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4급 2명, 비서관 5ㆍ6ㆍ7ㆍ9급 각 1인 등 6명 채용

“책상을 쾅쾅 두드리며…”

몇 년 전, 당시 어느 의원이 행동까지 설명해 놓은 보좌진의 질의서를 무심코 읽어 빈축을 산 적이 있었다.

국회의원 뒤에는 이처럼 의원의 세세한 행동까지 코치하는 보좌진이 존재한다. 의정활동부터 지역구 관리까지, 이들은 국회의원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때론 전략가로 때론 비서로 의원을 ‘모신다’. 보좌진은 의원 뒤에 존재하기에 다른 직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기도 하다.

보좌진의 인사권은 국회의원이 가진다. 국회의원은 공무원 4급 수준의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1명, 6ㆍ7ㆍ9급 비서 각 한 명씩 총 6명을 채용할 수 있다.

보좌진은 크게 정책비서, 수행비서, 일상업무 보조로 나뉜다.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에 해당하며 영리성을 띄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 반면 정치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는 공무원에 비해 보좌진은 정치적 성향 표출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가장 궁금한 질문 하나. 보좌진 한 달 월급은 얼마나 될까?

4급에 해당하는 보좌관의 월급은 4백98만원. 휴가비와 정근 수당 등을 포함하면 연 6천4백64만원을 받는다. 5급 비서관은 그보다 적은 5천3백11만원, 6ㆍ7급 비서는 각각 3천6백45만원과 3천1백39만원을 수령한다. 가장 낮은 직급인 9급 비서의 연봉은 2천4백11만원이다. 이들 보수에는 기본수당 이외에 의원보조수당과 급식비 직급보조비 등이 포함된다.

보좌진으로 임용되면 부양가족수당과 자녀학비보조수당을 받을 수 있다. 자녀 및 배우자에 한해 월 4만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셋째 자녀부터는 3만원이 추가로 나온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한해 수업료, 육성회비 등 학비보조금 지원도 가능하다.

별정직 공무원인 조건을 제외하고는 연봉이 복리후생 측면에서 일반 회사생활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정치 1번지 여의도에서 의원을 보좌하며 얻는 것도 많다.

경북지역 초선 의원실의 경력 3년 차 비서관은 보좌진의 매력을 ‘공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대정부 질문을 준비하며 국정운영을 검토하고 국정감사에서는 해당 부처의 잘못된 관행들을 예리하게 파고들기도 한다. 보좌진으로 쌓은 경력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보좌관 출신 강창일 의원(통합민주당, 제주 북제주 갑)은 자신이 모시던 현경대 전 의원과의 대결에서 승리해 의원직을 거머쥐었다. 현 전 의원은 이번 18대 총선에서도 강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의원이 재선에 실패하면 보좌진들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다. 총선 쓰나미가 지나간 요즘, 의원회관은 조용하다. 선거에서 떨어진 의원실 눈치를 보느라 당선된 의원실도 축하화환을 받기 무섭게 치운다.

패배한 의원실 분위기는 더욱 무겁다. 위로의 인사를 건네도 돌아오는 건 무거운 한숨이다. 심각한 얼굴로 고민에 빠진 의원실의 보좌진에게서 작금의 처지를 유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