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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뿌리뽑아야 할 賣官賣職
한명석 국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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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4.21  01: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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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검찰은 이정섭 군수의 인사비리 의혹과 관련 군청과 승진대상자 등의 가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이날부터 신문과 방송은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연일 수사진행상황에 대한 속보를 앞다투어 내보내고 있다. 우리지역의 수장이 비리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진위여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의 크나큰 수치요, 5만 군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중차대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대략 살펴보면 이정섭 군수가 각종 인사 시 승진대가로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으며 나아가 승진대가로 뇌물을 건넨 한 공무원 부인의 육성녹음을 담은 녹취록까지 검찰이 입수했다고 한다.

녹취록에는 뇌물을 건넨 시기와 액수, 전달방법, 그리고 혹시 있을지 모를 수사에 대비해 둘러댈 내용까지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으며 이를 토대로 계좌를 추적한 결과 같은 시기에 같은 액수의 돈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하니 설사 하늘을 나는 재주가 있다한들 검찰 수사망에서 빠져나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은 이 군수의 가족과 친지, 측근인물, 승진 및 특채자 등 인사 비리 관련 수사대상에 오른 87명에 대한 금융정보 거래내역을 확보, 뭉칫돈을 중심으로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 군수가 군수 취임이후 거액의 개인 빚을 갚고 파산자인 이 군수의 가족 중 한명이 거액을 들여 모텔을 임대 운영하는 등 출처불명의 거금이 사용된 사실에 주목하고 돈의 출처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과다한 채무 등으로 재무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이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후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이어지는 동안 막대한 액수의 소송비용이 소요됐을 것으로 보고 소송비용의 출처와 용도 등도 함께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함께 검찰은 담양군에서 발주한 각종 크고 작은 공사와 관련해서도 금품이 오고갔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 몇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인사 관련 공무원들에 이어 공사 관련 공무원들의 줄소환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금명간 이정섭 군수의 소환 또한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28일 공무원노조총연맹 위원장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일부 지자체에서는 6급 공무원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려면 단체장에게 행정직은 5000만원을, 기술직은 1억5000만원을 주어야 하는 등 매관매직이 성행하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던져줬던 기억이 생생하다.

또한 공무원 인사에서 전국적으로 돈의 지배가 관례화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 성균관대 이명석 교수가 지방 공무원 6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가 “승진에 돈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응답자 중 14.8%는 1000만~2000만원, 14.2%는 2000만~3000만원, 10.4%는 3000만~5000만원, 3.6%는 5000만원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고 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전남지역에서는 강종만 영광군수가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 내려졌고, 인사 청탁과 함께 부하 직원들로부터 1억2천만원의 뇌물을 챙긴 박희현 해남군수는 징역 4년의 실형 선고와 함께 군수직을 상실했다.

일부 자치단체장이 공무원들을 돈줄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되어 왔으나 이같은 일이 우리지역에서도 현실로 드러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리는 것 같아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지자체의 인사 비리는 지역을 붕괴시키는 독버섯에 다름없다. 군수에게 돈 바치고 승진한 공무원은 자세히 살펴보면 대개가 무능한 사람들이다.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돈을 무기로 승진하면, 열심히 일해 온 유능한 공무원들의 사기는 순식간에 저하되고 조직 분위기도 열심히 일을 하기보다는 기회를 틈타 돈으로 승진하려는 부패 유혹에 휩싸이면서 조직은 속으로 곪아 터지고, 행정은 복마전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정섭 군수의 비리의혹은 당분간 이어질 검찰수사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언론보도내용이나 그동안 지역사회와 공무원 조직내부에서조차 파다했던 소문에 근거할 때 인사 관련 금품수수 의혹은 사실로 드러날 개연성이 짙다.

만약 검찰 수사결과 이같은 ‘매관매직’ 행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돈을 주고 자리를 산 공무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스스로 옷을 벗고 조직을 떠나야 한다. 그 길만이 그들이 어지럽혀놓은 조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요, 그들이 배신을 때려 마음을 아프게 만든 대다수 선량한 동료공무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사죄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혹여 그들이 돈을 주고 자리를 샀던 때처럼 또 이리저리 기회를 엿보면서 물러나기를 주저한다면 공무원노조를 위시한 조직내부에서 앞장서 이들에 대한 강력한 퇴진운동을 벌여서라도 오염되고 더렵혀진 조직을 정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조직을 오염시키는 부패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하지 못하고 남겨둔다면 제2, 제3의 부패가 또 싹을 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들춰보면 항상 부패의 맨 끝에는 매관매직이 성행했고, 그 다음에는 썩은 세상을 바꿔보자는 정변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부패에 너무 젖어 부패에 둔감한 것인가? 아니면 새 세상을 목전에 두고 정변을 준비하고 있는가? 혹여 조직의 근간을 뒤흔드는 범죄행위인 賣官賣職을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명석(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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