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수입품과 플라스틱 대체상품의 범람으로 대나무 공예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竹鄕 담양의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한동안 대나무는 담양 군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生金 밭으로 불리어 왔다. 언제든 필요할 때 바구니를 절고 참빗을 만들어 죽물시장에 내다 팔면 바로 현금화 할 수 있었던 담양 죽세공예가 제2의 부흥기를 찾아낼 수 있을지, 아니면 斜陽産業으로 밀려 영원히 도태될 것인지 기로에 서있다. 본지는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3박 4일 동안 숙련된 기술로 특이한 죽세공예품을 만들어 富를 축적하는 한편 마을 전체를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중국 성도시의 '대나무마을'을 찾아 담양 죽세공예산업의 미래를 조망 하고 전통 대나무 공예마을인 '平樂古鎭'과 청신현에 위치한 대나무 기업을 찾아 전통대나무공예 제작기술과 방법 등을 상세 취재, 기술 전수여부를 타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나무를 활용하여 환경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는 대나무생태공원을 찾아 담양에 산재한 대나무밭의 관광자원화 가능성을 발굴코자 한다.(편집자 註)

4. 대나무에 희망이 있다.

담양은 우리나라에서 대나무가 가장 많이 자라는 곳이며 그 질이 가장 우수해 이를 이용한 대나무 공예가 발전 했다.

이로 인해 담양의 죽물시장은 수백여 년 동안 끊이지 않고 장이 섰는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상인들로 북적거렸고 바구니에서 소쿠리, 참빗, 삿갓, 발, 자리 등 다양하고 많은 양의 죽물이 거래되었다.

그러나 중국산 물건과 플라스틱 제품 등으로 인해 많이 위축된 상태이며 실제로 많은 죽물 가게에서는 베트남이나 중국산 물건들이 국내산을 제치고 주인인 것처럼 떡 허니 자리 잡고 있다.

대나무로 만든 공예품 또한 쉽고 값싸게 만들다보니 본드나 비닐 끈, 니스칠 등을 남용, 그 품질이 예전 같지 못할뿐더러 옛 죽공예품에서 느꼈던 정겨움과 사랑스러움은 더군다나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듯 세월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대신 더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나무의 고장 담양은 대나무 식재 면적만 1802ha로 전국의 25.5%에 해당할 정도로 많을 뿐만 아니라 죽제품 생산가구도 135가구나 되며 대나무 신산업 업체 역시 12개소에 이르는 등 죽향의 전통을 이어나갈 인프라가 가장 잘 되어 있으며 부존자원인 대나무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이다.

다행히 민선 3기 들어 사양 산업으로만 치부되던 대나무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성장 동력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열어 최근에는 전통적인 대나무 공예품뿐 아니라 대나무통술, 대통밥, 죽로차 등 대나무를 응용하거나 이용한 것들이 많아 졌으며 대나무와 관계된 공간, 상징물, 공예품 들이 많아 담양에 대나무가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금방 눈치 챌 정도로 저변화 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히 담양을 대표 할 만한 특화상품이 모두 대나무와 관련된 것들을 보면 희망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대숲향죽로차, 대숲 굿모닝쌀, 대숲 맑은쌀, 대잎차, 대잎술, 대나무숯 등 이름 자체에 대나무가 들어간 제품군과 죽향한과, 죽향딸기, 죽향방울토마토, 죽향멜론, 죽향단감, 죽향포도 등 과일상품명에 죽향이라는 특화된 이름을 넣은 제품군, 그리고 죽미인, 죽초액비누, 죽초액, 죽초액 탈취제(BVD) 등 죽초액을 이용한 제품 군 등이 대나무의 고장을 알리는 대표 선수로 뛰고 있다.

대나무의 효용 가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 최초로 대나무 잎으로 만든 죽엽탕을 운영하는 대나무건강랜드온천탕은 고혈압, 노화방지, 중풍, 심장질환, 당뇨, 신경쇠약, 피부 미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산소공급기가 설치되어 있는 대나무산소방은 사방이 대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대나무의 은은한 향과 상쾌한 산소가 심신을 맑게 해준다.

또한 금성산성 입구에 들어선 담양리조트도 대나무에서 추출한 대나무 원액을 첨가한 것이 특징인데 대온천탕· 죽초액탕· 댓잎탕· 대나무숯사우나 등이 마련돼 있어 스트레스에서 오는 두통, 피부병, 관절염, 수술 후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대나무의 本山인 담양을 연중 340만 여명이 방문, 지난해 거둬들인 관광수입만 81억원에 이르며 대나무 신산업은 174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대바구니, 대자리 등 전통 공예품으로 벌어들인 수입도 80억원을 넘어서는 등 담양군 대나무의 경제적 효과는 총 330여억원으로 산출된다.

나아가 군은 2010년까지 금성면 금성리 일원에 28만평의 대나무 생태공원을 만들고 2013년까지 대나무조림지를 기존 1802ha(전국의 25.5%)에서 3000ha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지난 2004년 9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지역혁신특성화 시범사업에 국비 42억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64억1600만원이 투입했다.

군 관계자는 “담양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며 잘 사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나무가 그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며 “죽력, 죽초액, 죽수액 등에 8000만 원을 투자함으로써 표준화 사업을 추진하여 대량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죽순 스포츠 음료 등 기능성 상품을 개발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의 장밋빛 청사진으로는 부족한 것이 많다.

현재 대나무 공예 기술을 가진 이들이 세상을 뜨면 그 기술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으나 이를 계승할 후계 인력 양성에 대한 대비책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현재 운용하고 있는 명인이나 후계자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닫힌 사고를 열어주기 위해 해외 선진지 연수가 반드시 필요하며 산학과 연계된 특화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만이 대나무 고을 담양의 명성을 이어 나갈 뿐만 아니라 경쟁력 제고에도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대나무의 가치를 눈여겨 본 타 지자체의 도입 사례에서 반증할 수 있다.

대표적인 환경 오염도시에서 생태도시로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울산시는 태화강 옆 태화들 43만 9217㎡에 세계적인 대숲 생태공원을 조성중이다.

내년 상반기에 실시설계를 마치고 조성 공사를 시작해 2009년 말∼2010년 초 완공할 예정이다. 예상 사업비는 100억∼130억원이다.

울산시는 태화들 하천부지 등에 2차로 조성할 공원에도 50종이 넘는 대나무를 모두 볼 수 있는 대숲학습원과 수변 관찰 데크, 곤충서식처, 습지공원 등 생태시설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중국 평락고진 마을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마을을 휘감아 도는 강물을 마을 한복판으로 유입시켜 주민들의 생활용수로 사용하거나 무더운 여름에는 더위를 씻어주는 천연 에어컨 역할을 하도록 하며 대나무를 군데군데 심어 청량감을 제공하는 등 생태 환경의 기틀을 다지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대나무 고을 담양이 대나무의 眞價를 몰라보고 찬밥 대우를 할 때 타 지자체에서는 대나무를 활용,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이콘으로 대나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비단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외국에서도 마찬가지 사실이라는데 주목해야 한다. /한 얼· 정종대 記者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