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전달된 의견 337건

“지난 달 22일 수입위생조건을 입안 예고한 이후 337건에 달하는 의견이 정부에 제출됐습니다.” 초중고 학생을 ‘거리’로 불러낸 이명박 정부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고시를 미룬 14일 간 심도있게 검토했고 수입위생조건 입안예고 후 337건에 달하는 의견을 들었다고 했다. 왜 337건 밖에 못 들었을까. 매일 밤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수많은 학생들의 ‘목소리’는 어디로 갔을까. 29일 현재 경찰에 연행된 사람만 해도 200여명을 넘는 숫자인데. 이들의 ‘배후’를 찾는 대신 ‘당신은 왜’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명박 정부 이렇게 수입위생조건 협상 고시를 할 수 있었을까.

'아주 결함 있는 FTA'

지난달 23일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한미FTA가 ‘아주 결함있는 FTA’라며 대통령이 된다면 FTA 재협상을 하겠다고 한 발언이 국내 정치권에 논란의 불씨를 던졌다. 지난달 26일 안상수 원내대표는 여의도 한나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바마 후보도 한미FTA가 ‘한국에 유리한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빨리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국민이 이해해 달라”며 처리를 촉구했다. 갑자기 생각나는 노래하나가 있다. 영화 ‘사생결단’ 주제곡으로 쓰인 가수 리쌍의 노래. 목소리 꾸욱 눌러 걸죽하게 나오는 황 아무개 영화배우가 부르는 대목. ‘누구를 위한 삶인가.’

쌈짓돈

“1. 쌈지에 든 돈이나 주머니에 든 돈이나 다 한가지라는 뜻으로, 그 돈이 그 돈이어서 구별할 필요가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한가족의 것은 내 것 네 것 가릴 것 없이 그 가족 전체의 것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쌈짓돈’의 사전적 의미다. 교육과학기술부 간부들이 모교와 자녀 학교에 방문해 특별교부금 지원을 약속해 ‘쌈짓돈’ 쓰듯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채 100일도 지나지 않은 이명박 정부에 김도연 교과부 장관 경질이 제기되는 이유다. 재난ㆍ재해 등에 대비해 비상금처럼 정부가 운용할 수 있는 ‘특별교부금’이 교과부 장관과 간부들에게는 ‘쌈짓돈’. 공무원은 ‘주머니’에 들어온 돈이라도 공무원의 돈이 아니라 ‘국민’의 쌈짓돈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