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는 목적 외에는 구매할 수 없는 땅이 있다. 바로 '절대 농지'. 이명박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 후보자였던 박은경 씨는 그 농지를 사서, 본인이 터 잡고 기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했던 말이 있다.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하는 것일 뿐 투기와는 상관없다’라는 비슷한 사례가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3월 7일, 재경부장관 자리에서 낙마한 이헌재 씨의 경우가 그렇다. 부인이 농지 소재지에 살지 않으면서 위장전입을 통해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남 때문이었다. 그 때 한나라당은 뭐라 했을까. 박은경 씨의 경우처럼 꿀먹은 벙어리였을까. 아니다. 하루에도 몇건씩의 논평을 쏟아내며 말 그대로 융단폭격을 가했다.

특히 당시 전여옥 대변인의 말이다. "이땅의 청렴한 대다수의 공무원들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명예롭게 공직에 머무르기 위해 그들은 평생 주변을 정돈하고 적은 수입으로 평생을 지냈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명박 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 후보자였던 이춘호 씨는 기록감이다. 40건이나 되는 부동산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40건을 소유하면서도 투기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말도 실은 기록에 남을 '배짱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녀의 해명은 이렇다. "암 검사 결과 (암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기쁜 마음으로 남편이 오피스텔 1채를 선물했고, 일산 오피스텔의 경우 친구에게 놀러간 자리에서 사라고 해 사게 됐다"는 이야기이다.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참여정부 때 임명된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의 경우. 이 분은 자신과 부인, 장남 명의로 서울과 경기 용인, 제주도 등지의 대지와 농지, 임야 등 부동산 보유액만 당시 돈으로 54억9천6백만원에 달했다. 결국 스스로 물러났지? 물러날 당시 한나라당은 뭐라고 했을까? 이춘호 씨의 경우처럼 꿀 먹은 벙어리였을까. 아니다. "도의적으로나 형평성면에서도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의 최고위층 인사가 불법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중도 사퇴하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내정자인 박미석 씨. 이 분은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세 개의 논문에 걸쳐 낱말을 다르게 연결하는 수법으로 표절했다는 논란이다. 이 사람 뿐이 아니다. 초대 보건복지가족부 후보자인 김성이 씨 역시 자기 논문을 여러 개로 쪼개 다시 발표하는 수법으로 '자기 표절'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8월에는 교육부총리로 내정된 김병준 씨의 논문 표절 의혹이었다. 한나라당은 당시 뭐라 했을까. 박미석 김성이 씨의 경우처럼 꿀 먹은 벙어리였을까. 아니다.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공동대변인은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 성과 부풀리기는 학자로서의 양심도 스승으로서의 도리도 장관으로서의 자격도 없는 부도덕성의 극치"라며 "김 부총리는 국무위원 뿐 만 아니라 대학 교수직에서도 더 이상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도 높은 폭격을 가했다. 나 대변인은 "차제에 우리 학계에서는 논문표절과 논문 성과 부풀리기에 대한 근본적인 근절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나라당의 침묵은 너무나 겸연쩍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인가. 정권만 잡으면 끝인가. 정권 잡으니 갑자기 모든 사람이 아름다워 보이나. 그들의 죄도 용서할 수 있는 것이 되나. / 김용민(여의도통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