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지방자치단체마다 고유의 인지도를 활성화하고 높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 하고 있다. 농도(農道)는 농도대로 공업도시는 공업도시대로 자신들의 실정에 맞게 장점을 최대한 살려 지역가치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쏟아 붇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각 지역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으며 지역명(地域名)이 곧 상품이 되는 시대이다. 그러나 담양은 광주와 인접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창간5주년 특별기획으로 ‘잃어버린 브랜드를 다시 찾자’라는 제하의 특집을 준비했다. 이 기획취재는 오랜 세월 담양 땅에서 담양과 함께 해오면서도 힘의 논리에 밀려 제 이름을 갖지 못한 채 남의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는 우리 것의 실상을 취재 보도하고 이를 다시 우리의 것으로 되찾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편집자)

2. 5장7부 光州

놀부에게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없는 ‘보’가 하나 더 있었으니 이름하여 ‘욕심보’였다. 사람이라면 5장6부가 맞을 터인데 놀부는 5장7부였으니 광주가 딱 그러하다.

담양의 댐에 광주호라 이름 붙이더니 이제는 담양에 있는 IC까지 북광주란 이름을 들이대고 있어 정말 ‘민주의 성지’는 어데 가고 늘어난 욕심보 때문에 배가 터질 지경이다.

한국도로공사마저 광주광역시라는 공룡을 상대로 쩔쩔매고 있으니 ‘놀부의 욕심’에 모두들 놀아나고 있는 형국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광주가 ‘태목IC’는 ‘북광주IC’라 해야 한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을 쯤 담양도 주민들의 의사가 대대적으로 결집되기 시작했다.

당시 郡은 2004년 11월 10일 ‘邑 주요도로·거리명 제정에 따른 주민공청회’를 열고 거리명 제정에 관한 시민들의 의견을 처리했는데 이 자리에서 태목IC명칭 문제가 거론돼 공청회에 참가한 주민들과 거리명제정위원들의 의견이 한데 모아졌다.

이때 공청회 자리에 참석한 군민 모두는 설계당시 대전면 태목리에서 땄던 ‘태목IC’란 이름을 郡 행정단위인 ‘서담양IC’로의 변경해 줄 것으로 요구하는 총의(總意)를 만들었다.

이는 다시 2004년 12월 19일 군청회의실에서 공청회를 이끌던 지명제정위원들에 의해 공식 확인돼 관계부처 협의 시 반드시 ‘서담양IC’로 명칭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따라서 郡이 2004년부터 설계당시의 ‘태목IC’라는 이름을 ‘서담양IC’로 변경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한국도로공사는 ‘담양쪽 귀’를 막고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결국에는 한국도로공사 호남지역본부를 허수아비로 내세워서 ‘명칭에 이견없다’는 거짓을 이유로 북광주IC로 이름을 확정하는 ‘백주강도(白晝强盜)’를 일삼았다.

처음부터 수순 밟기

‘놀부 놀음’인 것이 분명한 이유는 간단하다.

광주시의 ‘억지’에 밀린 한국도로공사는 “출입시설 소재지의 행정구역명 부여를 원칙으로 한다”는 그들의 원칙마저 무너뜨리고 그동안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한 ‘이중지명’의 예외에서도 벗어나 ‘북광주IC’의 경우 예외의 예외를 인정한 꼴이 됐다.

애초 설계시 명칭인 태목IC도 태목리의 선사시대 유물과 대나무 군락지의 환경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IC의 명칭으로서는 그 수위가 차고도 넘는다.

그런 명칭을 굳이 바꾸려고 한데는 광주시의 ‘놀부심보’가 작용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명칭을 “IC 사용의 주세력권이 북광주권역이므로 명칭을 북광주IC로 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편 것이다.

광주시의 주장대로라면 서울로 가는 도로는 모두 ‘서울도로’이며 서울로 향한 IC는 모두 ‘서울IC’가 돼야 한다.

하지만 이런 ‘파행’이 통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이다.

