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강연'은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한국인간개발연구원(KHDI)의 조찬강연을 지상중계하는 코너입니다. KHDI가 지난 33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1546회(금주 기준)나 진행해 온 조찬강연은 국내 최다 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권위의 강연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4일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마이크 조지 릴랙세이션센터 창립자가 ‘내면으로부터의 지도력’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이 기사가 독자들의 교양 쌓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십은 있다

“아침에 기분 좋게 눈뜨며 상쾌하게 하루를 여는 것, 일터에서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다스리며 신명나게 일하는 것, 사람들과 편안하고 휴식 같은 만남을 갖는 것, 그리고 절대적인 휴식을 선사하는 공간인 집으로 돌아와 하루의 피로를 깨끗이 씻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드는 것은 과연 불가능한 일인가? 우리는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조금씩 바꾸는 사소한 시도만으로도 수많은 걱정과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긴장을 완화하고, 몸과 마음의 ‘완전한 휴식’을 취하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늘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 그리하여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평정심을 지키고 혼란의 와중에서도 침착할 수 있는 자신을 만들어라. 그리하면 당신은 지친 일상 속에서도 항상 ‘재충전’되어 새롭게 태어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영성 지도자이자 동기부여 강연자인 마이크 조지가 지난 30여년 동안 지구촌을 돌아다니며 외쳤던 복음이다. 제너럴모터스, 미츠비시, 알리안츠, 힐튼호텔 등 초일류 기업의 컨설턴트로도 활동해온 그의 화두는 <스트레스 없는 삶>, <자아경영의 비밀>이라는 두 권의 저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로 하여금 이런 화두를 부여안게 만든 동기는 뭘까?

“‘내면으로부터의 지도력’을 깨닫기 위한 나의 여정은 약 30년 전에 시작됐다. 당시 나는 호주의 한 다국적기업에서 여러 팀을 관리하는 간부로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거울을 바라보다가 온갖 스트레스에 잔뜩 찌들어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날 당장 회사에 사표를 쓰고 하던 모든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나의 내면과 외면을 모두 살펴보면서 과연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한 가지 진실을 깨달았는데, 아무도 나에게 그 해답을 가르쳐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었다. 생각해 보라. 나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을 과연 누가 도와줄 수 있단 말인가. 나아가 내가 나 자신을 모르면서 과연 누구를 관리할 수 있단 말인가.”

어느 CEO의 의자 뒤에 남은 자국

그래서 마이크 조지는 다시 학교에 갔다. 그것은 ‘인생’이라는 교명(校名)으로 불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진정한 대학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과목을 선택했다. 그 과목의 주제는 ‘나’였다. 교수 역시 단 한 명이었는데, 그 마스터와 지도자의 이름은 ‘나’ 자신이었다. 기나긴 구도(求道)의 여정 중에 리더십에 대한 단상(斷想)을 얻었다.

“나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강연과 토론을 했고 적지 않은 책도 썼다. 그런데 아직까지 쓰지 못한 책이 한 권 있다. 이 책에 ‘리더십’이라는 제목을 넣고 싶은데, 나는 리더십의 요체를 비전 창조, 타인 고취(혹은 영감), 결정 내리기로 본다. 이 세 가지의 에센스를 적절하게 갖춘 사람이 훌륭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에센스는 외부에서 누가 던져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내면에서 솟아나온다. 아울러 비전, 영감, 결정에도 질(質)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이 매니저와 리더를 비교하는 일이다. 잘 알고 있듯이 매니저는 여러분의 명함에 나타난 어떤 직책이나 지위를, 리더는 어떤 상황이나 사안에 임하는 어떤 자세와 태도를 말한다.”

