 축제를 치루고 난 관방천의 숲은 어느새 정갈하게 단장을 하고 무더운 여름을 위해 더욱더 푸르러 지는데 열심을 다하고 있다.

하늘이 보이지 않게 빽빽하게 돋아난 나뭇잎과 그 나뭇잎을 길게 드리운 가지들은 올여름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더위를 덮어 줄 것이다.

일상의 한숨과 슬픔과...후회를.. 눈물을.

그리고 벅찬 감동과 웃음과 희망을 변함없이 묻고 살아갈 관방제림!

세상의 번잡스러움과 갈등과 반목은 모르는 채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는 나무벤치 처럼 관방제림의 숲이 우리 마음의 쉼터로 오래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