도로공사는 광주시의 이런 억지에 동조해 짜진 각본대로 ‘시설물 명칭 협의요청’이란 공문을 보내고 하릴없이 의견을 수렴한 다음 ‘이견없음’이란 각본대로의 결론을 내려 시설물 명칭 최종안이란 미명하에 ‘북광주IC’로 명명해 버렸다.

결국 도로공사의 행위는 ‘북광주IC’에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해 ‘시설물 명칭 협의’를 ‘면죄부’로 사용하는 편법을 사용했으며 그 절정은 도로공사 건설관리처-2571(2006.10.25)호에 관련된 도로공사 호남지역본부의 ‘시설물 명칭 의견 검토보고’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서울 가는 IC는 모두 ‘서울IC’

도로공사 고창-담양건설사업소는 분명 2006년 8월 3일(문서번호: 공사팀-1906) 호남지역본부에 ‘태목IC’를 둘러싼 지자체간의 줄다리기를 그대로 보고한다.

‘시설물 명칭 협의 최종안 통보’라는 제목의 이 문서에 의하면 고창-담양건설사업소(고담사무소)는 현재명칭 태목IC(설계시 명칭)의 명칭에 대해 담양군과 광주광역시의 의견이 달라 협의(안)을 ‘서담양 북광주IC’로 이중지명을 병기하는 것으로 제출했으며 최종안은 미정으로 ‘검토중’이라고 보고했다.

덧붙여 최종안을 작성하지 못하고 ‘검토중’이라 한 사유까지 밝혔으니 이를 보면 “IC 주세력권과 소재지가 상이”라는 광주시의 억지를 친절하게(?) 명시해 뒀으며 광주광역시는 ‘북광주IC’를 담양군은 ‘서담양IC’를 주장한다고 밝혀놓고 있다.

그러나 이 고담사무소의 보고는 호남지역본부에서 완전히 왜곡돼 호남지역본부가 도로공사 도로관리처에 올린 보고를 보면 ‘지역민의 염원’이 얼마나 오도됐는지 알 수 있다.

호남지역본부는 우선 지자체간 이견이 있어 최종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검토중’이라는 고담사무소의 보고를 ‘이견 없음’으로 담양군의 의견을 고의누락한데 이어 ‘서담양 북광주IC’라는 협의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최종안은 ‘북광주 서담양IC’라는 그들만의 명칭으로 왜곡해 한국도로공사에 보고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출입시설 명칭조정’으로 태목IC를 북광주IC로 정하며 각 지자체와 관계기관에게 통보했다.

이를 넘겨받은 고담사무실은 ‘최종 확정 명칭’으로 ‘북광주IC’로 시설물 명칭 협의가 끝났음을 통보했으며 그 사유로는 “IC이용 교통량의 대다수가 북광주 방면으로 이용객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함이라 했다.

그리고 보완방안으로 교통안내표지판에 ‘서담양’ 지명을 병기한다고 했다.

‘억지’는 결국 ‘자가당착’을 낳아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보자면 성현의 말이 제격이다. 일을 순리대로 풀지 않고 어느 한 편에 서서 치우치게 처리하면 결국 자기가 던진 밧줄에 자기가 얽매인다는 ‘自家撞着’이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우선 도로운전자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이중지명’을 피한다더니 결국에 ‘우는 아이 떡 하나 주는 식’으로 교통안내표지판 ‘북광주’ 밑에 ‘서담양’을 병기하는 우를 범했으며 담양의 땅에 북광주란 이름을 붙이는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했다.

북광주IC의 개통은 내년 1월 13일로 예정돼 있고 톨게이트에 설치된 ‘북광주’란 네온사인은 그 설치비용이 약 삼천만원이다.

郡은 네온사인 비용 삼천만원을 아까워 할 것인가 아니면 1월 13일 개통 전에 어떠한 식으로든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인가. 장성군이 내장산국립공원을 ‘내장산백암산국립공원’으로 그들의 뜻을 관철시킨 점을 배워야 할 것이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