누구나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마이크 조지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누군가의 지도력을 따른다고 할 때, 거기에는 항상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존경, 공포, 습관, 학습, 영감 등 다섯 가지의 항목을 열거했다. 그리고 리더십의 세 가지 요체에서도 그렇듯이 지도력을 따르는 이유에도 질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지도자를 존경한다는 것은 그의 지도력을 인정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만 숭배의 형태로 나타날 위험성은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두려움, 즉 공포를 바탕으로 따른다는 것은 굉장히 낮은 수준의 지도력이다. 공포는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스트레스는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궁극적으로 그 사람을 잃게 된다. 습관적으로 따른다는 것은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을 항상 자기 곁에 둘 수는 있겠지만 결국 그는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학습을 바탕으로 따른다는 것은 ‘저 지도자와 함께 한다면 내가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겠구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존경, 공포, 습관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영감보다는 낮은 지도력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한편 이 대목에서 마이크 조지는 한국의 지도자들이 존경과 공포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양 리더십의 역사와 전통에서 존경과 공포를 혼동한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그는 리더십의 세 가지 요체 중 하나인 결정과 관련해서도 질(質)의 문제가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주에서 만났던 한 고객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젊은 시절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 규모를 20년 만에 호주 전역을 대상으로 삼을 만큼 확장시켰다. 한 마디로 자수성가형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가 은퇴할 무렵 나는 ‘당신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의자 뒤에 있는 사무실 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어떤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하루에 세 번 의자를 뒤로 젖히고 벽에 기댄 채 머리를 비우면서 생긴 자국이라고 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도리어 머리를 텅 비우고 가슴으로 느낀 후 결정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그 수준에 이르기까지, 그러니까 자기 자신의 직관(直觀)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는 상당히 오랜 훈련과 노력이 필요했다.”

뛰어난 지도자는 비전, 영감, 결정을 잘 조화시킬 줄 안다. 그런데 그것을 방해하는 훼방꾼이 있다. 스트레스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마이크 조지는 스트레스마저 ‘내가 학습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을 것을 주문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면밀히 검토하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찾아 떠나는 여정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충고도 이어졌다.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그랬던 것처럼

“각자 겪고 있는 스트레스는 외부의 누가 준 것이 아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원인은 자신에게 있다. 따라서 그것을 해결할 책임도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 그것을 깨닫는 것이 자기 관리의 첫 번째 원칙이다. 하지만 이것을 이해할 수는 있어도 실천하고 체화하는 것은 간단치 않다. 먼 옛날부터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일에 익숙하도록 배워 왔기 때문이다. 무서운 사실은 외부의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할 때마다 나의 내부에 있던 에너지가 밖으로 나가버린다는 점이다. 책임을 타인에게 돌리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힘을 주지 못한다. 당장 상대방이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 결국 지금 온 세계에 필요한 것은 각자가 자신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도 그 중의 하나다.”

마이크 조지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현대인 모두가 인생이라는 학교로 돌아가자고 호소했다. 그리고 세 개의 과목을 이수하자고 했는데, 합리적 지능, 정서적 지능, 영적인 지능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영적인 지능을 터득할 경우, 어떤 사건이 발생해도 영혼이 놀라지 않고 고요와 직관의 상태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생각나지 않던 아이디어가 목욕을 하느라 긴장이 풀렸을 때 떠올랐던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아르키메데스가 그랬던 것처럼!) 실제로 우리 내부에는 엄청난 영적 자원이 들어 있고, 직관을 통해 그것을 끌어내면서 삶의 희열을 느끼곤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마음이 휴식을 취할 때라야만 그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끌어내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현대인이 그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바쁘다 바빠’만 연발하지 말고 제발 조용히 멈춰 서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안 되는가? 어떤 감정도 나 자신을 교란시키지 못하게 만들어 두려움과 화가 없는 상태에 도달해 보면 안 되는가? 그리하여 ‘내면으로부터의 지도력’으로 자신과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 용의는 없는가?”
/여의도통신 정지환 기자

마이크 조지의 이력서

▲ 동기부여 강연자, 영성 교육자
▲ 지난 25년간 30여개국의 기업체 및 단체 지도자들의 영적인 발전을 이끌고 조력해왔음
▲ 릴랙세이션센터(The Relaxation Center) 창립자
▲ 영성지수단(The Spiritual Intelligence Unit; www.SpiritualIntelligenceUnit.com) 상임이사
▲ 옥스퍼드리더십아카데미 연구원
저서: <긴장을 풀어주는 25가지 연습>, <25가지 상상으로 내 안의 평화 찾기>, <스트레스 없는 삶>, <자아경영의 비밀>, <릴랙스 내게 필요한 완전한 휴식>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