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 좌파세력이 북한 김정일 체제에 퍼줬다.”

지난 10년 간 소위 ‘애국 보수 세력’들이 노래를 부르고 다니다시피 한 말이다. 요즘은 어떤가. ‘친미 우파세력이 미국 부시 체제에 퍼주고 있는 상황’ 아닌가. 쇠고기 시장 열어줬지, 동맹으로서 미국의 무기 사주는 물보시(報施)는 물론, 파병이라는 육보시까지 거침없이 하고 있다. ‘물심양면’의 헌사.

그래도 이 코너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 임기를 1년도 안 남긴, 조지 레임덕 부시에게 너무 많은 선물을 주는 것 아니냐, 대미 관계개선은 좋은데 상대를 잘못 고른 것 아니냐’는 타박까지 하지 않으련다. 다음 미국의 대권을 쥘 가능성이 큰 오바마와 힐러리를 두고 “정치 공세 하는 사람들”이라고 ‘오프 더 레코드’상에서 밝힌 내용까지 언급하지 않으련다. 하여튼 그 잘난 한미동맹, 소문은 화려하다. 잔치 상에 펼쳐질 메뉴가 매우 궁금하다.

북한 NPT 탈퇴와 남한 OIE 탈퇴

어쨌든 쇠고기 협상은 말 그대로 굴욕이었다. 다 저물어가는 부시 행정부에게, 우리 축산 농가의 명운이 걸리고, 국민 건강이 담보된 쇠고기 시장 개방 합의를 냉큼 해버렸으니 말이다. 협상 전략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빵점짜리의 합의가 아닐 수 없다. 정말 그것이 한미FTA 성사를 위한 ‘압력성 카드’였다면, 왜 우리가 먼저 성큼 내놓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북한을 고무 찬양하고자 한다. 아무리 무뢰한 독재국가라 하더라도 저들은 우리보다 ‘대미 협상 수준’에 있어서는 한 단계 위이다. 그렇지 않은가? 벼랑 끝 전술로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긴 해도 저들은 이루고 싶은 바를 다 이뤄가고 있지 않나.

만약 북한이 핵문제에 있어서 미국과 대화하는 방식을, 남한 정부가 쇠고기 협상에서 적용한다면 어떨까.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남한은 국제수역사무국을 탈퇴한다. 탈퇴하며 “국제수역사무국의 모든 판단 결정을 존중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미국이 광우병 통제국가라고 판단한 국제수역사무국의 결정, 신경 안 쓰겠다’ 이러는 것이다. 미국은 긴장할 것이다. 남한에다가 공식 비공식적으로 압력을 넣을 것이다. ‘미쳤어? 수입하기도 전인데 벌써 광우병균이 머리에 들어갔어?’ 이러면서 말이다.

하지만 남한 정부는 굴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미국 쇠고기 수출업자를 모두 추방하는 것이다. ‘이들이 남한 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러면 미국 쇠고기 업자들이 ‘남한 정부 어떻게 해 봐’ 이러며 정부에다 압력 넣고 난리 날 것이다. 미국 정부는 급기야 “악의 축”이라며 남한 정부를 코너로 몰 것이다.

그러나 남한 정부, 더 나가는 것이다. 끝끝내 국제 사회의 중재로 남한과 미국의 쇠고기 관련 당국자 사이에 제네바 회담이 성사된다. 그 때 남한이 미국에 대해 폭탄선언을 한다. “지금 우리는 남한제 광우병균을 개발하고 있다. 세균전이 가능하다. 미국 쇠고기 그렇게 팔고 싶나? 팔아봐라. 우리는 그 고기에다 광우병균을 넣을 것이다”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협상 포기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가버린다.

그리고 수주 후. 남한 정부는 “광우병균 개발에 성공했다”며 만세 부른다. 미국은 “천인공노할 행태”라며 반격에 나선다. 국제 사회도 남한 정부에 대한 제재조치를 논의한다. 하지만 남한 정부, 굴하지 않는다.

끝내 국제 사회의 중재로 다시 남한과 미국이 만난다. 미국 정부, 협상 카드를 내놓는다. “좋다. 30개월 넘는 소 안 판다. 그리고 살코기만 보낸다. 오케이? 이제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도록 하자”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남한 정부, 고민 조금 하다가 수용한다. 그 후 미국은 두 번 다시 ‘전면 개방’ 이런 소리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어떤가. 상대가 벼랑 끝 전술을 펼 때, 우리는 벼랑 밑에 내려가 나뭇가지 붙잡는 모습을 보이며 상대보다 더한 압박을 해야 한다. 그게 바로 협상이다. ‘혹시 안 들어주실까 걱정돼서 초장부터 무장해제하며 나서는 남한 쇠고기 협상단’. 한마디만 묻겠다. ‘니들이 협상을 알아?’

대운하 해답이 안 나오시죠?

대운하를 하느냐, 마느냐, 이명박 대통령의 고심이 크다. 지금 이 문제는 이념적 차이를 뛰어 넘었다. 이미 ‘반대’는 공감대 형성을 넘어 대세가 됐다. 마땅히 백지화해야 옳다.

그래도 운하를 만들고 싶은가? 그러면 필자의 견해를 새겨두라. 속도, 친환경, 관광을 일거에 해결하는 비책이 있다. 그게 뭐냐. ‘FLUME RIDE’라고 들어봤나. 이름 하여 급류타기 운하를 만드는 것이다.

서울에 해발 5000m짜리 건물을 짓는다. 그리고 꼭대기에 500km짜리 스테인레스로 만든 철 물길을 해발 1m의 부산까지 건설한다. 그렇게 하면 급경사가 이뤄지겠지. 다 만든 다음, 서울에서 배가 떠난다. 급류타기로 부산까지 쾌속으로 배를 움직일 수 있다. 모르긴 해도 1시간 안이면 부산까지 직선 항로가 열릴 것이다. 물론 배는 역삼각형 이런 모양이 아니라 직사각형 형태로 개조해야 되겠지.

그러면 부산에서 서울은 어떻게 가느냐. 마찬가지로 부산에 5000m짜리 건물을 짓고, 500km짜리 스테인레스로 만든 물길을 만드는 것이다. 원리는 똑같다. 그러면 얼마나 멋진가. 한강, 낙동강 전혀 안 건드리고, 속도도 비행기급으로 빠르고, 게다가 즐길거리가 만땅 아니겠나.

어쨌든 기록적인 건설이 될 테니 세계가 주목할 것이고, 돈 들일 일이 거의 없으니 친환경, 저예산이고, 건설산업 뿐 아니라 조선업, 철강제조업도 발전하지 않겠나. /김용민(여의도통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